2018 나이키: 온 에어 - 첫 수상작 샘플 공개 현장

“상상이 현실이 되는 경험은 기가 막히게 짜릿하다.”

신발 

새로운 기술이나 혁신은 없었다. 대신 나이키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열의가 있었다. 이들이 없었다면, 에어맥스나 에어포스 원 같은 아이콘 또한 존재하지 않았을 거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존중한 것이다. 나이키는 이러한 의미를 담아 ‘에어맥스 데이’를 기념하는 ‘나이키: 온 에어’를 준비했다.

‘나이키: 온 에어’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스니커 디자인 프로젝트다. 서울, 도쿄, 상하이, 뉴욕, 파리, 런던에서 진행됐고,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들은 해당 도시에서 영감을 받은 아이디어로 기존 에어맥스의 모델을 새롭게 개조했다. 

제품 디자인 경험이 전무한 참가자가 뚝딱 스케치를 완성할 수는 없을 터, 나이키는 머릿속 아이디어를 2D로 구현할 수 있는 ‘온 에어 프로덕트 워크숍’으로 프로젝트의 스타트를 끊었다. 첫 번째 단계는 콘셉트 개발. 참가자들은 크리에이터 집단과 나이키 본사 디자이너의 조언을 받아 아이디어를 단계적으로 전개했다. 이후 주제에 알맞은 실루엣을 정하고 소재를 선택했다. 참가자들은 이렇게 발전시킨 디자인의 토대에 색을 더하고, 아이디어의 핵심을 디테일로 적용하는 과정을 거쳐 한 켤례의 스니커를 만들었다. 

프로젝트에 접수된 작품은 무려 수천 여개. 나이키는 이중 총 18개의 디자인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고, 다시 전 세계 투표를 통해 6개의 도시별 수상작이 정해졌다.

상상이 현실로, 나이키 본사에서 공개한 에어맥스 6종

7월 20일, 나이키는 ‘나이키: 온 에어’ 수상작 발표 2달 만에 첫 샘플을 완성했다. 공개한 곳은 오리건에 위치한 나이키 본사의 블루 리본 스튜디오. 6개 도시의 수상자들은 각자 디자인한 스니커의 실물을 보고, 만지며 꼼꼼하게 수정할 부분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는 션 워더스푼, 미니 스우시, 아트모스 디렉터 코지마, LMC 대표 신찬호 등의 멘토와 나이키 디자인팀이 함께했다.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우승을 거머쥔 6명의 수상자가 직접 소개하는 시간도 있었다. 

서울의 신광, 에어맥스 97 ‘네온 서울’

“네온사인은 서울과 이 도시에 사는 사람들을 표현할 수 있는 적합한 모티브라 생각합니다. 네온사인이 주는 강렬함과 솔직한 이미지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유려한 곡선’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태극 문양, 에어맥스 97, 그리고 네온사인을 한데 묶었죠. 빨간색과 파란색 라인, ‘Seoul’ 로고, 반사 소재 등을 활용해 영감을 준 요소들을 강렬하게 표현했습니다.”

도쿄의 유타 타쿠맨, 에어맥스 1 ‘도쿄 메이즈’

“전 가고시마 출신이지만, 그 누구보다 도쿄를 잘 알아요, 도쿄는 메트로 노선도처럼 복잡하고 어지럽죠. 제가 직접 보고 느낀 것을 에어맥스 1 위에 표현했습니다. 모티브는 앞서 언급한 도쿄 메트로 노선도예요. 기하학 패턴을 적용하고, 도쿄 타워를 연상케 하는 빨간색을 더했습니다.”

상하이의 캐시 루, 에어맥스 97 ‘상하이 칼레이도스코프’

“고층 건물 사이에 구름이 자욱한 상하이의 풍경이 떠올랐어요. 영감이 된 구름의 생성 과정을 들여다봤죠. 구름, 물, 상하이, 그리고 상하이 칼레이도스코프는 끊임없이 경계를 확장하고 변화한다는 점에서 나이키의 철학과 공통됩니다.”

뉴욕의 가브리엘 세라노, 에어맥스 98 ‘라 메즈클라’

“모든 스니커에는 숨겨진 이야기가 있어요. 스니커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이유죠. 직접 디자인한 스니커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꿈이었는데, 현실이 됐네요. 제가 만든 스니커는 나와 내가 사는 도시의 배경을 담고 있습니다. 다양한 인종은 물론, 브루클린, 리틀 이태리, 차이나타운 등 세계 곳곳의 개성이 한데 녹아든 곳. 라 메즈 클라는 뉴욕의 개성 그 자체죠.”

파리의 루 마트롱, 에어 베이퍼맥스 플러스 ‘파리 웍스 인 프로그레스’

“찰나의 순간을 기록하는 것이 좋아 사진을 찍는 사진가입니다. ‘파리 웍스 인 프로그레스’는 촬영 중 인상 깊었던 그랜드 파리(Grand Paris)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어요. 베이퍼맥스 플러스 위에 건축물의 색과 실루엣을 표현했습니다. 또 스우시 로고를 탈부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어요.”

런던의 자스민 라소드, 에어맥스 97 ‘런던 서머 오브 러브’

“런던의 여름을 아나요? 그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특별함이 있어요. 친구와 프림로즈 힐에 간 적이 있는데, 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더라고요. 편의점에 가서 음료를 고르고, 음악을 듣고, 숨을 고른 찬란한 여름날. 그 개인적인 추억을 바탕으로 디자인을 전개했습니다. 여름의 색으로 신발 곳곳을 칠했고요. 모두가 제 신발을 보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 수상자 신광 인터뷰

‘네온 서울’이 서울 수상작으로 선정된 것을 축하해요. 프로젝트 초반에 열린 워크숍은 어땠어요?

비장한 마음가짐으로 임했어요. 나이키와 작업하는 건 말 그대로 꿈같은 일이니까. 여러 멘토의 도움이 컸어요. 이를테면 네온사인 아이디어. 나이키 디자이너가 형광펜으로 덧칠해 그려보라고 조언해줬죠. 현장에서 제 디자인에 대한 반응이 좋아 기대가 됐어요.

‘네온 서울’을 실물로 본 건 이번이 처음이죠?

네. 블루 리본 스튜디오에 들어가 모퉁이를 도는 순간, 테이블 위에 놓인 샘플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내 디자인으로 신발이 제작되는구나’. 그제야 실감 나더라고요. 

꽤 꼼꼼하게 수정할 부분을 점검하고 고심하던데, 샘플을 보고난 후 어떤 부분이 고민되던가요?

서울 멘토로 온 신찬호 대표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이런 소재는 과할 수 있다, 이렇게 수정하는 건 좋은 생각이다 등등. 제 의견을 충분히 들어주고 같이 고민해줬죠. 나이키 프로덕트 팀의 역할도 컸어요. 제 아이디어를 100% 존중해주는 동시에 실현 가능성에 관련한 현실적인 조언을 더해줬거든요. 디자인에 대한 평가보다 구현 가능성에 대해서만 덧붙여 말한 점이 인상 깊었어요.

그래서, 결국 어떤 부분을 바꿨어요?

원래 설포에 더한 로고가 양쪽 모두 ‘Seoul’이었는데, 왼쪽은 스우시로 바꿨어요. ‘Air Max’를 새긴 힐 탭 한쪽을 ‘Neon’으로 교체했고요. 또 빨간색과 파란색 라인에 투명 유광 소재를 덧발라 반짝이는 느낌을 더 살리기로 했죠. 

2차 샘플은 언제쯤 볼 수 있나요?

아직 정해진 건 없어요. 아, 6개 도시의 수상작이 세계 골고루에서 표를 받은 결과가 나와 전 세계 발매로 진행한다는 이야기가 오고 갔어요. 

나이키 온 에어 우승작 샘플 포틀랜드 본사 신광 네온 서울 도쿄 메이즈 파리 워크 인 프로그레스 SH 칼레이도스코프

실제로 운동화를 디자인해보니 어떤 점이 가장 어렵던가요?

스토리를 담는 거요. 디자인을 이야기하자면, 여러 요소를 조화롭게 설정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어요. 생각보다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더라고요. 이것과 이것이 잘 어울릴까? 이 갑피에 이런 아웃솔과 미드솔은?

소비자로서, 그리고 디자이너로서 스니커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것 같은데, 어때요?

개인적으로 신발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졌어요. 정확하게 말하면 신발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죠. 예전에는 구매와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면, 지금은 신발에 담긴 이야기에 관심이 가요. 외모보다 성격을 보게 된 거죠.

다시 한번 디자인에 도전한다면 어떤 실루엣을 선택하고 싶나요?

글쎄요. (웃음) 새로운 것보다 네온 서울의 흰색 버전을 만들고 싶어요. 이곳에 도착했을 때 나이키에서 선물로 준 흰색 볼캡에 에어맥스 97이 새겨졌더라고요. 그 위에 네온 서울의 디테일인 빨간색, 파란색 라인을 더해봤어요. 꽤 잘 어울리더라고요. 본사 직원들에게 보여줬더니 꽤 흥미로워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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