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어벤져스: 엔드게임'에는 쿠키영상이 없다?
진짜 없다. 어째서?

업데이트: 누군가에게는 다행이고 누군가에게는 안타까울 소식.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쿠키영상이 포함되지 않았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측은 엔딩 크레딧에 쿠키영상 대신 각 히어로들의 지난 10년간의 모습과 자필 서명을 넣었다. 쿠키영상 대신 삽입된 서명은 <어벤져스: 엔드게임>로 종결되는 MCU 챕터 10년 역사의 오랜 방점으로 기억될 것이다. 한편,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개봉 4시간 30분 만에 100만 관객을 기록하며 역대 최단 기간 100만 돌파의 신기록을 세웠다.
3월 28일 기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최초의 쿠키영상은 <아이언맨 1>에 등장한다. 닉 퓨리는 토니 스타크를 만나 세상을 지키는 영웅은 아이언맨 혼자가 아니라고 말하며 실드의 정체에 대해 말한다. 이후, 쿠키영상은 MCU의 상징으로 굳어졌다.
<아이언맨 1>부터 <캡틴마블>까지 모든 MCU의 영화에는 하나 혹은 두 편의 쿠키영상이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DC의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을 연출한 잭 스나이더 감독은 마블의 상징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영화에 쿠키영상을 넣는 것을 거부하기도 했다. 그리고 <아이언맨 1>의 개봉으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개봉을 앞둔 <어벤져스: 엔드게임>에는 쿠키영상이 없어야만 한다는 주장이 마블의 팬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요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단순한 MCU의 영화 중 하나로 치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블의 쿠키영상은 그저 엔딩크레딧 끝까지 관객들을 자리에 앉혀놓기 위한 요기거리가 아닌, MCU가 그리는 거대한 세계관의 각 연결고리로 기능했다. 이 연결고리는, 지금껏 영화계에 존재하지 않았던 ‘커다란 세계관 시리즈’라는 상징이기도 하다. 실드의 존재부터, 어벤져스의 탄생, 우주라는 또 다른 세계와의 연결, 더 큰 악당 타노스의 등장, 캡틴 마블이라는 절대적 히어로의 귀환까지 모든 쿠키영상은 <어벤져스: 엔드게임>이라는 하나의 정점을 위해 달려온 셈이다. 다시 말하자면, 정점을 넘어서는 또다른 암시가 존재해서는 안된다는 게 마블 팬들의 주장이다. 만약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쿠키영상으로 MCU의 다음 영화인 <스파이더맨: 파프롬홈>의 비밀이 등장한다면, 아직 개봉이 확정되지 않은 새 <판타스틱 4> 혹은 <엑스멘> 시리즈에 대한 ‘떡밥’이 뿌려진다면, 과연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시리즈의 대미로서 어엿한 의미를 아로새길 수 있을까?
아이언맨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캡틴 아메리카의 크리스 에반스, 토르의 크리스 햄스워스, 헐크의 마크 러팔로, 블랙 위도우의 스칼렛 요한슨, 호크 아이의 제레드 레너 등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많은 간판 배우들이 MCU를 떠난다. 마블 스튜디오의 사장 케빈 파이기는 <어벤져스> 이후 새로운 세계관의 마블 시리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이는 새로운 마블 시네마틱 시리즈를 광고할 시간은 앞으로도 충분하다는 뜻이다. 새 시리즈에 대한 광고가 들어갈 곳이 <어벤져스: 엔드게임>이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오랜 마블 팬들의 주장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대미를 위해서는 쿠키영상이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마블은 우선 숨을 고르고 지난 10년의 성취에 대해 돌아봐야 한다. 캡틴 마블을 주축으로 마블이 앞으로 새롭게 제시할 새로운 세계관을 위해서도<어벤져스> 시리즈의 끝을 향해 달려온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