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과 치히로'로부터 '모노노케 히메'까지, 스튜디오 지브리 역대 작품 10

넷플릭스가 2조 원을 넘게 들여 모셔왔다는 재패니메이션의 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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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에서 가장 뜨겁게 회자되는 이름이 있다. 바로 스튜디오 지브리다. 1985년 첫 문을 열며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들을 남겨온 지브리는 한동안 주류 시장의 흐름에 반대하며 줄곧 스트리밍 서비스를 거부해왔다. 그러나 최근 넷플릭스는 무려 24천억 원의 돈을 들여 지브리 21개 작품을 공개했으며, 각종 음원 플랫폼에서도 모든 지브리 OST를 들을 수 있게 됐다. 덕분에 지브리는 전 세계 팬들로부터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무엇 쉽게 하나 제외할 수 있는 것이 없지만, 스튜디오 지브리의 필모그래피 중 상징적인 작품 10개를 선정해 소개한다. 각각의 작품에 얽힌 정보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읽고 감상한다면,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천공의 라퓨타, 1986

스튜디오 지브리의 첫 작품. 1984년 개봉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지브리의 첫 작품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해당 작품은 실제로 스튜디오 지브리의 전신이었던 톱 크래프트 스튜디오의 작품이다. 산업혁명을 맞은 19세기 후반 유럽을 배경으로 하늘을 나는 천공의 성들과 비행선이 등장하는 판타지 물이다. 히사이시 조는 이때부터 지브리에 합류했는데, 영화 주제가 <너를 태우고>는 그의 손꼽히는 대표곡 중 하나가 됐다. 국내에서는 일본보다 18년 늦은 2004년에 개봉됐다.

이웃집 토토로, 1988

앞선 작품들이 서양을 배경으로 했다면, <이웃집 토토로>는 일본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그려졌다. 개봉 당시 일본에서는 약 80만 명이 관람했다. 극장 흥행 성적만 보면 적자를 기록한 셈이지만, 이후 DVD와 토토로 인형이 엄청나게 팔리면서 지브리는 큰돈을 벌 수 있었다. 당시 지브리 측에서는 굿즈가 너무 많이 팔리면 캐릭터가 생명력을 잃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지만, 샘플로 가져온 토토로 샘플의 완성도가 너무 뛰어난 나머지 굿즈 제작에 결사코 반대한 미야자키 하야오조차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 결과 영화 홍보용으로 제작된 토토로 인형은 무려 60만 개 이상이 팔렸다

반딧불이의 묘, 1988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 중에는 유독 비난을 많이 받았던 작품이다. 실제 2014년 한국 개봉 당시 공식 포스터에도숱한 논란의 화제작, 마침내 국내 정식 개봉!’이라고 적혀있다. 개봉 이후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인을 피해자로 극화하며 일본 제국주의를 정당화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유독 혹평이 많지만, 영화평론가들은 애니메이션 역사에서 손에 꼽을 걸작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작품으로, 미야자키 하야오가 아닌 다른 감독이 맡은 첫 번째 지브리 작품이기도 하다.

마녀 배달부 키키, 1989

미야자키 하야오는 자신의 작품 시나리오를 직접 써왔지만, <마녀 배달부 키키>는 일본 소설가 카도노 에이코의 <마녀의 택급편>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때문에 앞선 작품들에 비해 비교적 가벼운 주제를 담았다는 평이 많다. 13살이 된 주인공 키키는 정식 마녀가 되기 위해 부모 품을 떠나 여행을 떠나고, 빗자루 타는 능력으로 택배 사업을 펼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개봉 당시 일본에서 264만 명 관객 동원, 43억 엔의 흥행 수익을 벌어들이면서 당시 일본 극장판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 수익 기록을 갈아치웠다. <마녀 배달부 키키>의 성공으로 스튜디오 지브리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정사원 채용제도를 도입할 수 있게 됐다

붉은 돼지, 1992

1차 세계 대전 이후 파시스트 정권 하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작품. 미야자키 하야오는 유년 시절 아버지가 운영하는 군용기 부품 공장에서 실제 전장에 투입된 제로센을 비롯한 수많은 항공기를 보며 자랐는데, 밀리터리 마니아인 감독의 취향이 유독 잘 드러난다. 실제 작품에서도 항공 기술자들의 장인 정신과 비행기에 대한 애착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참고로 프랑스 상영 당시 주인공 포르코의 목소리는 <레옹>의 장 르노가 연기했다. “날지 않는 돼지는 그냥 돼지일 뿐이야라는 대사가 유명하다.

바다가 들린다, 1993

일본 소설가 히무로 사에코가 쓴 동명의 라이트 노벨을 바탕으로 만들진 TV 애니메이션으로, 원작의 일러스트를 맡은 콘도 카츠야가 총 작화 감독을 맡았다. 여느 대표작에 비하면 인지도는 떨어지는 편이지만, 지브리 팬들 사이에서는 뛰어난 영상미와 스토리로 손에 꼽히는 인기작이다. 버블 경제가 정점을 찍은 1980년대 후반 일본을 배경으로 10대들의 풋풋한 감정을 담아낸 연애물. 제작 당시 지브리는 세대교체를 위해 신인으로 꾸려진 제작진과 <바다가 들린다>를 만들었는데, 미야자키 하야오는 지나치게 현실적인 묘사를 탓하며 혹평했다고 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자신이 담지 못하는 젊은 감성을 질투해서 한 불평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모노노케 히메, 1997

일본 영화 역사를 갈아치웠던 작품. 1997 7 12일부터 이듬해 7 12일까지 1년 동안 상영하며, 당시 일본 극장가 역대 최장기간 상영작이 되었다. 관객수는 1420만 명으로 그해 개봉된 영화 중 최고 흥행을 기록했다. 약 135분 동안의 러닝타임 동안 무려 14만 장의 동화가 삽입됐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제목을 남자 주인공을 따서아시타카 전기로 하자고 제안했지만, 방송 관계자들은 이미 <모노노케 히메> 이름으로 홍보물이 제작된 후였고, 대중적인 면에서도 <모노노케 히메>가 낫다고 판단했다. 결국 미야자키 하야오에게 알리지 않은 채 기존 홍보물이 송신됐다는 후문. 국내에서는 정식판이 아닌 해적판으로 먼저 소개되면서 <모노노케 히메>가 아닌  ‘원령공주’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2001

명실상부 스튜디오 지브리의 최고 대표작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아닐까. 각본은 미야자키 햐아오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바탕으로 직접 완성했다고 한다. 원래 미야자키 하야오는 <모노노케 히메> 이후 은퇴를 하려고 했으나, 감독을 맡기로 했던 콘도 요시후미가 사망하면서 메가폰을 들게 됐다. 일본에서는 무려 235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모노노케 히메>의 기록을 깨고 무려 4백53일 연속 상영됐다. 아직까지 실사영화를 포함한 일본 영화 전체를 통틀어 최고 흥행한 영화로 기록되고 있다. 흥행 수익은 308억 엔에 달한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2004

역시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으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더불어 지브리 대표작을 꼽을 때 늘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작품이다. 영국 동화 작가, 다이애나 윈 존스의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하야오는 유명 성우보다는 신인 배우를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하울 역은 기무라 다쿠야에게 맡겼다. 당시 기무라 다쿠야는 자신의 두 딸이 지브리의 엄청난 팬이라 작은 배역이라도 맡길 바랐는데 주인공 역을 맡아 아주 기뻐했다고 한다. 음악 감독은 히사이시 조가 맡았으며, 그 유명한인생의 회전목마가 여기서 탄생한다. 엄청난 흥행 성적과 달리 평단의 평이 그리 좋지 않았는데, 정작 원작자인 다이애나 윈 존스는 하야오가 작품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며 극찬했다고 한다.

벼랑 위의 포뇨, 2008

각본과 감독, 원작 줄거리까지 모두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인어공주>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컴퓨터 그래픽 없이 모든 장면을 손으로 그린 장면으로만 완성됐으며, 줄거리 또한 심각하지는 않아 가족영화로서는 큰 인기를 얻었지만 성인 마니아들에게는 비교적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 중에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이어 가장 높은 흥행 성적을 자랑한다. 참고로 영문판에서 포뇨의 아버지인 후지모토의 목소리 연기는 리암 니슨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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