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니커 마니아들의 주목을 받은 나이키 부틀렉 스니커 10

나이키가 고소한 스니커도 있다.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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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복사된 오디오 믹스테이프를 뜻하던 단어 ‘부틀렉’은 어느 순간부터 ‘짝퉁’을 뜻하는 단어로 다양한 분야에 확장되었다. 이후 부틀렉은 2010년도에 들어서며 ‘꼼 데 퍽다운’, ‘베트밈’과 같은 브랜드의 등장에 힘입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는데, 단어가 가지고 있는 부정적 이미지가 많이 사라진 것 역시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졌다.

스니커 신도 마찬가지다. 인기 모델의 실루엣을 베낀 부틀렉 스니커는 발매 당시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이를 웃돈 주고 사는 경우도 발생했다. 심지어 과거 출시된 부틀렉의 부틀렉을 발매하고, 원래의 제품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파는 일도 종종 생겼다. 이제는 스니커 문화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부틀렉 스니커. 그중 스니커 마니아들의 주목을 받은 나이키 부틀렉 스니커 10종을 소개한다. 이 중에는 하나의 브랜드로 인정받은 것도 있고, 나이키의 법적 조치를 이끌어낸 스니커도 있다.

상 1 & 도니 1

위 사진을 보면 마이클 조던이 1985년에 신은 에어 조던 1 하이 ‘시카고’가 떠오를 것이다. 브랜드 ‘상’이 ‘시카고’의 인기에 편승하기 위해 제작한 부틀렉 스니커, 상 1은 화이트 컬러의 쿼터패널과 토박스, 레드 컬러로 칠해진 오버레이와 힐카운터, 블랙 컬러가 활용된 각종 로고와 톱라인 등 영락없는 ‘시카고’의 열화판이다. 하지만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며 수집가들의 주목을 받았고, 2020년에는 ‘시카고’의 또 다른 부틀렉인 프로 조그스 ‘시카고’의 부틀렉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프로 조그스 ‘시카고’를 부틀렉한 도니 1의 실루엣은 측면의 각진 로고와 선명히 새겨진 ‘BOOTLEG’을 통해 부틀렉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드러낸다. 도니 1은 2백 달러, 한화 약 22만 원이라는 비교적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금세 품절됐다.

베이프스타

2000년대 초반, 베이프의 디자이너 니고는 나이키 에어 포스 1의 스우시 로고를 혜성 그래픽으로 바꾸고 솔에 각인된 ‘AIR’를 ‘APE’ 혹은 ‘BAPE’로 변경한 베이프스타를 출시했다. 니고는 전체적인 실루엣은 에어 포스 1의 것을 유지하되, 어퍼에 에나멜 소재를 활용하고 화려한 컬러와 패턴을 덧입히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베이프스타는 에어 포스 1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싼 가격에도 스니커 마니아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스니커 신에 ‘혜성’ 같은 모델로 자리 잡았다. 이 때문일까. 나이키는 고소 대신 베이프의 주식을 매입하며 암묵적인 긍정을 표했다.

에리 멘톨 10

에리 멘톨 10에는 나이키 에어 포스 1과 뉴포트 멘솔 담배라는, 흑인 커뮤니티에서 각광받는 두 가지가 결합되어 있다. 어퍼에는 멘솔 담배의 상징적인 그린, 화이트 컬러가 활용되었으며, 측면과 힐탭의 스우시 로고는 상하 반전되어 부착됐다. 이와 함께 스니커에 부착된 태그에는 “가장 많이 가져가면서, 주는 것은 가장 적은 두 브랜드에게 바친다”라는 문장이 새겨졌다. 흑인 커뮤니티의 상징적인 요소를 활용하고 동시에 도발적인 메시지를 담은 에리 멘솔 10은 2백52 켤레 한정으로 출시되었고 순식간에 완판을 기록했다. 브랜드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투영했기 때문일까? 나이키는 추가 제작 중단을 요청했고, 뉴포트는 법적으로 판매 금지를 요구하며 에리 멘톨 10은 제작도, 판매도 불가능한 신발로서 부틀렉 스니커의 전설이 되었다.

콘솔리데이티드 BS 덩크

지금에야 나이키 SB가 스케이트보드 신에서 사랑받지만, 나이키 SB도 스케이트보더들에게 멸시의 대상이었던 때가 있었다. 나이키는 199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스케이트보드 신에 진입을 시도했으나 스케이트보더들은 대형 브랜드가 자신들의 영역에 들어오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 중 독특한 방법으로 거부감을 표한 곳이 콘솔리데이티드 스케이트보드였다. 이들은 2006년 나이키 덩크 하이 ‘센드 헬프’의 스우시 로고를 뜯고, 같은 부분에 벨벳 언더그라운드 앤드 니코의 앨범 아트워크를 욱여넣은 콘솔리데이티드 BS 덩크를 출시하며 나이키의 시장 진입을 거부했다. 함께 공개된 캠페인 또한 나이키의 ‘Just Do It’을 비꼬는 ‘Don’t Do It’이었다. 하지만 나이키 SB는 스케이트보드 신이 애용하는 스니커가 되었고, 콘솔리데이티드 BS 덩크는 그 마니아들이 찾는 스니커가 되었다.

페이크 에스 덩크

임란 포테이토는 부틀렉 문화를 양지로 끌어올린 장본인 중 한 명이다. 그는 주로 루이 비통, 구찌, 샤넬과 같은 럭셔리 하우스의 아이템을 재구성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또한 나이키 스니커를 부틀렉한 적이 있다. 그가 선택한 모델은 바로 덩크 하이다. 사진 속 덩크를 살펴보면 톱 라인, 오버레이에 양각 디테일을 추가하고 스우시 로고를 근육질의 팔 그래픽으로 대체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가 이 스니커에 부여한 모델명은 ‘페이크 애스 덩크’. 그의 장난스러운 이미지와 반항적인 방향성을 잘 알 수 있는 요소다.

에어크래프트 솔루션 OW 에어 조던 1

시즈는 2018년 오프 화이트 x 에어 조던 1을 루이 비통 모노그램 캔버스로 꾸민 ‘오프 루이스 에어 조던 1’을 통해 유명해진 커스텀 아티스트다. 그는 노스캐롤라이나의 항공기 재활용 회사, 에어 솔루션 USA Inc.와 함께 비행기 시트를 재활용하여 에어 조던 1의 부틀렉을 제작했다. 어퍼 측면이나 솔에 더해진 텍스트, 입체적인 측면 스우시 로고에서 알 수 있듯, 디자인의 모티브는 오프 화이트 x 에어 조던 1. 단 한 켤레만 제작된 이 스니커는 1회 5 달러, 한화 약 5천5백 원에 응모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생긴 수익금은 모두 사회단체에 기부되었다. 의미와 멋, 두 가지를 다 잡은 셈이다.

워렌 로타스 리퍼

지금까지 소개된 부틀렉 스니커들은 비록 나이키에게 압박을 받았을지언정, 법적 제재를 받은 적은 없다. 하지만 디자이너 겸 동명의 브랜드 워렌 로타스는 다르다. 워렌 로타스는 ‘스투시 체리’, ‘시카고’, ‘하이네켄’ 등 ‘하입’한 덩크 로우에 자신들의 시그니처인 스키 마스크 로고를 덧댄 제품을 판매하며 큰 이익을 취했다. 이 순간까지 나이키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나이키의 협업 파트너였던 제프 스테이플이 협업에 참여하며 문제가 발생했다. 워렌 로타스가 제프 스테이플 x 나이키 덩크 로우 ‘블랙 피죤’에 스키 마스크 로고를 씌운 모델을 출시하고, 제프 스테이플이 이를 ‘공식 협업 제품’으로 발표하자 나이키는 소송이라는 칼을 빼들었다. 그 결과는? 보다시피 워렌 로타스의 스키 마스크는 온 데 간 데 사라지고, 리퍼 그래픽이 자리 잡았다.

올 인 원 에어 조던 1

커스텀 스니커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나만의 스니커’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덱스터더크리에이터의 ‘올 인 원 에어 조던 1’에는 이러한 매력이 잘 담겼다. 어퍼부터 슈레이스, 솔까지 모두 화이트로 칠해진 이 스니커는 측면의 중국 최대 유통 업체 알리바바 로고 및 ‘Custom Logo’ 그래픽을 제외한다면 자칫 심심해 보인다. 이 스니커의 진가는 측면 쿼터패널에서 드러난다. 애플, 프라그먼트 디자인 및 피카츄의 번개, 총, 하트 심지어 위에 언급된 상 1과 에리 멘톨 10의 로고까지, 올 인 원 에어 조던 1의 스우시 로고는 온갖 것으로 커스텀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올 인 원’이다.

스튜디오 미스치프 에어 맥스 97 지저스 & 사탄

미국의 디자인 스튜디오 미스치프는 2019년 예수로부터 영감을 얻은 나이키 에어 맥스 97 커스텀 스니커를 출시했다. 화이트 컬러의 어퍼,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상, 에어캡에 주입된 60cc의 성수 등 예수와 관련된 콘셉트가 적용된 스니커는 많은 인기를 얻었다. 2년 후 미스치프는 블랙 컬러의 어퍼, 적그리스도를 상징하는 6백66 켤레 넘버링, 역오망성 장식, 에어캡에 주입된 60cc의 레드 컬러 잉크와 실제 사람의 혈액 한 방울 등 반전된 콘셉트의 에어 맥스 97 ‘사탄’을 출시했다. 나이키는 스니커 제작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나이키가 기독교를 깎아내리는 스니커를 제작했다고 오해하며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나이키는 발 빠르게 스튜디오 미스치프에게 연방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상호 합의를 통해 판매 중단 및 전량 리콜을 진행했다. 하지만 실제로 구매자들이 ‘사탄’을 반품했는지는 알 수 없다.

글로리 1’s

에어 포스 1은 미국 힙합 문화가 가장 사랑하는 스니커이다. 프로듀서 닥터 드레는 여러 차례 매일 새로운 에어 포스 1을 신는다고 인터뷰한 적 있고, 래퍼 21 새비지 또한 가사를 통해 에어 포스 1을 향한 사랑을 드러낸 바 있다. 이는 래퍼 치프 키프 또한 마찬가지다. 그는 에어 포스 1 ‘블랙’과 ‘화이트’에 자신의 레이블 글로 갱에서 따온 ‘GLORY’와 ‘BOYS’ 그래픽을 양쪽 어퍼 측면에 새겨 넣었다. 일반적으로 나이키 로고가 각인된 힐탭에는 ‘린 컵’ 속 음료를 마시고 있는 글로 갱의 로고가 그려졌다. 글로 갱의 글로리 1 ‘화이트’는 발매 후 빠른 속도로 품절됐으나 ‘블랙’ 컬러웨이는 현재에도 일부 사이즈가 남아있는 상황. 역시 에어 포스 1은 ‘올백 포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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