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etsnaps: 다이나믹 듀오

다이나믹 듀오는 여전히 주행 중. 때때로 뒤도 돌아보면서.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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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트랙을 통해 상업적인 성공을 이루기는 어렵지만,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한 평론가는 다이나믹 듀오DJ 프리미어의 합작 싱글 ‘AEAO’(2014)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혹평보단 호평에 가깝다. 음악의 완성도는 뛰어나나, 이가 대중성으로 직결될 보장은 없다는 점을 꼬집었을 뿐이니.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발매 후 9년이 지난 지금, ‘AEAO’가 돌연 틱톡에서 흥행하며 국내외 음원 차트에서 상위권을 꿰찬 것이다. 

그렇게 다이나믹 듀오는 의도치 않게 또 다른 전성기를 맞은 듯하다. 이 기세를 몰아 역주행 소식이 전해지기 무섭게 싱글 ‘Smoke’와 지금까지의 여정을 그린 <2 Kids On the Block>의 두 번째 파트가 공개됐다. 데뷔 25년 차를 맞은 두 아티스트의 행보라고는 믿기 힘든 수준의 ‘허슬’이 분명하다. <하입비스트>가 다이나믹 듀오를 이들이 학창 시절을 보낸 압구정 골목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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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EAO’(2014)가 틱톡에서 인기를 끌며 역주행했다. 감회가 새로울 것 같은데.

개코: 로또에 당첨된 기분이다. 그래서 여기저기 자랑하고 다니는 중이다. 항상 농담 식으로 “우리가 노래를 그렇게 많이 냈는데 우리 노래 중엔 역주행할 게 없나”라고 얘기하곤 했지만, 그게 ‘AEAO’가 될 줄은 몰랐다.

최자: ‘AEAO’는 우리 욕심이 많이 들어간 곡이었다. 최대한 멋있게 해보자고 해서 제작비도 많이 들였지만, 역주행할 정도의 대중성과는 거리가 조금 있었다. 그런데 발매 이후 <NBA 2K16>에도 실리고, 지금은 틱톡에서 유행하니 자랑스럽다. 

‘AEAO’가 <NBA 2K16> 사운드트랙에 수록됐을 때와 틱톡에서 성공을 거둔 지금 중 더 기념비적인 순간은 언제라고 생각하나?

개코: 숏폼 플랫폼에서 인기를 끈 것도 큰 행운이지만, <NBA 2K16> 사운드트랙에 수록된 순간이 더 의미 있다. 우리는 콘솔 게임을 하며 자랐고, NBA 카드까지 모을 정도로 NBA를 사랑했었으니까. 

최자: 그런데 DJ 프리미어 형은 틱톡에서 유행한 걸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유명한 틱톡커들이 ‘AEAO’를 활용한 영상을 올리면 프리미어 형이 리포스트 해주고, 심지어 역주행 소식을 다룬 한국 뉴스까지 공유하더라. 요즘엔 그 형이 신난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2014년 한 음악 평론가는 해당 곡에 대해 “상업적인 성공을 이루기는 어렵지만,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라고 평했는데, ‘AEAO’ 발매 당시 다이나믹 듀오의 생각은 어땠나?

개코: 당시 ‘AEAO’가 힙합 팬들에게 환영받긴 했지만, 우리 또한 이 노래가 대중적으로 흥행하기엔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인기까지 얻게 되니 프리미어 형한테도 떳떳해진 느낌이다.

최자: 나는 힙합의 사운드를 만든 두 인물으로 닥터 드레와 DJ 프리미어를 꼽는데, 그중 한 명과 작업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었다. 

‘AEAO’의 ‘스페드 업’ 버전과 ‘슬로우드’ 버전을 내기도 했다. 그 결정은 어디서 비롯됐나?

최자: 숏폼에 활용하기 쉽게 해주자는 의도 아닐까. 사실 회사에서 만들면 잘될 것 같다고 해서 냈다(웃음).

한편 숏폼 플랫폼이 음악의 진정성을 해친다는 우려를 표한 아티스트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한 다이나믹 듀오의 생각은 어떤가.

최자: 지금까지 LP, 카세트테이프, CD 다 내봤다. 음악 포맷이 변하는 시기마다 예컨데 MP3가 음악 산업을 망친다거나 특정 기술이 음악성을 해친다는 식의 논의는 늘 있었다. 그런데 그건 모두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시대의 흐름이다. 우린 그 변화에 맞춰 음악을 하면 된다.   

개코: 거기까진 생각해 본 적 없다. 음악의 한 조각이라도 좋아해 주니까 감사할 뿐. 다만 숏폼에 사용되는 음악이 원곡을 들어보고 싶게 하는 효과는 확실히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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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릿 우먼 파이터2>의 계급 미션 곡인 ‘Smoke’(2023) 또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댄서블’한 곡을 만들기 위해 특별히 집중한 부분이 있다면? 

개코: 내용과 분위기, 두 가지에 주목했다. 아무래도 춤이 목적이고, 경쟁 포맷 프로그램의 리더 계급을 위한 노래다 보니 그 무드에 맞는 강렬한 비트를 골랐다. 그리고 댄서들이 안무에서 가사의 내용을 표현하는 걸 보고 가사의 맥락은 단순하게 하되, ‘배틀’에 어울리는 재밌는 은유들을 최대한 많이 넣으려고 했다. 

총 여덟 개의 ‘Smoke’ 안무 시안이 공개됐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시안은?

최자: 모두 멋있었지만, 바다의 안무가 난도 높아 보여서 좋았다. 그래서 그런지 보통 댄스 챌린지를 하면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는데, ‘Smoke’ 챌린지는 주로 실력자들이 참여하게 되는 것 같더라.

개코: 그런데도 그 어려운 춤을 추는 사람들이 많았다. 확실히 춤 좋아하는 사람들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걸 실감했다.

올해 발매한 <2 Kids On the Block> EP 시리즈에선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여정을 그렸다. 제작 과정에서 둘은 어떤 대화를 나눴나.

개코: 오랜 기간 각자의 인생을 열심히 살면서 우리의 커리어도 함께 따라와 준 사람들을 위한 음반을 만들고자 했다. 그래서 어떤 이야기를 담을지, 그리고 그 안에 어떤 세부적인 일화들이 있었는지 등 서사 구성에 대한 말을 주고받았다. 

최자: 한 곡에서 두 명이 랩을 하다 보니 어느 시간대를 기준으로 파트를 나눌지에 대해 논의했다.

해당 EP를 두 개의 파트로 나눠서 발매했다. 어떤 차이를 두고자 했나? 

개코: 각각의 EP에 서로 다른 시간대의 이야기를 담은 정규 앨범 규모의 앨범을 만들고자 했다. 이제 세 번째 파트가 남았다.

최자: 파트 3는 원래 올해 나왔어야 했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릴 수도 있을 것 같다. ‘AEAO’와 ‘Smoke’가 흥행하면서 바빠졌거든.

음악적으로는 어떤 음반이라 말하고 싶나?

개코: 기존에 하던 음악과 괴리되지 않은, 다이나믹 듀오가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무드로 만들었다.

최자: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은 소박한 음반.

K.O.D와 씨비매스 활동 시기를 포함하면 데뷔한 지 약 25년이 지났다. 지금까지 커리어에서 가장 상징적인 순간들을 꼽자면?

개코: 우리의 시작이었던 K.O.D와 씨비매스로 활동했던 시절, 그리고 우리가 다이나믹 듀오로 새롭게 시작했을 때의 순간. 그리고 정규 3집 제작 당시 회사를 차렸을 때와 입대 전후.

최자: 개코가 언급한 모든 순간이 중요했지만, 개인적으론 입대를 기점으로 마음가짐이 가장 많이 바뀌었다. 입대 전만 하더라도 내가 평생 음악으로 먹고 살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이 있었는데, 제대 이후엔 음악이 곧 내 길이라는 결심이 섰다. 

여러 분야에서 성과를 거둔 지금, 가끔은 과거의 배고팠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하나? 

개코: 배고픈 건 싫다. 최자는 더더욱 배고픈 걸 싫어할 테고. 

최자: 우리 둘 다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만 사는 사람이다. 늘 지금이 가장 좋다.

그동안 최자와 개코는 변함없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단 한 번도 위기가 없었나? 

개코: 늘 함께 겪은 위기였지, 둘 사이의 위기는 없었다. 

최자: 둘이 워낙 잘 맞고, 상호보완적인 관계라 함께 오래 활동할 수 있었다. 물론 오랫동안 모든 게 잘되고 있으면 둘 사이의 분쟁이 일어날 법도 하다. 근데 그럴 만한 시기마다 세상이 우릴 그렇게 놔두지 않더라. 그런 순간이 2~3년마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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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다이나믹 듀오가 자란 압구정에 관한 추억이 많을 것 같다. 많은 것이 달라졌을 텐데, 되돌아가고 싶은 장소도 있나? 

개코: 해운대 앞에 사는 사람들이 해변에 잘 안 가듯이, 오늘 촬영한 장소들에도 오랜만에 가는 느낌이다. 지금은 김밥집이 된 상아 레코드는 우리가 음악을 시작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비싸긴 해도 정식 수입이 안 되던 음반을 구할 수 있어서 음악에 대한 시야를 넓혀줬다. 힙합뿐만 아니라 펑크나 메탈 장르 음반도 많아서 정말 다양한 아티스트를 배출했다고 봐도 무방할 거다.

최자: 아까 학창 시절 때 압구정 거리를 하루에 1만5천 보는 걸었을 것 같다고 개코한테 말했는데, 돌이켜 보면 그때가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확실히 당시에 나눈 음악 얘기와 시시콜콜한 대화가 커리어의 자양분이 된 것 같다.

국내 힙합의 태동기와 전성기를 모두 함께한 아티스트로서 지금 국내 힙합이 침체기라는 일부 의견엔 어떻게 생각하나?

최자: 힙합이 모든 장르를 독식하는 시기는 전 세계적으로 끝났다. 하지만 한 시대를 풍미한 록도 침체기를 거쳤다 다시 올라오기 시작하지 않았나. 힙합 또한 언젠가 다시 부흥기를 맞게 될 거다. 

개코: 그렇게 되기 위해선 창모비와이처럼 전역 후 복귀한 아티스트들의 활약이 중요할 것 같다.

2014년, 개코는 “시대와 대중이 선택해 준 덕에 힙합이 트렌드가 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금 힙합이 침체기를 맞은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개코: 힙합이 멋이 없어졌기보단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이 많아진 만큼 보석처럼 빛나는 훌륭한 앨범과 아티스트들도 더 많이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힙합이 시대와 대중의 선택을 받는 날은 다시 올 것이다. 빠르면 더 좋고. 

최자: 힙합의 크기가 너무 컸던 것 같다. 그래도 찜닭집이 잔뜩 생겨도 맛있는 곳 몇 군데는 살아남는 것처럼, 좋은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계속 남아있을 것이다. 그리고 팝 음악이 힙합 장르의 여러 음악적 요소를 사용하는 것 또한 힙합이 살아남는 과정 중 하나이지 않을까.

오늘 입은 옷을 소개해 달라.

개코: 모자와 상의, 하의는 모두 예스아이씨, 베스트는 히스테릭 글래머, 그리고 신발은 팀버랜드. 팀버랜드 부츠는 우리에게 특히 의미 있는 아이템이다. 투팍과 레드맨 등 학창 시절 선망하던 래퍼들이 모두 신던 신발이지만, 살 순 없었거든. 재밌는 점은 보통 래퍼들은 편한 옷을 많이 입지만, 팀버랜드만큼은 불편함을 감수하고 신는다는 것이다. 

최자: 똑같이 상하의 셋업은 예스아이씨, 스니커는 루이 비통, 시계는 롤렉스. 과거 3만 원을 받고 무대에 오르던 시절엔 이태원에서 이 모델의 모조품을 사고, 한 달 차면 고장 나서 버리길 반복하곤 했다. 이후 정품을 사게 되니 감회가 새롭더라. 화려한 걸 좋아하진 않지만, 그 기억 때문에 이 시계만큼은 늘 한 몸처럼 차고 있다.  

오는 11월, 단독 콘서트에선 어떤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까?

최자: 콘서트 명이 ‘가끔씩 오래 보자’인 것처럼, 다이나믹 듀오를 오랫동안 좋아해 준 사람들을 위한 동창회 같은 공연이 됐으면 한다. 아는 노래가 많이 나올 거다.

20대 시절의 나에게 조언한다면?

최자: “걱정하지 말고 하던 거나 더 열심히 해라.” 당시엔 대중들이 우릴 이해해 줄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개코: 아무 조언도 안 할 거다. 어차피 안 들었을 거니까. 대신 “이리저리 치이면서 결국엔 잘 해냈구나”라고 칭찬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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