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그래퍼들이 추천하는 목적별 카메라 5
패션 위크 스트리트스냅에 제격인 카메라부터 르세라핌 화보를 찍은 카메라까지.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지만, 여전히 실제 카메라를 선호하는 이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카메라를 사는 목적도 저마다 다를 터. <하입비스트>가 다섯 명의 포토그래퍼들에게 다양한 상황과 목적에 적합한 카메라를 추천받았다. 이들에게 던진 질문은 아래와 같다.
- 어떤 사진을 주로 찍나?
- 내 사진만의 특징을 꼽자면?
- 추천하는 카메라는?
- 이 카메라의 장단점은?
- 이 카메라로 찍은 가장 인상적인 사진은?
- 해당 분야의 사진을 찍을 때 나만의 팁이 있다면?
트렌디한 패션 화보를 찍고 싶다면, 니콘 D850
Sangjun Park
1. 패션 포토그래퍼로 활동하고 있는 박상준이다. 평소엔 정말 다양한 카메라를 사용하지만, 작업물의 90%는 디지털카메라로 찍는다. 2. 주변의 말을 빌리자면 빈티지하면서도 ‘팝’ 한 사진을 만들어 낸다더라. 3. 니콘 D850. 패션 분야에서 아름다운 색감의 사진을 만들고 싶다면 제격이다. 4. 사이즈는 크지 않지만, 화소가 높아 중형 카메라에 맞먹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다만 서비스 센터가 적은 편이고, 여기에 사용자 부주의가 더해지면 정말 귀찮은 경험을 하게 될 수도 있다. 5. 르세라핌의 싱글 ‘PERFECT NIGHT’의 음반 커버. 촬영장에서 멤버들이 모두 잘 도와준 덕분에 수월하게 촬영을 마쳤다. 6. 빛이 확보되는 환경에선 오토매틱 촬영으로도 웬만해선 준수한 결과물을 낼 수 있다. 하지만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선 상황에 따른 나만의 ‘세팅 값’을 알아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좋은 사진을 많이 보면서 포토그래퍼가 어떤 시각으로 연출을 했을지 생각해 보자. 그렇게 방향성을 잡아가다 보면 가능성은 무한해질 것이다. 박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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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필름 사진을 선호한다면, 라이카 미니룩스 줌
JDZ Chung
1. 인물과 패션 화보를 많이 찍는다. 처음엔 필름 카메라를 주로 사용했지만, 이 일을 오래 하다 보니 디지털카메라도 많이 사용하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선호하는 건 필름 느낌이 묻어난 사진들. 2. 사진을 찍으려고 의도한 느낌이 아니라, 아는 사람이 찍어준 듯한 자연스럽고 친근한 느낌이라는 피드백을 받곤 한다. 3. 인물의 자연스러운 면면을 포착하고 싶다면 라이카 미니룩스 줌을 추천한다. 출시된 지는 오래됐지만, 여전히 애용하고 있을 정도로 튼튼하다. 4. 필름 카메라임에도 불구하고 웬만한 디지털카메라보다 더 정확하고, 빠르고, 어두운 곳에서도 흔들림이 적다. 골프를 비롯한 아웃도어 촬영에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더불어 담백하고 따뜻한 색감 또한 매력적이다. 하지만 플래시를 연속으로 터트리면서 촬영하는 건 불가능하다. 덕분에 필름은 아낄 수 있겠지만. 5. 하와이의 호텔 옥상에서 내려 본 풍경. 6. 머릿속에 그린 장면이 있더라도 사람을 어딘가에 억지로 세워두는 대신, 자연스러운 행동을 하게끔 유도해 보자. 이 카메라와 함께라면 인물의 정면이 나오지 않더라도 스토리가 담긴 듯한 자연스러운 사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JDZ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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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사진에 깊이를 더하고 싶다면, 핫셀블라드 553ELX
Zeemen
1. 사진도 찍고, 전자음악도 만드는 유지민이라고 한다. 흑백 사진을 포함한 필름 사진을 주로 찍는다. 지난 2017년부턴 바다를 주제로 한 시리즈를 만들고 있다. 2. 나 자신도 뮤지션으로 활동하고 있다 보니 아티스트들을 촬영할 때 쉽게 이입할 수 있다. 3. 아폴로 11 미션에서 사용된 카메라를 만든 핫셀블라드의 553ELX. 모든 사진이 정사각형으로 찍히는 것이 특징인데, 일반적인 35mm 필름이 아닌 120mm 중형 필름이 들어간다. 다만 중형 필름이 일반 필름에 비해 가격은 두 배에 컷 수는 절반이라 이 카메라는 정말 중요한 촬영에만 사용한다. 4. 필름을 자동으로 로딩해 주는 모터 드라이브가 탑재되어 있어 인물 촬영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 또한 독일의 광학기기 제조사인 칼자이스의 렌즈를 사용해 흑백 사진에서 깊이 있는 블랙 컬러를 표현할 수 있다. 물론 최종 결과물은 현상 단계에 달려있다. 한편 단점은 큰 부피와 묵직한 무게다. 게다가 오토 포커스 기능도 없어서 뷰파인더를 잘 봐야 하는데, 카메라 구조상 뷰파인더를 보는 게 쉽지 않다. 5. 2017년에 촬영한 딘의 화보. 두 번째 슬라이드를 이 카메라로 찍었다. 6. 컷 수도 적고, 기동성도 좋지 않기 때문에 셔터를 누를 순간이 나오기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라. 그리고 흔들림이 심한 편이니, 삼각대를 꼭 세울 것. 유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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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순간을 포착하는데 능한 카메라, 캐논 5D 마크 IV
Canon
1. 주로 스트리트 패션 사진을 찍는다. 주 무대는 패션 위크가 열리는 곳이면 어디든. 2. 피사체와 배경이 잘 어우러지는 자연스러운 사진을 추구한다. 3. 캐논 5D 마크 IV. 취미 용도로는 추천하지 않지만, 전문적으로 스트리트 패션 사진을 촬영해 보고자 하는 이들에겐 이만한 선택지도 없을 것 같다. 4. 최근에 출시된 미러리스 카메라들에 비해선 무거운 편이지만, ‘가성비’라는 큰 장점이 이를 충분히 상쇄한다. 출시 당시 정가는 4백만 원대였지만, 중고 시장을 잘 찾아보면 1백50만 원대 정도로 충분히 구할 수 있어 접근성이 높고, 흔들림 없이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는데 능하다. 5. 지난여름, 피티 우오모 104에서 촬영한 사진. 6. 스트리트 포토그래피는 통제된 환경의 스튜디오 촬영과는 다르다. 라이팅은 물론, 피사체에 디렉션을 내리는 것마저 어려운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빛의 방향을 잘 파악해 어떤 지점에서 피사체를 포착하는 게 좋을지 먼저 생각하고 움직이자. 전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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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대신 사진으로 써 내려가는 일기장, 리코 GR II
Neil Godwin/Digital Camera Magazine/Future via Getty Images
1. <하입비스트>에서 인터뷰 화보부터 이슈가 될 만한 행사까지, 다양한 사진을 찍고 있다. 2. 지금까지 화보를 찍을 땐 대비를 강하게 준 사진을 선호했지만, 최근엔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려고 한다. 또 다른 특징을 꼽자면 직접 발로 뛰며 서울을 서울처럼 보이지 않게 하는 데 주력한다는 점. 3. 리코 GR II. 물론 해상력은 이후에 나온 GR III가 더 낫지만, 일상에선 해상도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 특히 후속 모델들과 다르게 내장 플래시가 달려 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주고 싶다. 4. 빈손으로 나가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작고 가볍다. 청바지 주머니에도 쏙 들어가거든. 게다가 단렌즈 모델이라 사진도 깨끗하다. 한편 리코 GR 시리즈의 고질병인 짧은 배터리가 단점이다. 긴 일정엔 추가 배터리가 필수. 5. 뉴욕 출장 중 사진으로 일기를 써 내려간다는 마음으로 찍은 사진들. 리코 GR 시리즈는 특유의 네거티브 필름 모드로 잘 알려졌지만, 내가 바라본 뉴욕을 그대로 담기 위해 일반 모드로만 촬영했다. 6. 렌즈가 광각이기 때문에 피사체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멀리서 지켜보기만 해선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작은 카메라일수록 경계를 푸는 법이니 겁낼 필요 없다. 정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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