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와라 히로시 단독 인터뷰
“전혀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
‘피카츄’의 마지막 진화, ‘썬더볼트’ 프로젝트가 일본과 대만에 이어 한국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 상륙했다. 일본의 음악, 패션,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 후지와라 히로시와 ‘포켓몬’의 오랜 프로젝트는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한 층의 객실과 모든 공간을 포켓몬 콘셉트로 연출하고, 해당 층 객실 투숙객만 입장할 수 있는 특설 스토어로 공간을 빛냈다.
또한 국내에서 뿌리 내린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헬리녹스와 함께한 체어와 테이블, 짐색, 사코슈가 한정수량 판매되며 포켓몬 콘셉트 객실 투숙객들에게는 한정 포켓몬 인형과 ‘맛있는 물’, ‘미네랄 사이다’, ‘이상한 사탕’과 같이 프랜차이즈 게임에 등장하는 어메니티를 증정한다.
이에 <하입비스트>가 “호텔 안에 전혀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라며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낸 후지와라 히로시와의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헬리녹스와 함께하게 된 계기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던 ‘프라그먼트 대학’의 추후 행보까지. 그의 진솔한 답변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만나서 반가워요. 최근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가장 맘에 들었던 경험이 있나요?
사람, 인간이죠. 친구들도 그렇고 다들 잘해줬고, 너무 즐거웠어요.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 사진들은 협업을 부흥시키려는 의도된 마케팅일까요? 그리고 지금까지 많은 아티스트 및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했는데, 협업할 때 본인만의 철학이 있다면요?
그렇게 느껴지셨나요? 제가 인스타그램에 게재하는 사진들에는 특별한 의도는 없어요. 주로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올리고 있지만 너무 개인적인 건 올리지 않도록 하고 있죠. 협업을 할땐 제 의견을 너무 밀어붙이지 않고, 파트너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 보고, 배려해 주는 것이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에요. 협업이란 건 원래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진행하고, 혼자서 하면 안 되잖아요.
이번 협업은 헬리녹스와 진행했어요. 이 브랜드와의 인연은 언제 시작됐나요?
친구의 소개로 처음 알게 됐어요. 헬리녹스는 도쿄의 다른 브랜드와도 이미 협업을 진행한 적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헬리녹스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이번 협업과 관련해 헬리녹스에서 제안을 주셨죠. 마침, 헬리녹스가 새로운 매장을 오픈 할 예정이기도 하고, 시기상 큰 규모의 협업을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해서 흔쾌히 받아들였죠.
최근 혁오와 선셋 롤러코스터 <AAA> 앨범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공유했어요. 국내 아티스트들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관심 있게 봐주셨네요. 이동 중 라디오에서 혁오와 선셋 롤러코스터의 음악을 틀어줬는데 멜로디가 참 좋더라고요. 노래가 인상 깊어서 다시 찾아 들었고, 이걸 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공유했어요.
현재 주목하고 있는 한국 브랜드나 아티스트가 있나요? 있다면, 협업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한국 브랜드는 많이 모르고 있어서 관심을 가져보려고요. 아티스트 중에는 혁오의 새 앨범 <AAA>가 정말 좋았어요. 하지만 혁오와는 아직 만난 적이 없어서, 답변하기엔 조금 조심스럽네요. 그리고 뉴진스가 처음 나왔을 때 깜짝 놀랐어요. 그래서 그런 스타일의 아티스트가 또 한국에서 나올지, 뉴진스가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지도 기대되네요. 아, 그리고 곧 2NE1 투어가 시작된다고 들어서 그것 또한 기대하고 있어요.
그럼, 이번 2NE1의 투어에 참석하시겠네요?
가능하면 가고 싶어요 (웃음).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우하는 아티스트 중에 한국인은 빈지노와 250뿐이던데요?
빈지노와 250은 직접 만나서 대화도 나누고 밥도 먹는 시간을 가졌었어요. 참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바나(비스츠앤네이티브스)같은 경우에는 인디펜던트 레코드사로서 독보적인 음악을 하고 있잖아요. 케이팝 주류 레코드에 속하지 않고, 독립적인 음악으로 본인들을 표현하고, 또 그걸 자신들만의 장르로 만든다고 생각해서 멋져요. 또 한편으로는 부럽더라고요.
본격적으로 이번 ‘썬더볼트 프로젝트’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요?
썬더볼트 프로젝트는 몇 년 전에 프라그먼트와 포켓몬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시작된 프로젝트예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건 포켓몬 쪽에서 제안이 먼저 왔었고요. 사실 저는 포켓몬 세대는 아니라서 자세히는 몰랐어요. 근데 포켓몬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니 재미있는 프로젝트로 완성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어요.
협업으로 완성된 호텔에 묵는 투숙객들이 주목했으면 하는 포인트가 있다면요.
몬드리안이라는 모던한 호텔 안에 전혀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감각을 느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포켓몬과 협업한 호텔은 이 외에도 여럿 있겠지만, 우리는 라이선스를 가져와서 꾸민 호텔과는 전혀 다르거든요. 와 보시면 아시겠지만, 모든 층을 완전히 전혀 다른 세계로 만들었어요. 과정이 힘들기도 했지만 제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이기도 해요.
이렇게 멋진 상품을 만들어내는 직감과 시각은 어디서 비롯되나요?
저는 인기 상품을 만든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럭저럭 괜찮은 상품을 만들 뿐입니다. 인기 상품을 만드는 사람들은 많으니까요. 휴먼메이드나 베이프 같은 진짜 인기 상품을 만드는 재능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저는 그런 인기 상품이 아니라 어떤 하나의 타깃을 정해서 만드는 편이라고 할 수 있죠.
작년에 이맘때쯤 프라그먼트 대학를 설립했고, 올해 3월에 수업을 마쳤네요. 또 다른 수업이 예정돼 있나요?
작년에 진행했던 수업을 이제 책으로 출간할 예정이에요. 내년 중에 그 책이 출간되면, 그때 또 개교할지 논의해 보려고요.
프라그먼트 대학의 학생들 중에서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어요?
아주 많아요. 지금도 다들 가끔 미팅도 하고, 뭔가 해보자는 얘기도 나누기도 하고요. 학생 중에는 이미 유명한 영화감독이라든지, 유명인들도 많이 있었기 때문에 그 사람들과 뭔가 재밌는 걸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학생 중 한 명은 해외에서 뭔가 하고 싶다는 친구도 있었고, 일본에서만 무언가를 진행해 보고 싶다는 친구도 있죠.
마지막으로 후지와라 히로시의 목표는 뭔가요?
없습니다. (웃음) 목표는 안 가지거든요. 그때그때 오는 일들을 즐겁게 해 나갈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