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인터뷰: 기억을 엮어낸 데님, 보디 디렉터가 말하는 리바이스와의 조우

에밀리 보디의 가장 사적인 서사가 담긴 데님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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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로젝트는 디자이너 에밀리 아담스 보디 아우즐라(Emily Adams Bode Aujla)의 아주 사적인 기억, 그중에서도 어린 시절 함께 교감했던 조랑말 ‘체커스(Checkers)’와의 추억을 기점으로 직조된 컬렉션이다.

스트레이트 레그 단일 실루엣으로 전개되는 이번 피스는 라이트 워시와 다크 워시, 두 가지 옵션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14온스의 견고한 셀비지 데님을 바탕으로, 곳곳에 새겨진 스터드 장식과 커스텀 라벨, 주머니 안쪽에 스며든 어린 시절의 손글씨까지. 바지 구석구석에는 그녀의 노스탤지어와 리바이스의 방대한 아카이브가 유기적으로 교차하는 디테일이 녹아있다.

보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인터뷰: 에밀리 아담스 보디 아우즐라가 말하는 리바이스 협업

도쿄 론칭을 기념해 일본을 찾은 에밀리와의 대화를 통해, 우리는 그녀의 디자인 기저에 유년기부터 이어져 온 리바이스와의 끈끈한 유대가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조랑말의 고삐를 쥐던 시절의 감각, 오래 입어 낡은 데님 위에 축적된 ‘개인의 흔적’, 그리고 시대와 문화를 관통하며 계승되는 청바지라는 캔버스.

본 기사에서는 에밀리의 시선을 빌려, 리바이스라는 브랜드가 지닌 보편적인 애정과 그 가치의 본질을 깊숙이 들여다본다.

“개인의 역사가 새겨진 흔적, 그것이야말로 데님이 지닌 가장 강력한 매력입니다.”

보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인터뷰: 에밀리 아담스 보디 아우즐라가 말하는 리바이스 협업

이번 컬렉션은 어린 시절의 아주 사적인 기억을 뼈대로 삼았습니다. 당시에도 리바이스는 친숙한 존재였나요?
물론입니다. 제게 리바이스는 아메리칸 데님 그 자체이자, 결코 떼어놓을 수 없는 삶의 일부였습니다. 어릴 적 옷장 속에는 수많은 옷이 걸려 있었지만, 그 중심을 묵묵히 지키고 있던 건 언제나 리바이스였죠. 특히 조랑말을 탔을 때의 기억이 선명합니다. 옛 사진들을 들춰보면 늘 청바지 차림으로 말안장에 올라타 있어요. 격식을 갖춰야 하는 승마 대회도 있었지만, 더 캐주얼하게 즐겨야 할 땐 자연스럽게 리바이스 데님 위에 챕스(Chaps)를 덧대어 입곤 했습니다.

리바이스는 디자이너로서, 또 개인으로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 브랜드인가요?
가장 타임리스하며, 오랜 시간 그 진가를 묵묵히 증명해 온 존재입니다. 평생을 곁에 두고 간직할 수 있으며, 나의 스타일이 변해가도 그 가치만큼은 변치 않죠. 훌륭한 리바이스 아이템은 세월이 흘러도 고유의 아우라를 잃지 않는다고 믿습니다. 디자이너로서 옷과 소재, 그리고 크래프트의 역사와 마주하는 것은 제 작업의 핵심입니다. 그렇기에 150년이 넘는 방대한 역사를 지닌 리바이스의 유산과 협업할 수 있었던 건, 제게 문자 그대로 꿈만 같은 기회였죠.

리바이스가 가진 ‘보편적 역사’와 보디가 추구하는 ‘사적이고 공예적인 접근’은 어떤 방식으로 교차했나요?
가장 먼저 ‘우리의 브랜드 안에서 데님을 어떤 위치에 둘 것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 본사를 찾아가 아카이브를 샅샅이 파헤쳤죠. 그곳에서 마주한 스트라이프 데님, 일러스트가 새겨진 피스들, 스터드 장식 등 다채로운 표현 방식에 매료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1940~50년대에 만들어진 어린이용 카우보이 의상이 시선을 사로잡았어요. 오랫동안 보존될 것을 전제로 하지 않은, 그 덧없는 ‘에페메라(Ephemera)’적 성질에 강렬하게 끌렸습니다. 그것들은 단순한 공예품을 넘어 누군가의 기억과 감정에 깊이 결부된 매개체였고, 그 지점이 Bode의 시선과 아주 자연스럽게 맞닿았습니다.

보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인터뷰: 에밀리 아담스 보디 아우즐라가 말하는 리바이스 협업

리바이스 아카이브를 탐구하며 가장 큰 영감을 받은 디테일이 있다면요?
누군가의 삶에 맞춰 철저히 ‘개인화’된 청바지에 강하게 이끌렸습니다. 어떤 바지는 하도 오래 입어 주머니 옆부분이 하얗게 닳아 색이 완전히 빠져 있었죠. 그 마찰의 흔적을 통해, 착용자가 바지 다리에 수없이 성냥을 그어 불을 붙였다는 과거의 행동까지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개인의 역사가 생생하게 새겨진 흔적”이야말로 데님이 지닌 가장 강력한 매력이라고 느꼈습니다.

이번 ‘배럴 레이서 진(Barrel Racer Jean)’에 조랑말과의 추억이라는 서사를 어떻게 물리적으로 구현해 냈나요?
제가 어린 시절 실제로 즐겨 입었던 청바지의 디테일들을 구체적으로 복원했습니다. 다리 옆면에 장식이 길게 수놓아진 바지를 입었던 기억이 있는데, 옛 사진 속에도 그 모습이 선명하게 남아 있어 그 요소를 적극 차용했죠. 자수와 은밀한 사적 디테일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퍼 플라이 안쪽에는 제 이니셜을 조용히 새겨 넣었고, 주머니 안감에는 7살 무렵의 제가 직접 쓴 글씨와 일러스트를 프린트했습니다. ‘Mr. Checker’s favorite pair(미스터 체커가 가장 좋아하는 바지)’라는 라벨 또한, 과거 제가 가장 아꼈던 리바이스 피스에서 영감을 받아 새롭게 제작한 것입니다.

실루엣을 스트레이트 레그 단일형으로 좁히고, 기장(Length)의 선택지도 한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첫 번째 협업인 만큼, 메시지가 분산되지 않도록 제품의 본질적인 의도를 명확하고 담백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복잡한 수선 과정 없이, 그저 입어보고 곧바로 자신의 옷장으로 가져갈 수 있는 직관적이고 심플한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어요. 또한 유니섹스로 전개되는 브랜드의 특성을 고려해, 미국과 일본 팀 양측과 치열하게 논의하며 모두에게 최적화된 인심(Inseam)을 도출했습니다. 이는 향후 더 넓은 전개를 위해 우리 스스로 학습해 나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개인은 빈티지 데님이나 과거의 아카이브 의류를 어떻게 대하고 수집하시나요?
저 역시 열렬한 컬렉터이기에, 꽤 방대한 저만의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용 데님 특유의 무드를 좋아해서 아주 작은 사이즈의 리바이스를 꾸준히 모으고 있죠. 제 개인 소장품으로만 100여 벌의 청바지를 가지고 있는데, 제 인생의 각기 다른 챕터에서 입었던 이 수많은 데님들이 이번 협업 제품의 핏과 워싱을 완성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국과 일본, 양국이 데님 문화를 소비하는 방식의 차이를 어떻게 느끼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두 문화는 단절되어 있지 않고 끊임없이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받습니다. 일본 특유의 깊이 있는 컬렉터 문화가 미국 내에서 데님을 인식하는 태도에 거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봐요. 데님이 거친 ‘워크웨어’인 동시에 정교한 ‘컬렉터 아이템’이라는 양면적인 가치가 이제 두 나라 사이에서 완벽하게 공유되고 있죠. 

한 가지 재미있는 일화가 있는데, 저희 아버지는 평생 데님을 단 한 번도 입어본 적 없는 분이셨어요. 그런데 이번 도쿄 론칭을 계기로 데님에 깊은 흥미를 느끼기 시작하셨죠. 그런 극적인 변화를 지켜보는 건 디자이너로서 꽤 짜릿한 일입니다. 데님이라는 직물이 사람과 세대, 그리고 문화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보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인터뷰: 에밀리 아담스 보디 아우즐라가 말하는 리바이스 협업

디자이너 프로필: 에밀리 아담스 보디 아우즐라 (Emily Adams Bode Aujla)
뉴욕을 베이스로 전개하는 패션 하우스 보디의 설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빈티지 텍스타일과 앤틱 의류, 그리고 지극히 개인적인 기억과 서사를 엮어낸 컬렉션으로 독보적인 입지를 다졌다. 2016년 브랜드를 론칭한 이후 멘즈웨어를 중심으로 수공예적 가치(Craftsmanship)와 사적인 내러티브를 결합한 고유의 미학을 확립했다. 2019년, 여성 디자이너 최초로 미국 패션디자이너협회(CFDA) 멘즈웨어 부문 최우수 신인 디자이너상을 거머쥐며 글로벌 패션 씬의 압도적인 찬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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