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메르 듀오 없는 Uniqlo U, 앞으로 어떻게 될까?
크리스토프 르메르와 사라-린 트란이 마지막 Uniqlo U 컬렉션을 선보인 가운데, 유니클로의 디자인 중심 서브 라인이 맞이할 미래에 관심이 쏠린다.
르메르 듀오 없는 Uniqlo U, 앞으로 어떻게 될까?
크리스토프 르메르와 사라-린 트란이 마지막 Uniqlo U 컬렉션을 선보인 가운데, 유니클로의 디자인 중심 서브 라인이 맞이할 미래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주 공개된 최신 Uniqlo U 컬렉션은 크리스토프 르메르와 사라-린 트란이 이끄는 라인의 10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두 사람이 수석 디자이너로 선보이는 마지막 컬렉션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수개월간의 추측 끝에 유니클로는 FW26 컬렉션 관련 메시지를 통해 두 사람의 Uniqlo U 디렉션이 마무리된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다만 브랜드는 “그들의 섬세한 테일러링과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은 Uniqlo U의 다음 장에서도 계속 살아 숨 쉴 것”이라고 밝혀, 이 라인이 막을 내리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했다.
지난 10년간 Uniqlo U는 유니클로의 기존 메인 라인과 공존하며, 한층 고급스럽고 디자인 중심적인 컬렉션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Binance 보도에 따르면 2025년 Uniqlo U는 연간 소매 매출 약 10억 달러를 올렸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해당 회계연도 유니클로 매출의 5%에 해당한다. Uniqlo U의 꾸준한 인기는 빠르게 성장한 르메르와 맞물리며 더욱 힘을 얻었다. BoF에 따르면 르메르의 매출은 2019년 1,000만 유로에서 2024년 1억 300만 유로 이상으로 늘었다. 두 브랜드의 관계는 상호 이익을 안긴 파트너십이었다.
요컨대, 적절한 때에 만난 최적의 파트너십이었다. 2010년대 패션에 민감한 소비자들은 품질에 더욱 주목하기 시작했고, 빠르게 바뀌는 마이크로 트렌드 속에서 보다 사려 깊은 미니멀리즘을 선호하게 됐다. ‘놈코어’ 미학이 등장하고 ‘애슬레저’가 패션계의 독자적인 카테고리로 자리 잡은 시대이기도 하다. 절제된 유니클로 베이식과 함께 Uniqlo U는 그 중간 지점을 제시했다. 기능성과 스타일의 유연한 균형, 시대를 초월한 감각으로 구현한 꾸준한 새로움,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디자이너 공인 아이템까지 갖춘 컬렉션이었다.
하지만 르메르 듀오가 이끈 U 라벨이 유니클로의 첫 협업도, 유일한 협업도 아니었다. 유니클로는 Uniqlo U를 선보이기 전 수년간 협업의 공식을 다듬어 왔다. 특히 질 샌더(2009), 언더커버(2012), 띠어리(2014) 등 앞선 협업을 통해 미니멀리즘으로 향하는 흐름을 읽어낸 듯했다. 2015년 한정판 Lemaire × Uniqlo 컬렉션을 선보인 직후, 크리스토프 르메르와 사라-린 트란은 Uniqlo U 라인의 초대 디자이너이자 파리 R&D(연구·개발) 랩의 아티스틱 디렉터로 임명됐다.
이후 유니클로는 영역을 확장하며 디자이너 조나단 앤더슨,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 아티스트 KAWS와의 지속적인 협업 라인을 이어 왔다. 2024년에는 클레어 웨이트 켈러를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하고, 그의 단독 Uniqlo: C 라인을 선보였다. 2025년 패스트 리테일링의 일본 매출은 회사 사상 처음으로 1조 엔을 넘어섰다. 이 성과의 상당 부분은 글로벌 유통망 확장에 기인하지만, 브랜드는 오랜 협업 파트너들에 의해서도 점점 더 정체성을 규정받고 있다. 이들의 이탈이 유니클로의 성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짚어볼 만한 이유다. 가장 오래 지속된 협업을 이끌며 브랜드를 지탱해 온 듀오와 작별하는 지금, Uniqlo U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
이번 소식은 유니클로가 U 라인에 새 디자이너를 임명할지, 혹은 협업을 이끄는 인물 없이도 성공적으로 라인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유니클로는 가장 존경받는 디자이너들과 깊이 있는 관계를 구축해 왔지만, 지난 10년간 브랜드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온 주역은 르메르 듀오였다. 유니클로는 메종급 디자이너들과 연결고리를 가진 매스 브랜드라는 점에서 돋보인다. 주요 패션 하우스들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남긴 DNA는 그들의 리더십이 끝난 뒤에도 오랫동안 지속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