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entials: 오혁

혁오의 오혁, 다다의 오혁 그리고 오혁.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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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혁의 정체성은 하나가 아니다. 오혁은 밴드 혁오의 리더, 보컬, 기타리스트이자 솔로 아티스트인 동시에 크리에이티브 컬렉티브 다다DADA多多(이하 다다 서비스)의 일원이다. 혁오로는 밴드 신을 넘어 대중음악계 전반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줬고, 개인으로 활동할 때는 장르의 경계 없이 다양한 협업을 펼쳐 왔다. 또 다다 서비스에서는 의류, 액세서리부터 푸드까지 “패션 브랜드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는 다채로운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다층적 활동에 독특한 이력과 경력이 더해지면 오혁이라는 사람의 입체적 면모가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오혁은 어린 시절 중국에서 학교를 다녔고, 홍익대학교 예술학과에 진학했다. 그리고 반스에서 근무한 적도 있으며, 스타일링과 패션에 대해 지속적으로 큰 관심을 드러내 왔다. 이처럼 다분야에 걸친 재능은 버질 아블로와 같은 아이코닉한 디자이너의 이목을 사로잡았고, 그것이 특별한 협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실제로 오혁이 가져온 ‘에센셜’ 아이템들에는 밴드 혁오의 프론트맨으로서의 일면, 다다 서비스 구성원으로서의 일면부터 우리가 예상치 못한 특별한 취미를 지닌 개인의 일면까지 그의 입체적 면면이 두루 드러난다. 본인의 소비 패턴에 대해 “어떤 카테고리에 꽂히면 그 분야를 한참 동안 리서치해서 구매를 한다”고 말하는 오혁. 그를 꽂히게 한 온갖 분야의 물건들을 아래에서 확인해보자.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0,10” 아티저널 밀리터리 필드 재킷 탱커

정말 즐겨 입는 마르지엘라 재킷입니다. 밀리터리 필드 재킷 베이스의 아티저널 라인 제품이에요. 라일라라는 일본의 유명 빈티지숍에서 5, 6년쯤 구매했는데, 원래 출시된 시기는 2000년대 초반으로 알고 있어요. 투어 때마다 가지고 다니는 옷이고, 하도 많이 입어서 뒷면 네크라인 아래 시그니처 스티치 4개 중 하나가 떨어져 나갔어요. 그런데 그건 또 그것대로 느낌 있더라고요.

무라야마 신 x 혁오 페이스 마스크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일본 출신 헤드 피스 디자이너 무라야마 신의 작품이에요. 에이셉 라키, 켄드릭 라마 등 유명한 아티스트들과 작업을 많이 한 분인데요. 저희와도 몇 차례 협업을 진행했고, 이 마스크가 그 중에 가장 처음 만든 모델이에요. 제가 폴로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폴로 빈티지 모자를 사용해 제작해 줬어요. 각기 다른 컬러로 만든 혁오 멤버 4명 버전이 다 따로 있습니다. 디자인이 워낙 유니크해서 평소에 착용하지는 않고, 공연할 때나 화보 촬영할 때 주로 써요. 무라야마 신과는 이후 <사랑으로> 앨범에서도 같이 작업을 했는데요. 그때는 페이스 마스크를 무라야마 신, 버질 아블로, 혁오가 함께 만들었고, 슈트는 버질 아블로가 작업했어요.

오프 화이트 아웃 오브 오피스 버질 아블로 사인 슈

버질 아블로를 처음 만난 건 2019년이었어요. ‘코첼라 페스티벌’ 현장에서 소개를 받았는데, 이후에도 관심을 갖고 연락을 주셔서 2020년부터 여러 프로젝트를 같이 하게 됐죠. <사랑으로>가 발매됐을 때 ‘샤라웃’을 해주기도 했고, 루이 비통 2021 SS 상하이 쇼에서 쓸 음악을 저희가 만들기도 했어요. 온라인 월드투어 의상도 버질 아블로가 제작해 줬고요. 각 프로젝트가 공개된 시기는 다 다르지만, 작업들은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습니다. 그래서 함께 만든 아이템이나 선물받은 아이템도 많은데 그 중에 하나를 가져왔어요. 사실 이렇게 많은 작업을 함께하던 와중에 비보를 듣게 되어서 개인적으로도 많이 힘든 시기를 겪었습니다.

애플 에어팟 맥스 & 에어팟 프로 & 틴에이지 엔지니어링 M–1 모니터 헤드폰

평소에 에어팟 맥스, 에어팟 프로와 틴에이지 엔지니어링의 M–1 퍼스널 모니터 헤드폰을 같이 사용합니다. 저나 저희 밴드가 만든 음악을 다양한 오디오 기기로 모니터링하기 위해서인데요. 대중적인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과 이어폰으로 일반적인 감상자들의 환경에서도 확인을 하고, 전혀 다른 스타일의 헤드폰으로 전체적인 양감을 체크하면 사운드를 조정할 때 참고가 되거든요.

특히 에어팟 맥스는 디자이너 유진 왕이라는 분에게 선물받은 제품이에요. 유진 왕은 한국계 산업 디자이너로, 에어팟 맥스의 디자인을 총괄 담당한 분입니다. 감사하게도 직접 제품을 선물해줬어요.

틴에이지 엔지니어링 실버 TX-6 필드 믹서 & 케이블 모음

틴에이지 엔지니어링 제품은 헤드폰 외에도 이 작은 믹서를 사용하고 있어요. 너무 귀엽게 생겨서 호기심이 생겼고, 또 요즘은 작업 환경을 간소화하고 있어서 컴팩트한 사이즈가 맘에 들었어요. 아직 저도 구매한 지 오래되지 않아서 활용법을 연구 중인데요. 세상이 좋아졌다고 느낀 게, 겨우 이 사이즈에 온갖 기능이 다 들어 있어요. 녹음도 받을 수 있고, 오디오 인터페이스부터 페이더와 이펙터, EQ까지 다 됩니다. 스테레오 6채널, 모노 12채널까지 지원해요.

또 몇 가지 기기만 가지고 외부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까, 케이블이나 젠더 같은 것들도 늘 모아서 챙겨 다닙니다. 가방은 포터에서 산 건데, 사이즈가 케이블을 넣어 다니기 좋더라고요. 모든 케이블이 회색인 건 다 틴에이지 엔지니어링 제품이라서 그래요.

애플 아이패드 프로

작업 환경을 간소화하면서 노트북 대신 아이패드를 들고 다니고 있어요. M1 프로세서가 도입된 이후로는 아이패드로도 웬만한 음악 작업은 무리 없이 할 수 있거든요. 미디 작업도 문제 없고, 샘플 기반의 작업은 오히려 터치 기반이라 더 직관적이고 쉽게 느껴지기도 해요. 프로그램은 주로 큐베이스, 프로툴, 에이블톤 이렇게 세 가지를 사용하고 있어요.

톰 삭스 맥북 백

다다 서비스에서 디자인 작업을 하다 보니 원단이나 소재에 대해 많이 찾아보게 되는데요. 그러다가 ‘다이니마’라는 원단을 알게 됐어요. 방탄복이나 방검복 소재로도 쓰이고, 방염과 방수 기능이 있어서 낚시줄로도 사용되는 섬유더라고요. 그렇게 관심을 갖게 된 시기쯤 톰 삭스 웹사이트에서 우연히 다이니마 소재로 만들어진 가방을 발견해서 구매했습니다. 작업 간소화를 하면서 평소 아이패드와 믹서, 헤드폰 정도만 챙기는데, 이 가방 하나에 컴팩트하게 다 들어가서 자주 들고 다닙니다.

‘부산국제영화제’ 음악 감독 명패

올해 처음 <너와 나>라는 작품으로 장편 영화 음악 감독을 맡았습니다. 작품의 촬영 감독이자 친구인 DQM이 소개해준 자리인데요. 경험 못해 본 분야였기 때문에 정말 신선하고 재밌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워낙 영화를 좋아하고 또 많이 봐서 ‘이런 장면에는 이런 음악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많고, 라디오헤드의 기타리스트이자 영화음악 작곡가인 조니 그린우드의 음악을 좋아하기도 했거든요. 결국 이렇게 무사히 작품이 나오고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초청받게 돼서 뿌듯했어요. 앞으로도 좋은 기회가 있다면 영화 음악도 계속 해보고 싶습니다.

시크리드 메탈 카드 지갑 & 클로스트럼 메탈 재떨이

한눈에 정체를 알기 어렵겠지만, 카드 지갑과 재떨이입니다. 재떨이는 도쿄 다이칸야마에 있는 ‘엘리미네이터’라는 숍에서 산 건데요. 6, 7년 전쯤 처음 알게 된 가게인데, 거기 주인 할머니가 너무 멋있고 아이템도 유니크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많이 친해졌어요. 그 뒤로 일본 갈 때마다 방문하는 단골집이 됐죠. 거기서 처음 샀던 물건이 이 재떨이예요.

컴팩트한 디자인의 지갑은 교보문고에서 산 제품인데요. 유틸리티 아이템을 주로 만드는 시크리드라는 브랜드에서 나온 금속 재질 카드 지갑이에요. 처음 봤을 때부터 재떨이와 비슷한 계열의 디자인이라 같이 들고 다니면 예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구매했습니다.

던롭 피크 & 자체 제작 피크 케이스

피크 케이스는 10여 년 전 대학생 시절에 같이 다니던 친한 형이랑 만든 거예요. 당시 피크 케이스를 하나 사려고 했는데 별로 마음에 드는 게 없더라고요. 흔한 플라스틱 피크 케이스가 아니라 손에 묵직하게 들어오는 금속 케이스를 원했거든요. 그런데 마침 조소를 하는 친한 형이 있어서 제작을 부탁했죠. 쇳덩이를 넣어서 무게감을 더했고, 탄창처럼 피크를 하나씩 빼면 밑에서 새 피크가 올라오는 방식으로 만들었어요.

피크는 던롭 제품을 쓰고 있습니다. 어쿠스틱 기타를 칠 때는 보통 0.73mm 두께의 피크를 쓰고요. 일렉트릭 기타로 솔로를 쳐야 할 때는 1mm 피크를 쓸 때도 있습니다.

카웨코 AL 스포츠 볼펜 & 데이제르 펜 참

왼쪽에 있는 건 카웨코의 AL 스포츠 볼펜인데요. 피크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금속으로 만들어져서 묵직한 것도 맘에 들고, 작아서 휴대하기 편하다 보니 자주 들고 다녀요.

오른쪽에 있는 건 다다 서비스와 협업을 하기도 했던 데이제르라는 프랑스 액세서리 브랜드의 펜인데요. BIC 펜의 헤드 부분을 금속으로 교체해서 만든 키체인 제품이에요. 데이제르는 이렇게 특이하고 재미있는 액세서리를 많이 만듭니다.

데이제르 x 다다 서비스 포춘 이어커프 & 라이스 네클리스

저희 다다 서비스와 데이제르가 함께 만든 주얼리인데요. 개인적으로 아시아적인 요소가 재치 있게 반영된 좋은 협업이었다고 생각해요. 이어커프는 옥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옥은 다다 서비스 멤버들이 ‘한국적인 것’, ‘아시아적인 것’이 뭘까 고민을 하다 도달한 소재예요. 그 이후에도 베어브릭이나 스케이트보드 등 옥을 테마로 한 여러 협업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어요. 그리고 목걸이는 쌀알 모양의 진주로 밥풀 같은 이미지를 구현했어요. 이 두 가지 테마와 조합이 재미있다고 생각해요.

멕시칸 오팔 링

반지 가운데에 박힌 멕시칸 오팔에는 사연이 있어요. 제가 3, 4년 전에 커다란 멕시칸 오팔 사진을 보고 반해서 종로 귀금속 상가를 돌아다니면서 원석을 손에 넣었거든요. 그리고 그걸 아는 분께 가공해달라고 맡겼는데, 그 뒤에 해외 투어 등으로 바빠지면서 맡겼단 사실을 잊어버린 거예요. 결국 3년이나 지나 찾으러 갔더니 제가 맡긴 오팔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비슷한 디자인의 다른 오팔을 주셨어요. 그 오팔을 친구에게 의뢰해 지금의 반지로 완성시켰습니다. 그런 별난 과정이 있어서 그런지 유난히 애착이 가는 반지입니다.

레더맨 응급 가위 & 크니펙스 렌치

제가 원래 아기자기한 공구류를 좋아하는데요. 왼쪽에 있는 건 그 중 가장 최근에 산 아이템이에요. 레더맨이라고 하는 미국 멀티툴 회사에서 나온 응급 가위입니다. 원래는 구급요원들이 옷에 차고 다니다가 위급 상황 때 환자의 옷이나 물건 따위를 자르도록 만들어진 제품이에요. 저야 그런 식으로 쓸 일이 딱히 없지만, 만듦새가 너무 좋고 멋있어서 갖고 싶었어요. 오른쪽에 있는 건 크니펙스라고 하는 독일 공구 브랜드의 렌치인데요. 작은 사이즈라 평소 가지고 다니면서 기타줄을 갈거나 할 때 사용합니다.

마티아스 헤드폰 앰프

저희가 해외에서 녹음을 자주 하다 보니 매번 모니터링 컨디션이 너무 달라진다는 문제가 있었는데요. 그래서 사운드의 기준점을 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늘 있었어요. 그러던 중 독일 베를린에서 닐스 프람이라는 아티스트의 펑크하우스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했는데요. 그분이 헤드폰 앰프를 따로 제작해서 쓰고 있단 걸 알게 됐어요. 그때 저희도 그 앰프의 성능을 체험하고 너무 맘에 들었기 때문에 제작자인 마티아스라는 분을 소개받아서 직접 제작을 맡기게 됐습니다.

마티아스는 정말 어마어마한 아날로그 장비 오타쿠이자 엔지니어예요. 저희가 독일 통일 전 시대의 노이만 기기 같은 빈티지 독일 음악 장비들을 많이 좋아하는데요. 마티아스는 그것들을 전부 다 다룰 줄 알고, 복원까지 디테일하게 할 줄 알아요. 앰프 등의 장비도 원하는 방향에 맞춰 만들 수 있죠. 저희 앰프의 디자인도 모두 저희 요청대로 해줬어요. 케이싱의 재질이나 골드 컬러 패널, 노브도 저희가 선택했고, 한자로 새겨진 숫자도 따로 요청한 거예요. 또 포트 구성도 저희 멤버 네 명이 동시에 듣는 데 최적화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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