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윤 인터뷰: 얼터너티브한 삶

“동물적으로 음악을 만들고, 이성적으로 세상에 선보이고 싶다.”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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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솔로 앨범 <Episode 1 : Love> 발매 직후 일본에 다녀왔다. 얼마만에 방문한 건가?

1년만이었다. 이번에는 새소년 공연 차 다녀왔다. 솔로 앨범 작업에 몰두하다 새소년의 일원으로 돌아가니, 마음이 편하면서도 하루아침에 밴드 모드로 전환하는 게 쉽지만은 않더라.

솔로와 밴드라는 점 외, 솔로와 새소년에 임하는 태도도 다른가?

소윤이 낯선 것에 집중하는 작업이라면, 새소년의 나는 즉각적 반응 그러니까 날 것에 집중하고 동물적으로 반응하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솔로 앨범 발매 직후 새소년 공연을 하니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새소년에서의 나는 뭘 해도 용납이 된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솔로로서는 그 대상이 용납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차이는 어디에서 오나? 

솔로는 낯선 나를 표현하는 거고, 그런 음악을 만드는 순간의 감각을 잘 표현해야 하니까. 관객을 마주한 무대에서 혼자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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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는 마르지엘라, 안경은 젠틀몬스터 x 마르지엘라, 팬츠와 슈즈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새소년의 앨범 작업도 병행 중이지 않나?

솔로와 새소년 작업을 동시에 하는 걸 즐긴다. 그래서 <Episode 1 : Love>을 발매하니 어떠냐는 질문을 받으면 서둘러 재정비해서 다음 작업을 하고 싶다고 답한다. 작업 중인 다음 새소년 앨범의 힌트는 지극히 우리의 개인적인 내용이면서도 범용될 이야기이길 바란다는 것.

<Episode 1 : Love>의 타이틀 곡이 ‘Smoke Sprite’와 ‘Bad’ 두 노래인 이유가 있나?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고 골랐다. 모든 곡을 음반을 대표하는 곡이라 생각하고 임했지만, 모든 노래를 타이틀로 내걸면 역설적으로 모든 곡이 타이틀 곡이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몇 곡만 꼽은 거다. ‘Smoke Sprite’는 만들 때부터 타이틀 곡 같았다.

소속사에서 미리 보내준 앨범 소개 자료에 곡의 장르가 다 다르다는 설명도 있다.

각 곡의 장르를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음악을 장르로 구분해 듣지 않는 편이기도 하다. 장르와 별개로 곡의 무드는 들어보면 알 거라 생각한다.

같은 자료에 음악을 만들 때는 동물적으로, 선보일 때는 이성적으로 임하고 싶다는 말도 있다.

예전에 동물적인 감각과 이성적인 사고를 함께 갖고 있다는 사실에 자괴감을 느낀 적 있다. 진정한 나는 어떤 모습인지 모르겠더라. 그러다 두 모습 모두 자연스러운 내 모습이라는 걸 받아들이고 적합한 순간에 더 필요한 걸 꺼낸다는 걸 인지했다. 그래서 음악을 만들 때는 더 감각적으로, 비주얼을 비롯한 작업은 더 예리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곡의 장르는 달라도 얼터너티브 록 요소가 있다는 공통점이 보인다.

얼터너티브를 선택했다기보다는, 내가 얼터너티브한 사람이라 그런 것 같다. 꼬맹이 시절에는 고집이 없는 사람인가 생각했는데, 요즘은 마음에 든다. 어느 한 곳에 확실히 속해 있지 않은 사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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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와 부츠는 모두 제이든 초.

<Episode 1 : Love>는 여섯 명의 화자가 등장해 각 트랙을 노래하고, 앨범 비주얼도 소윤이 여섯 명의 다른 인물로 분장해 등장한다. 앨범은 물론 비주얼 콘셉트도 직접 기획하지 않았나?

음악을 만들 때 이미지와 감각이 같이 떠오른다. 이번 솔로 앨범은 더 영화적이길 바랐고, 그만큼 구체적으로 상상했다. 그렇게 정서라기보다 상황, 거기에 등장하는 인물을 묘사하게 됐다. 캐릭터보다 소윤이라는 인물이 각각 다른 이야기에 얼마나 녹아들고 소화하고 표현할 수 있는지에 집중했다. 이번 앨범은 픽션과 논픽션을 오가는 내용인데, 그래서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헤어 스타일만 바꿔도 사람들은 변했다고 하는데, 극단적으로 다른 여섯 가지 캐릭터가 담긴 콘텐츠가 나온다면, 처음에는 사람들이 헷갈리겠지만 자연스럽게 익숙해지지 않을까 기대했다. 그래서 앨범과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후, 나를 어떻게 인식할지 궁금한 요즘이다.

2집은 1집에 비해 개성 있는 음색과 기타에서 힘을 덜어낸 듯하다. 두 요소는 소윤의 큰 무기 아닌가?

목소리를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활용하고 싶지 않았다. 기타는 뮤직비디오, 프로필 사진 등에도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너도나도 멋지게 기타를 치려는 세상에 나까지 기타를 전면에 내세우고 싶지 않았다. 물론 누구 못지않게 기타를 잘 치기 위해 노력하지만, 티 내고 싶지 않았달까? 타고난 반골 기질이다.

<Episode 1 : Love>에는 RM, 박지윤은 물론 다프트 펑크와 샤를로뜨 갱스부르 등과 협업한 엔지니어 채브도 참여했다. 이번 음반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협업을 꼽기도 했다.

협업을 어려워하는 사람이라 더 잘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협업은 내 고집과 줏대라는 기둥을 멋지게 깎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규 1집 <So!YoON!>을 만들며 배운 게 많고, 함께하는 법을 더 배우고 싶었다. 좋은 팀워크는 서로의 장점을 발견해주는 거라 생각하는데, 그런 감각과 안목을 더 키우고자 했다. 그래서 <Episode 1 : Love>에 참여한 뮤지션은 물론, 비주얼 작업을 함께한 작업자들이 참여한 ‘코멘터리 앨범’을 기획했다. 한 트랙당 20-30분 분량이고, 4월 중순에 음원 사이트 등을 통해 발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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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은 페라가모, 스커트는 더오픈프로덕트, 슈즈는 베르사체, 글로브와 초커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코멘터리 앨범에는 어떤 인물이 나오나?

<Episode 1: Love>에 참여한 모두가 나온다. RM도, 박지윤도, 뮤직비디오 감독도, 스타일리스트도 참여했다. 협업이 중요했던 만큼,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람들이 이 앨범을 다각도로 감상하길 바란다.

코멘터리 앨범에 참여한 사람 중, 유독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나?

박지윤과의 대화. 그는 내가 태어난 1997년 데뷔했다. 팬이기도 하고, 곡 작업을 할 때 밀도 높게 소통했다. 코멘터리 앨범 녹음 때 같은 여성 뮤지션으로서 잘하고 있다는 말과 함께 한국에 이렇게 멋진 여성 뮤지션이 있다는 게 세계적으로 더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해줬는데, 그게 참 감동적이었다. 나는 그의 굉장한 팬으로서 여전히 신곡을 기다리고, 꾸준히 음악을 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대화 당시의 공기와 기운, 표정 등이 서로의 마음을 ‘터치’하는 느낌을 받았다.

과거 <포크라노스>와 인터뷰에서 “여성 뮤지션의 틀에서 얼마나 벗어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고, (그게 ) 할 일이라 생각한다”라고 밝힌 게 떠오르는 대목이다.

박지윤과의 대화는 영화 같았다. 10년 뒤쯤 그와의 대화를 돌아볼 시기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만큼.

소윤을 다룬 기사 제목에 록스타라는 수식어가 붙은 게 많다. 록스타라는 말은 어떻게 다가오나?

재밌는 건 <Episode 1 : Love>이 록스타스러운 앨범이 아니라는 거다. 그런데도 그런 수식이 나오는 이유가 뭘까?

세상이 록스타를 원하고, 소윤이 그에 부합한 사람이라는 뜻 아닐까?

한국에서 록스타가 나온다는 건 일면 모순이 있다. 전형적인 록스타는 많은 규율과 도덕성 등을 배반해야 하니까. 나름 많은 걸 배반했다고 생각하는데, 앞으로 어떤 걸 더 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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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와 부츠는 모두 제이든 초.

음악은 물론,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며, 사진도 찍는다. 창작을 즐기는 편인가?

음악 외 ‘딴짓’은 늘 하고 있다. 글도 자주 쓴다. 음악이 아닌 다른 매체로 내 생각을 표현하고 싶은 순간도 있으니까. 곡을 만들다 로딩을 기다릴 때 잠시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어렸을 때부터 무언가를 창작하는 걸 즐겼다. 여담으로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 프로필에 써둔 비공개 계정 @rough.tough_universe 직접 그린 그림을 포스팅한다.

어떤 사람이 멋지다고 생각하나?

특정 인물을 꼽기에는 멋진 사람이 너무 많다. 한편으로 진짜 멋진 건 죽은 뒤가 아닐까 생각한 적 있다. 이 넓은 세상에 작은 흠집을 내고 떠난 사람도 멋진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을 싫어하나?

싫다기보다는 패배주의적인 사람과 안 맞는 것 같다. 피해의식과 패배주의에 빠진 사람. 사고가 순환하지 않고, 자립할 수 없는 형태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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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는 페라가모.

황소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

내 중심에는 싱어송라이터가 있다.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나는 같은 시간을 보내도 다른 공간에 사는 거라 생각한다. 바쁘고 정신없는 와중에도 생각이 다른 곳으로 가 있는 시간을 멈추고 싶지 싶다.

지금 황소윤은 뮤지션으로서 어떤 단계에 와 있다고 생각하나?

새소년의 다음 앨범을 준비하고 있으니 지금은 재장전하는 시기다. 다시 총을 쏴야 하니까. 뒤를 돌아보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다. 직감상 올해는 그동안 쌓은 것들을 분출하는 시기라서. 올해 새소년의 새 앨범도 낼 거고, 여러모로 바쁠 텐데 한해를 무사히 보내고 싶다. 박명수가 한 유명한 말이 있지 않나.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 아니라, 꺾였는데도 그냥 계속하는 마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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