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entials: 굿넥

“SAY AGAIN GOODN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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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NECK!” 2007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관중석에 있던 젊은 한국 남자를 향해 외친 한 마디다. 당시 호날두는 알았을까? 즉흥적으로 내뱉은 짧은 외침이 한 남자의 인생을 바꾸는 이름이 되고, 그 남자가 한국 축구 문화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는 인물이 될 것이라는 걸. 

호날두가 새로운 이름을 지어준 그 순간부터 조승훈은 굿넥이 됐고, 이제 굿넥은 호날두에게 그 이름을 다시 한 번 더 들으러 떠나는 프로젝트, <SAY AGAIN GOODNECK>을 진행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의 오랜 팬인 굿넥은 지난 2013년부터 8년간 동명의 맨유 팬 전용 축구 펍 ‘굿넥’을 운영하며 맨유의 희로애락을 팬들과 공유했다. 맨유가 웃으면 굿넥도 웃고 맨유가 울면 굿넥도 함께 울었다. ‘원 라이프 원 팀’을 삶으로 증명하며 맨유, 그리고 호날두와 우정을 다져왔다.

Essentials: 굿넥

굿넥은 축구에 대해 ‘중요하지 않은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한다. “커리어, 가족, 건강 등 필수적인 것들을 제외하면 제 인생을 통틀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게 축구예요. 축구가 아니었으면 제가 겪었던 기적 같은 일들도 절대 없었죠.” 이제 굿넥은 그의 ‘갓 파더’ 호날두를 다시 만나러 갈 채비를 완벽히 마쳤다.

<하입비스트>는 굿넥이 개인적인 신념으로 여기는 ‘터무니없어 보이는 아이디어가 결국 성공한다’는 문구가 적힌 문을 열고 그의 공간 GTBT 갤러리에서 굿넥을 만났다. 호날두와의 운명적인 만남이 담긴 ‘굿넥’ 목걸이부터 월드컵 아카이브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맥주 컵까지. 굿넥의 사랑과 자유가 담긴 에센셜 아이템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굿넥

내 이름을 만들어 준 바로 그 전설의 목걸이다. 지난 2007년, 맨유 vs. FC 서울 방한 경기 관중석에서 이 목걸이를 하고 소리를 지르던 나를 보며 호날두가 “GOODNECK!”이라고 외쳤다. 그날 이후로 내 이름이 됐다. 호날두는 내게 새로운 이름을 줬으니 ‘갓파더’나 다름 없다. 현재 진행 중인 <SAY AGAIN GOODNECK> 프로젝트 역시 이 목걸이에서 시작된 얘기자 내 이름을 다시 듣기 위한 여정이다.

굿넥 2018 셔츠

내가 직접 제작한 2018년 여름 첫 번째 컬렉션이다. 항상 한국 축구를 응원하러 다닐 때, 이 셔츠를 입는다. 한국 대표팀이 상트페테르부르크 베이스캠프에 입성했을 때도, 독일 대표팀 촬영하러 갔다가 마츠 훔멜스가 내 휴대폰으로 ‘셀카’를 찍었을 때도 입었다. 특히 훔멜스와 사진 찍을 때 독일 팬들 사이에서코리아! 코리아! 손흥민 조심해라!”고 소리쳤는데 훔멜스가 정색했다. 무슨 말을 했는지 정확히 못 알아들었지만, 그냥 독일 대표팀에게 한 방 먹인 것 같아서 기분 좋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발롱도르

<SAY AGAIN GOODNECK>은 내가 호날두를 다시 한 번 만나러 떠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호날두의 흔적을 따라 고향인 포르투갈 마데이라부터 사우디 아라비아까지 직접 찾아가고 있다. 이 발롱도르는 그의 고향인 마데이라에서 직접 구매했다. 호날두의 위대한 커리어를 증명하는 이 오브제는 나의 ‘터무니없는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여정의 상징물이다.

슈프림 x 에이펙스 트윈 고어텍스 후디 재킷

<SAY AGAIN GOODNECK>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유럽을 돌아야 해서, 모든 날씨에 적합한 전투용 재킷이 필요했다. 3주간 촬영하는 동안 아주 유용하게 입었다. 때때로 촬영할 때는 상대방에게 호감을 사기 위한 장치적인 옷이 필요할 때가 있다. 고어텍스 기능도 훌륭하지만, 전문적인 인상을 주기에도 꽤 괜찮은 재킷이다.

스톤 아일랜드 가방

7~8년 정도 된 나의 캠코더 가방이다. 여기에 내 필름 카메라와 캠코더를 넣으면 컴팩트하게 딱 들어간다. 최근에는 이 가방에 맨유의 전설 에릭 칸토나에게 직접 사인을 받아서 더 특별하다. 칸토나는 축구 계에서 가장 괴인같은 선수이자 예술적인 인물이다. <SAY AGAIN GOODNECK>은 결국 ‘룩킹 포 크리스티아노’인데, 칸토나가 주연으로 나온 <룩킹 포 에릭> 영화와 비슷하다. 그래서 내 프로젝트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칸토나뿐이라고 확신했다. 오래 써서 다 뜯어졌지만, 이보다 더 마음에 드는 카메라 가방은 찾기 힘들 것 같다.

소니 NX80 캠코더

나는 언제나 이 카메라를 들고 세상을 기록한다. 이 캠코더로 촬영한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한국 vs. 독일전. 월드컵은 전문 카메라 반입이 금지돼 있다. 러시아는 그게 더 심했고. 그래서 일부러 뺏겨도 되는 카메라로 혼란을 준 덕분에 이 캠코더만 겨우 들고 들어갈 수 있었다. 세계 1위 챔피언 독일을 꺾은 그 경기를 불법적인 방법으로라도 기록해서 아카이브로 남겼다는 사실 자체가 값지다. 그리고 그 현장 속에 있는 내 모습이 담겨서 더 좋다.

야시카 T4 필름 카메라

20년이 다 되어가는 똑딱이 필름 카메라다. 고장이 잦지만 나에게는 여전히 최고의 카메라다. 이 카메라와 함께 전 세계를 누볐다. 가장 소중한 기록은 2011년 영국 여행에서 찍은 와이프 사진인데, 카메라에 달린 빨간 고리는 그때 맨체스터 거리에서 산 쇼핑백 끈을 잘라 묶은 것으로 아직도 쓰고 있다. 좋은 카메라를 사고 싶은 욕구도 있지만, 때깔 좋고 눈속임할 만한 건 많다. 테크닉적으로 훌륭한 결과물보다 진정성 있는 기록이 중요하다고 믿기에 나는 지금 이 순간의 날 것을 가지고 있는 장비들로 담아내고 싶다. 그게 내 스스로에게 부여한 미션이다.

2002 월드컵 오피셜 북

2002 월드컵의 오피셜 사진집이다. 경기 사진뿐만 아니라 경기장 안팎의 팬들의 기록들이 묶여져 있다. 그 당시에도 누군가는 기록을 했고, 시간이 흘러 나 같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기록하는 자’로서 나는 이 책이 중요하다.

베컴 머그 컵

매일 아침 일어나 여기에 물을 한 잔 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맨체스터의 어느 한 빈티지 숍에서 샀는데, 전 세계 그 누구도 이 컵에 물을 마시지 않을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다. 언제나 항상 물을 마실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나이키 러닝화

파주 헤이리에 이사온 이유 중 하나가 파주 NFC 축구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다. 어렸을 때는 선수들 보려고 담 넘고 그랬다. 내가 맨날 뛰는 러닝 코스가 있는데 그 때 우연히 손흥민, 이강인, 김승규 등 국가대표 선수들을 마주쳤다. 김승규 선수가 먼저 “굿넥 형 아니야?” 해서 그 때 가서 사인을 받았다. 국가대표 기운이 깃들었는지 이 러닝화를 신으면 조금 더 뛸 수 있게 된다. 

월드컵 FAN ID

러시아 월드컵, 카타르 월드컵에 다녀왔는데 그곳에서 신분증과 같은 역할을 하는 FAN ID 카드다. 카타르 월드컵 때는 갑자기 가게된 거라, FAN ID를 사전에 신청하지 못해서 구금됐다. 발급 센터는 주말이라 문을 닫았고, 결국 카타르 현지에 있는 동생의 도움으로 겨우 손에 넣었다. <트루먼 쇼>처럼 세상이 나를 괴롭힌 날이 있었는데, 그때가 그랬다.

월드컵 컵 아카이브

브라질, 러시아,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에서 직접 마셨던 맥주 잔들이다. 짐이 많으니까 전부 챙겨올 수가 없어서 캐리어에 딱 한 줄만 채워 온다. 잔마다 매치 데이가 적혀 있어 볼 때마다 그날의 경기와 분위기가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냥 맥주를 마셨던 컵이 아니라, 그 순간 내가 그곳에 있었다는 존재의 증명이다. 나에게는 가장 큰 수베니어다.

‘FUCK FIFA’ 샘플 저지

내가 브라질 월드컵에서 찍은 사진으로 만든 샘플 유니폼이자, 곧 나올 나의 첫 필름 사진집 <JOGA BONITO>의 표지다. <JOGA BONITO>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필름 100롤을 갖고 한 달 동안 찍었던 사진들을 큐레이션한 사진집이다. 나는 아무 기술도 없었고, 카메라 하나만 들고 갔다. 필름 카메라였기에 현상이 될 때까지 잘 찍혔는지 알 수 없었지만, 찍고 싶었던 순간들은 꼭 기록하고 싶어서 한 장 한 장 꾹꾹 눌러왔다. 브라질은 위험하니까 소매치기를 당할까 봐 배낭 맨 아래에 두고 챙겨 다닐 정도로 소중했다. 이 사진집이 브라질이라는 축구의 나라가, 그리고 그 월드컵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책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비비안 웨스트우드 WORLD’S END 햇

나의 올타임 넘버원 디자이너인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제품이자, 어렸을 때부터 정말 갖고 싶었던 모자다. 그녀는 본업인 패션을 제외하고도 세상에 대해 항상 귀 기울이고 자신의 메시지를 전파하려 했고, 그 모습이 나에게 큰 귀감이 됐다. 그래서 이 모자를 쓰고 다니면 터무니없는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구상할 때도 더 영감받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 최근에 구매한 물건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내가 갖고 살아갈 물건일 지도.

몽블랑 볼펜 & 만년필

나는 아이패드보다는 노트에 직접 글씨를 쓰는 것을 선호한다. 그래서 이 몽블랑 펜들이 항상 내 책상과 외출에 함께 한다. 쓸데없는 것부터 최고급까지 다 좋아하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바인데, 그중에서도 몽블랑 펜은 나의 아이디어를 기록하고 정리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도구다. 머릿속에 있는 소중한 생각들은 좋은 펜으로 써야 더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 확신한다.

루 리드 노트

와이프가 핸드 바인딩으로 손수 만들어준  노트다. 표지는 내가 진행하는 브랜드 <RIP : REST IN PARADISE> 중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인 루 리드로 만들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노트인 만큼, 갤러리 운영이나 예술 관련 아이디어 등 아트적인 영감과 기록을 남길 때만 사용한다.

<LOUD&PROUD> 아팟치 커스텀 웍스 벨트

아팟치 커스텀 웍스에게 나의 다큐멘터리 영화 제목인 <LOUD&PROUD>로 의뢰해 제작한 벨트다. 이 영화는 러시아 월드컵 때 찍었는데, 사실 월드컵은 그저 배경이었을 뿐이다. 나는 ‘축구’라는 거대한 스포츠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싶었다. 미디어에서 선수들 위주로 쉽게 볼 수 있는 내용 말고, 경기장 밖의 이야기들과 전 세계 팬들을 기록하고 관찰한 다큐멘터리다. 그래서 영화의 부제도 ‘축구는 팬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잡았다.

<LOUD&PROUD> 스카프 & 페넌트

나의 다큐멘터리 영화 <LOUD&PROUD>의 이름으로 제작한 페넌트와 스카프다. <이경규가 간다>는 볼 때마다 재밌지 않나. 그래서 나는 이 영화가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언제 봐도 행복한 작품이 되기를 바랐다. 그래서 내년에는 이 타이틀을 걸고 제 2회 축구 영화제를 직접 개최할 생각이다. 전 세계 축구 크리에이터들의 필름들을 상영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촘촘하게 구성해서 축구 문화 축제로 만들고자 한다. ‘시끄럽고 자랑스러운’ 축구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나의 비전이 담긴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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