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맥그리거의 예고편
함께 돌아온 이기 팝의 ‘Lust for Life’.
1977년 데이비드 보위와 함께 <러스트 포 라이프>를 작곡했을 때 이기 팝은 생각했다. “정말로 끝내주는 이 앨범에 온 미국인이 열광할 거야”. 그의 예감은 적중했지만, ‘한 시대를 풍미한 청춘 영화의 상징’이 될 자기 노래의 10년 뒤 미래까지 점치지는 못했다. 1996년, <트레인스포팅>의 첫 장면에서 이기 팝의 명곡과 함께 이안 맥그리거는 숨차게 달렸다. 쫓기듯 뛰고 또 뛰는 젊은 날의 초상은 90년대 컬트무비의 기념비적 한 컷으로 남았다.
도입부의 드럼 비트만 들어도 자연스레 그 명장면이 떠오르는 ‘러스트 포 라이프’가 20년 만에 다시 울려 퍼진다. 대니 보일 감독과 이안 맥그리거가 <T2: 트레인스포팅 2>으로 돌아왔다. 어반 웰시의 동명 소설을 영화한 <트레인스포팅>은 마약과 섹스, 폭력에 찌들어 오늘만 사는 젊은이들의 일상을 담은 영화. 마약의 환각을 판타지처럼 감각적인 비주얼로 표현하고, 온전하지 못한 청춘의 냉소를 포착해 90년대 개봉 당시 많은 젊은이들을 열광케 했다. 이 영화를 마음에 둔 영화 애호가라면 한 번쯤은 ‘렌턴, 스퍼드, 식 보이, 벡비’의 훗날을 궁금해했을지 모른다. 그 상상에 부응하는 <T2>는 원작을 기초로 20년 전 그 젊은이들의 10년 후 삶을 그린다. 마크 렌트 역의 이안 맥그리거는 물론 이완 브렘너, 조니 리 밀러, 로버트 칼라일까지 원작의 배우 모두 그대로 소환했다.
20년이 지났어도 예고편 속 네 남자는 여전히 에너지 넘치는 청춘의 모습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그들처럼 산다면 별로 두렵지 않은 일 아닐까. <T2: 트레인스포팅 2>는 지난 1월 27일 영국에서 개봉했다. 미국 개봉은 3월 17일. 국내 개봉은 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