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최초로 한국 스타트업과 손잡고 개발한 혁신적 기술은?
시각장애인에게 화면을 보여준다?

애플이 시각장애인용 기기를 개발해온 소셜벤처 ‘닷’과 공동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다. 애플이 한국 스타트업과 소프트웨어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애플과 닷이 공동 개발 중인 기술은 시각장애인용 촉각 디스플레이다. 촉각 디스플레이 ‘닷 패드’로 아이폰과 아이패드 화면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 촉각 디스플레이는 점자만 표현할 수 있었던 기존 기기와 다르게 사진이나 그래프 등 이미지까지 표현 가능하다. 이에 따라 실시간으로 아이폰·아이패드 화면을 닷 패드에서 곧장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사용자는 iOS와 iPadOS의 15.2 버전에서부터 ‘보이스오버’ 기능을 통해 닷 패드를 쓸 수 있다. 보이스오버는 사용자가 화면 속 글자나 그림을 클릭하면 그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능이다. 두 회사는 촉각 앱 개발 가이드라인(API)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된 기준이 생긴 만큼 시각장애인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의 수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시각장애인의 기기 활용을 고민했고, 지난해에는 음의 높낮이로 그래프를 표현하는 ‘오디오 그래프’ 기능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음성만으로는 시각장애인이 그래픽의 형태를 온전히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여기에 ‘닷 패드’가 해답이 됐다. 닷은 수백 개의 핀이 독립적으로 움직이면서 촉각으로 느낄 수 있는 이미지·그래픽 모양을 만들어내는 패드를 개발했다. 애플과 협업한 제품에는 2천4백 개의 핀이 사용된다.
닷 관계자는 “닷 패드를 본 애플 관계자가 애플에 있는 모든 콘텐트를 시각장애인도 볼 수 있게 해보자고 제안했다”고 이야기했다. 닷 패드는 지금 아이폰·아이패드와 바로 연동해 쓸 수 있다. 또한 아이폰·아이패드에 있는 이미지 하나를 닷 패드에 구현하는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 내년에는 화면 전체를 패드에 구현할 수 있도록 한 버전을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