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사람들이 꼽은 분야별 ‘2023 최고의 컴백’

패션 브랜드, 영화 감독, 시계 등.

패션 
3,465 Hypes

오랜만에 돌아온 반가운 얼굴이 유난히 많았던 2023년. 어느 정도 예정된 복귀도, 당황스러울 정도로 갑작스러운 컴백도 있었다. 그렇다면 그중 올해 최고로 꼽을만한 ‘컴백’은 무엇일까? 패션부터 음악, 영화까지, <하입비스트>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물었다.

패션 브랜드 – 스테파노 필라티, 랜덤 아이덴티티

업계 사람들이 꼽은 ‘2023 최고의 컴백’, 안드레 3000, 박지윤, 박지윤 숨을 쉰다, 숨을 쉰다, 메르세데스 벤츠, 스테파노 필라티, 랜덤 아이덴티티, 바이어, 패션 바이어, 엠프티 성수, 롤렉스, 폴 뉴먼, 아키카우리스마키, 사랑은 낙엽을 타고

Random Identities

다년간 유수의 패션 하우스에서 경력을 쌓은 스테파노 필리티가 런칭한 독자적인 레이블, 랜덤 아이덴티티가 3년 만에 신규 컬렉션을 런칭했다. 그리고 그의 귀환은 3년 전 그가 컬렉션 중단을 알렸을 때만큼이나 양가적인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과거 갑작스레 컬렉션을 중단하며 실무적으로 느낀 당혹스러움 반, 팬으로서 느낀 아쉬움 반. 하지만 개인적인 감정을 배제하면, 랜덤 아이덴티티의 컴백이 패션 신에 미칠 영향은 분명 적지 않아 보인다. 그간 우아한 테일러링을 선보이는 브랜드가 설 자리가 많지 않았던 한국 시장에선 더욱 그렇다. 랜덤 아이덴티티라는 이름처럼, 브랜드는 젠더리스한 무드와 퀴어 요소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가 표현되는 방식은 비슷한 콘셉트의 신생 브랜드와는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세련됐다. 우아하면서도 도발적이고, 클래식하지만 진부하지 않다. 랜덤 아이덴티티의 행보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이상원, 엠프티 바이어

스니커 – 반스, 뉴 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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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lexx

2023년은 아디다스 삼바와 가젤, 그리고 오니츠카 타이거 멕시코 66을 비롯한 날렵한 셰이프의 스니커가 강세를 보인 한 해였다. 하지만 평소 날렵한 실루엣의 스니커를 선호하지 않는 나에게 가장 반가웠던 것은 반스 뉴 스쿨의 본격적인 재출시였다. 1998년에 처음 공개된 반스 뉴 스쿨은 당시의 유행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스니커다. 어퍼는 반스 올드 스쿨을 ‘벌크업’시킨 듯한 형태로 디자인됐으며, 굵은 슈레이스는 우동 면발을 연상시킨다. 둔하면서도 장난기 넘치는 디자인 덕분에 스트리트한 무드를 연출하기에도 적합하다. 무엇보다도 통이 넓은 바지에도 신발이 쉽사리 가려지지 않는다는 것이 크나큰 장점이다. 지금처럼 Y2K 스타일과 와이드 카고 팬츠가 유행하는 시기엔 더더욱 유용한 디자인이다. 송필드, 콘텐츠 크리에이터

프로듀서 – 안드레 3000, <New Blue Sun>

업계 사람들이 꼽은 ‘2023 최고의 컴백’, 안드레 3000, 박지윤, 박지윤 숨을 쉰다, 숨을 쉰다, 메르세데스 벤츠, 스테파노 필라티, 랜덤 아이덴티티, 바이어, 패션 바이어, 엠프티 성수, 롤렉스, 폴 뉴먼, 아키카우리스마키, 사랑은 낙엽을 타고

Epic Records

너무 당연한 인물을 뽑고 싶지 않아 고민해 봤지만, 역시 2023년 ‘올해의 컴백’으로 안드레 3000의 임팩트를 뛰어넘을 인물은 없었다. ‘랩 제일 잘하는 래퍼’ 중 하나로 끊임없이 언급되지만 극단적으로 활동이 없었던 안드레 3000은 올해 데뷔한 지 29년 만의 첫 솔로 앨범이자 아웃캐스트 활동 이후 17년 만의 작업물 <New Blue Sun>을 내놓았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플루트 연주를 메인으로 한 앰비언트 재즈, 뉴에이지 인스트루멘탈 앨범이었다. 그의 환상적인 랩이 담겨 있지 않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진정한 크리에이터에게는 랩도 연주도 모두 표현 방법의 하나일 뿐. 그는 앨범의 프로듀서로서 가장 진정성 있는 방식을 과감히 채택했고, 결과 또한 훌륭했다. 장르를 뛰어넘어 새로운 명작을 탄생시킨 안드레 3000의 색다른 컴백으로 기억될 2023년이다. 최용환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아티스트 – 박지윤, <숨을 쉰다>

업계 사람들이 꼽은 ‘2023 최고의 컴백’, 안드레 3000, 박지윤, 박지윤 숨을 쉰다, 숨을 쉰다, 메르세데스 벤츠, 스테파노 필라티, 랜덤 아이덴티티, 바이어, 패션 바이어, 엠프티 성수, 롤렉스, 폴 뉴먼, 아키카우리스마키, 사랑은 낙엽을 타고

Parkjiyoon Creative

수많은 정보에 휩싸인 채 맥락과 과정보단 결론에 초점을 맞추며 살게 되는 요즘이다. 이 역시 삶을 살아가는 방식 중 하나겠지만, 모두에게 맞는 옷일 수는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도 이게 맞는 거라며 점점 자신을 잃어가고 있을 때 박지윤이 정규 10집 <숨을 쉰다>로 다시 돌아와 마음에 빛을 쬐어줬다. 오랜 세월을 거쳐 만든 그의 음악 속엔 슬픈 세상 속에서 숨을 고르고, 자기만의 방향으로 천천히 나아가며, 사랑을 되찾고, 또 되돌려 주는 그의 모습과 과정들이 서려 있는 듯하다. 이 앨범을 감상하며 박지윤의 지난 노래들과 함께 행복했던 과거의 모습을 되새길 수 있었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박지윤을 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를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마침내 되찾은 우리가 공명할 수 있게, 우리가 우리여도 괜찮다고, 박지윤은 음악으로 이야기한다. 오랜만에 돌아온 박지윤이 ‘박지윤’이여서 그저 고마웠던 올해의 컴백이다. 최승인, KBS Cool FM <STATION Z> 작가

자동차 –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 클래스

업계 사람들이 꼽은 ‘2023 최고의 컴백’, 안드레 3000, 박지윤, 박지윤 숨을 쉰다, 숨을 쉰다, 메르세데스 벤츠, 스테파노 필라티, 랜덤 아이덴티티, 바이어, 패션 바이어, 엠프티 성수, 롤렉스, 폴 뉴먼, 아키카우리스마키, 사랑은 낙엽을 타고

Mercedes-Benz

지난 8년간 줄곧 국내 수입차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워 온 E 클래스는 메르세데스-벤츠의 효자 모델이다. 그런 E 클래스가 약 8년 만에 풀체인지로 돌아왔다. 유려한 디자인은 최신 트렌드를 적극 수용한 듯하다. 벤츠 심볼 형상의 테일램프 디자인과 곧게 뻗은 그릴에선 앞으로 메르세데스-벤츠가 다른 모델에도 반영할 디자인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눈에 띄게 발전한 각종 디지털 편의사양에 있다. 3세대 MBUX, 조수석까지 이어지는 슈퍼 스크린, 그리고 2025년도 모델부터 본격 적용될 메르세데스-벤츠의 자체 운영체제인 MB.OS의 선행 버전도 탑재됐다. 덕분에 스포티파이틱톡 이용은 물론, 심지어 줌 화상 회의도 손쉽게 할 수 있다. 모두 없는 것보단 있는 게 나은 기능이다. 이정우, 아카이브닝 에디터

영화 감독 – 아키 카우리스마키, <사랑은 낙엽을 타고>

업계 사람들이 꼽은 ‘2023 최고의 컴백’, 안드레 3000, 박지윤, 박지윤 숨을 쉰다, 숨을 쉰다, 메르세데스 벤츠, 스테파노 필라티, 랜덤 아이덴티티, 바이어, 패션 바이어, 엠프티 성수, 롤렉스, 폴 뉴먼, 아키카우리스마키, 사랑은 낙엽을 타고

Sputnik/Finnish Film Foundation

아키 카우리스마키가 은퇴 선언을 번복하고 6년 만의 신작 <사랑은 낙엽을 타고>로 복귀했다. 그리고 지난 40년간 그가 축적해 온 ‘카우리스마키’스러운 것들은 이 작품에서도 변함없이 형형하다. 영화엔 프라이탁 매장에서 볼 법한 톤의 옷을 입은 룸펜 프롤레타리아 남녀가 등장한다. ‘데드팬’ 한 두 남녀는 고독을 곱씹는 데 익숙하지만, 홀로 있을 때면 만성이 된 고독이 이따금 역류해 감상에 젖은 밤을 지새운다. 이들의 삶을 구성하는 주요 원소는 술과 로큰롤 음악, 담배와 트랜지스터라디오다. 근근이 생계를 꾸리는 이들이 귀 기울이는 목소리는 언제나 핀란드 밖 엄혹한 국제 정세다. 도무지 온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팍팍한 삶을 사는 노동자들은 꼭 한번 서로 연대하며 소중한 기적을 체험한다. 이처럼 어떤 영화든 프랙털처럼 반복 순환하는 카우리스마키만의 익숙한 감흥은 놀랍게도 자기 복제로 느껴지지 않는다. 일생을 새침하게 사는 이 감독을 닮은 영화 속 주인공들의 퉁명스러운 사랑을 보고 있으면, 늘 곁의 타인에게 온 마음을 쏟지 않고도 서로를 양껏 보듬을 수 있는 수많은 경우의 수를 배운다. 정재현, <씨네21> 에디터 

시계 – 롤렉스, 르망24시 100주년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

업계 사람들이 꼽은 ‘2023 최고의 컴백’, 안드레 3000, 박지윤, 박지윤 숨을 쉰다, 숨을 쉰다, 메르세데스 벤츠, 스테파노 필라티, 랜덤 아이덴티티, 바이어, 패션 바이어, 엠프티 성수, 롤렉스, 폴 뉴먼, 아키카우리스마키, 사랑은 낙엽을 타고

Rolex

폴 뉴먼이 착용한 롤렉스 데이토나는 롤렉스의 제품 중에서 가장 높은 인기와 가격을 자랑한다. 여기엔 배우 겸 카레이서로 활동했던 폴 뉴먼의 명성도 한몫했겠지만, 그가 착용한 일련의 모델들이 가진 희귀성과 독특한 디자인의 영향도 크다. 아르데코 스타일의 서브 다이얼이 특징인 ‘폴 뉴먼’ 롤렉스 데이토나는 지금까지 불과 수만 점만이 제작됐다. 다른 모델에선 찾아보기 힘든 디테일이다. 그런데 올해 폴 뉴먼의 롤렉스를 닮은 롤렉스 르망 24시 100주년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가 새롭게 출시됐다. 빈티지 데이토나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이그조틱’ 서브 다이얼과 폴 뉴먼 모델들의 공통적인 특징인 흑백 다이얼이 채택됐으며, 타키미터 눈금의 숫자 ‘100’은 레드 컬러로 적혀 포인트를 더했다. 폴 뉴먼의 롤렉스가 연상되는 디자인이다. 덕분에 이 모델은 현재 5만1천4백 달러(한화 약 6천7백만 원)라는 출시가를 훨씬 뛰어넘은 약 40만 달러(한화 약 5억2천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축적된 세월도, 폴 뉴먼의 스토리도, 값비싼 소재도 없이 세운 기록이다. 제종현, <하입비스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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