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비통 ‘밀리어네어 스피디 백’은 약 13억 원의 가치를 할까?

‘억’ 소리를 정당화하는 것은 무엇인가?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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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렐 윌리엄스루이 비통 데뷔 컬렉션 런웨이는 눈을 즐겁게 하는 순간이었다. 그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시선은 새로운 밀리어네어 스피디 백으로 향했다. 퍼렐 윌리엄스는 과거 보급형으로 출시됐던 스피디 실루엣을 노골적인 로고와 기억에 남는 모양, 거침없는 레퍼런스 그리고 고급스러운 악어가죽으로 재해석했다. 이후 리한나는 퍼렐 윌리엄스의 루이 비통 첫 번째 캠페인에서 밀리어네어 스피디 백을 들고 등장했고, 몇 달 후 농구 선수 P.J. 터커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화 약 13억 원(백만 달러)이라는 가격이 공개됐다.

밀리어네어 스피디 백은 퍼렐 윌리엄스가 루이 비통의 수장으로 데뷔한 문화적, 역사적 기념비이자 현대 럭셔리 문화의 정점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가방이 13억 원의 가치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화적 관련성을 뒤로하고, 가방은 ‘로그’, ‘버트’, ‘마론’, ‘블루’, 쥰’ 등 다섯 가지 컬러웨이로 출시되며 럭셔리 시장에서 가장 비싼 동물 가죽인 악어가죽을 사용해 수제로 제작됐다. 외관에는 반전된 화이트 모노그램과 황갈색 액센트, 파베 세팅 다이아몬드 ‘LV’ 펜던트, 리벳과 버클, 두툼한 쿠반 링크의 옐로 골드 하드웨어가 적용됐다.

럭셔리 가방 컬렉션과 하이엔드 디자이너 제품에 대한 전문 지식으로 유명한 28세의 틱톡커, 찰스 그로스는 악어가죽의 가격이 비싼 이유에 대해 “다양한 컬러로 무두질하기 가장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들은 악어가죽에 유광이나 무광과 같은 특정 마감 처리를 하기가 더 어렵다고 말한다. 그리고 결함이 없는 정확한 크기의 가죽을 확보하거나, 장기적으로 관리하는 난도가 높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프라다 매장에서 유리 케이스 안에 보관되는 유일한 가방, 갤러리아는 악어가죽으로 제작된다.

하지만 한화 약 13억 원은 루이 비통 가방의 소재 가치에 비하면 턱없이 높은 가격이다. 비교를 위해 악어, 악어새, 타조, 도마뱀 등의 가죽으로 제작되는 에르메스 버킨은 디자인의 색상, 크기, 소재, 날짜 스탬프 및 상태에 따라 약 1천3백만 원(1만4백 달러)에서 26억 원(2백만 달러) 사이로 판매된다. 찰스 그로스는 에르메스와 동일한 디자인 방식과 소재를 사용하는 여러 독립 장인과 이야기를 나눈 결과 “모든 브랜드를 제거하고, 선택한 소재와 장인이 가방을 만드는 데 소요되는 시간, 무두질 과정, 염색 과정을 고려하면 버킨의 실제 생산 비용은 약 1백만 원(8백 달러)에서 1백20만 원(9백50 달러) 사이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루이 비통이 사용하는 악어가죽 가격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가정하고, 거기에 다이아몬드와 골드 디테일을 더하더라도 최종 가격은 13억 원과 큰 차이가 난다. 여기서 ‘지위와 독점성이 하이엔드 액세서리의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진짜 궁금증이 생긴다.

“어느 순간부터 전 세계의 부자들이 원치 않는 다른 제품을 사면서 브랜드에게 가방을 팔아달라고 애원하는 일이 벌어졌다. 브랜드가 차지할 수 있는 독특한 위치라고 생각한다.” —찰스 그로스

럭셔리 수집가들은 문자 그대로나, 비유적으로나 가방을 사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상품에 대한 고객의 갈망은 독점 상품을 구매할 수 없을 때 더욱 커진다. 에르메스는 부유층의 이러한 사고방식을 가장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에게만 최고급 제품을 제공함으로써 활용한다. 고객들이 버킨 백을 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찰스 그로스는 “최근 에르메스 애견 텐트를 구매한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은 개를 키우지 않는다. 내가 ‘버킨 데이트’라고 부르는 때 그 텐트를 샀다고 했다”라며 “에르메스 구매 희망자들은 꿈에 그리던 가방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6천만 원 상당의 보석, 가정용품, 담요, 시계, 기성복, 심지어 반려견 텐트까지 현금으로 구매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느 순간부터 전 세계의 부자들이 원치 않는 다른 제품을 사면서 브랜드에 가방을 팔아달라고 애원하는 일이 벌어졌다. 브랜드가 차지할 수 있는 독특한 위치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루이 비통 밀리어네어 스피디 백의 경우 아무리 부유한 고객이라도 퍼렐 윌리엄스의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내부 전용’ 웹사이트에 접근 권한이 주어진다. 이 때문에 아무리 부자더라도 가방을 사지 못할 수 있다. 루이 비통은 소비자에게 최고급 아이템을 제공하는 대가로 활발한 구매 이력을 쌓도록 강요하지도 않는다. 찰스 그로스는 “루이 비통은 아무리 희귀하고 독점적인 제품이라도 요청만 하면 구매가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밀리어네어 스피디 백의 한정 수량 판매는 루이 비통이 에르메스의 전략과 매우 유사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신호이며, 일부 고액 구매자들은 실제로 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지에 의문을 품고 있다.

수집가들은 구매를 결정할 때 색상, 소재, 크기 등 주관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제품 수명과 가치 여부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한다. 이중 제품 수명은 추후 조정 및 수리에 판매처의 상황이 고려된다. 이에 관해 찰스 그로스는 “최근 프라다 매장에서 갤러리아 백이 15가지 변형 제품으로 진열된 모습을 봤다. 많은 회사가 빠른 속도로 가방을 출시하고, 특정 스타일이 빠르게 단종되거나 교체된다”라며 “만약 내가 지금 가방을 구입한다면, 1년 뒤 수리나 교체를 받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신상품의 경우 원래 가격을 유지하거나 초과 달성한 실적이 없고, 중고 럭셔리 시장은 경기의 기복에 따라 변동하기 때문에 가치를 예측하기가 더 어렵다. 출시 당시 찬사를 받았던 제품도 예상 재판매 가격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찰스 그로스는 “2014년 칼 라거펠트 루이 비통 가방을 구매했었다. 샌드백처럼 생겼는데 ‘루이 비통의 칼 라거펠트 가방이니 미래에 분명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도 구매하지 않았다”라고 예를 들었다.

“이 특별한 가방은 문화적인 작품이지만, 소비자들은 박물관이나 매장에서 리한나가 들고 있는 사진을 보는 일이 실제로 갖기보다 더 큰 가치를 얻는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밀리어네어 스피디 백의 가치는 퍼렐 윌리엄스나 리한나를 막론하고, 이 가방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달려있다. 특히 열렬한 패션 팬들은 그의 임기가 어떻게 전개되든 간에 루이 비통과 퍼렐 윌리엄스의 역사에서 이 가방이 차지하는 위치를 알아본다. 찰스 그로스는 이를 이 특별한 가방은 문화적인 작품이지만, 소비자들은 박물관이나 매장에서 리한나가 들고 있는 사진을 보는 일이 실제로 갖기보다 더 큰 가치를 얻는다고 생각한다”라며 “만약 길거리에서 이 가방을 들고 다닌다면, 그 누구도 이 가방이 13억 원의 가치라는 사실을 모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퍼렐 윌리엄스가 가진 문화적 영향력을 따라잡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의 루이 비통 데뷔 쇼는 루이 비통 자체 플랫폼에서 7억7천5백만 회라는 기록적인 조회수를 기록했고, 언론 계정에서는 3억 회에 달하는 조회수를 추가로 기록했다. 당연히 그의 밀리어네어 스피디 백은 올해 가장 화제가 된 액세서리였다. 가격대를 고려할 때 일부만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전례 없이 까다로운 과정으로 인해 지갑이 두꺼운 소비자들은 이 액세서리가 애초부터 자신들을 위한 아이템이었는지를 궁금해하고 있다. 찰스 그로스는 “이상하게도 퍼렐 윌리엄스의 친구들을 위한 ‘클럽’ 같은 느낌이 든다”라며 “퍼렐 윌리엄스의 친구라면, A급 슈퍼스타라면 누구나 이 클럽에 가입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퍼렐 윌리엄스의 밀리어네어 스피디 백이 향후 몇 년 동안 상류층의 품에 안기기 시작하든, 멀리서 감상하는 예술 작품으로 남든, 이 가방은 그 이전의 가방들을 초월하는 ‘현상’이 됐다. 루이 비통이 보기에 이 가방은 유물이자 방대한 아카이브의 초석으로, 자사의 현재 아이덴티티를 간결하게 드러낸다. 그것만으로도 이 가격을 정당화할 수 있다. 팬들은 언젠가 소유하고 싶은 궁극의 지위 상징으로 여길 수도 있고, 엘리트주의의 전형이라며 가치를 비웃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밀리어네어 스피디 백의 웹 포털 열쇠를 받은 사람들은 수많은 장단점을 스스로 따져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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