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entials: 디스이즈네버댓 최종규
롤렉스 서브마리너와 도라에몽 가방을 동시에 소유한 ‘취향 부자’.

2010년 박인욱, 조나단, 최종규 세 명의 창립자가 설립한 디스이즈네버댓은 국내 로컬 브랜드로서 유일무이한 행보를 걷고 있다. 지난해 ‘스트리트 패션의 성지’로 통하는 도쿄 하라주쿠에 플래그십 스토어의 문을 열기도 한 디스이즈네버댓은 뉴발란스, 컨버스, <포켓몬스터>, 뉴에라, 고어텍스, 지샥 등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켜 나가고 있다.
디스이즈네버댓의 다채로운 행보를 최전선에서 이끌고 있는 이는 바로 최종규 디렉터다. 전 세계를 오가며 패션계에서 방대한 경험치를 쌓은 그는 흥미롭게도 자신이 오타쿠로서의 삶을 살아왔다고 말했다. 그만큼 그의 취향은 어딘가 남다르다. <슬램덩크> 속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로 산왕공고의 정우성을 꼽는가 하면, 자신의 인생 만화로 ‘원나블’이 아닌 <플루토>, <꼭두각시 서커스>, <해피>를 소개한다.
“어릴 적 갖지 못했던 것들을 이제는 하나 둘 모아가고 있다”라고 덧붙인 그가 <하입비스트>를 통해 소개하고 싶었던 아이템은 무엇일까? 전날 밤새 고민 끝에 가져왔다며 커다란 짐가방에서 하나둘 꺼낸 최종규 디렉터의 애장품을 확인해 보자.
디스이즈네버댓 x 클락스 데저트 부츠, 디스이즈네버댓 x 뉴발란스 2002R
먼저 오른쪽에 있는 건 디스이즈네버댓 x 클락스 협업 데저트 부츠입니다. 개인적으로 워낙 좋아해서 아끼는 신발인데, 외국 출장 갈 때는 꼭 챙겨가는 편이에요. 왼쪽은 디스이즈네버댓 x 뉴발란스 2002R. 뉴발란스와는 여러 차례 협업을 했는데 이 신발을 가장 자주 신어서 가져왔어요. 2002R은 특히 내구성이 좋아요. 처음 완성됐을 때부터 마음에 들었어죠. 캠핑 갈 때 가장 많이 손이 가는 신발입니다.
고야드 토트백 & 핸드백
가방을 살 때 꼭 따지는 기준이 하나 있어요. 무조건 닌텐도 DS가 들어갈 것. 그래서 아예 작은 미니백은 하나도 없습니다. 오늘 가져온 두 가방 중에는 ‘THAT’이 적힌 걸 먼저 샀어요. 코비 브라이언트가 세상을 떠난 직후였는데, 제 나름대로 코비를 추모하고 싶은 마음에 LA 레이커스 유니폼 색상으로 커스텀 했어요. 처음에는 ‘NEVERTHAT’을 쓸까 했는데 ‘NEVER’까지 들어가면 작은 가방에 디테일이 너무 많은 느낌이라서 제외했죠. 지퍼에 달린 키체인은 디스이즈네버댓 x 블랙아이패치 협업 제품입니다.
디스이즈네버댓 보조배터리, AOMG x 발란사 USB
보조배터리는 저희 브랜드에서 만든 아이템인데, 평소에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노란색 USB는 발란사 x AOMG 협업 제품입니다. USB는 중국 갈때만 챙겨요. 중국이 웹사이트 접속이 제한적이라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볼 수 없거든요. 주로 영화를 담아 갑니다.
루이 비통 오거나이저, 썬더 프로젝트 코인 포켓
지갑은 루이 비통 오거나이저. 작년 톰 삭스가 한국 왔을 때 함께 식사할 자리가 있어서 사인 받았어요. 원래 데일리용으로 사용하던 건데 사인 받자마자 바로 봉인했죠. 해지면 안 되니까(웃음). 그 뒤 새로 산 지갑도 루이 비통 오거나이저입니다. 옆에 있는 동전 지갑은 후지와라 히로시의 프라그먼트 디자인과 <포켓몬스터>가 선보이는 ‘썬더 프로젝트’ 제품이에요. 보시면 피카츄 꼬리가 프라그먼트 번개 로고예요. 워낙 <포켓몬스터>를 좋아해서 일본 긴자에서 발매한 첫날 바로 구입했습니다.
닌텐도 스위치, 다마고치
닌텐도 게임기는 DS 시절부터 사용했어요. 오늘 가져온 건 닌텐도 스위치 구모델입니다. 본체는 지금까지 쭉 쓰고 있고, 양옆의 조이콘은 고장 나서 몇 번 교체했어요. 그 아래에 팩 보관하는 케이스는 워낙 잘 안 나와요. 찾다 찾다 결국 제가 가장 쓰기 편한 걸 발견해서 들고 다니죠. 물론 제일 중요한 게임들은 기기에 다운로드 해놨어요. <몬스터 헌터> 제일 좋아합니다. 레전드 게임이거든요. 제 가방 쇼핑 기준이 ‘무조건 닌텐도 DS가 들어갈 것’으로 정해진 것도 <몬스터 헌터> 때문이에요. 다마고치는 집에 여러 대 있어요. 어렸을 때 추억으로 지금까지 종종 하는데, 오늘 가져온 다마고치는 하도 많이 죽었다 살았다 해서 천사가 떠있어요. 한 30번은 죽었을 겁니다.
샤넬 코코 크러쉬
코코 크러쉬는 원래 아내가 결혼반지로 하자고 했었어요. 그때는 제가 싫다고 했죠(웃음). 결국 그 후로 아내 덕분에 입문하게 됐는데, 하나 사니까 두 개 되고 세 개 되고 하더라고요. 이게 또 여러 개를 차야 느낌이 있어서. 지드래곤이 코코 크러쉬 반지랑 팔찌를 엄청 많이 끼고 화보를 찍은 적이 있는데 그게 너무 멋져 보이더라고요. 실제로 제가 코코 크러쉬를 찬 날 지드래곤을 만난 적이 있어요. 톰 삭스 왔을 때 같이 봤는데 먼저 알아봐 주더라고요. 실제로 제가 가지고 있는 어떤 가방이나 시계보다 코코 크러쉬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알아보곤 해요. 애초에 남들 보라고 산거니까 기분 좋았죠.
롤렉스 서브마리너, 디스이즈네버댓 x 지샥 DW-5600TNT-7, 하비에르 카예하 x 지샥 DW-56002G22-1JR
롤렉스 서브마리너는 거의 15년도 더 된 모델인데, 저희 디스이즈네버댓 대표 셋이서 한 번에 다같이 구입했습니다. 흰색 지샥 5600은 디스이즈네버댓 협업 모델인데 생각보다 두루 잘 어울려서 자주 차고 다녔고요. 검은색 5600은 제가 좋아하는 스페인 작가 하비에르 카예하 협업 모델입니다. 다이얼 전면부 보시면 ‘TAKE YOUR TIME’ 이라고 적혀있는데 이게 되게 구현하기 어려운 디테일이거든요. 스트랩에 들어간 그래픽도 마음에 들어요.
패브릭 x 도라에몽 에코백, 디스이즈네버댓 x 노커피, 나이키 칩스
도라에몽 가방은 제 분신 가방입니다. 하도 자주 메고 다녀서 금방 더러워지는데, 그때마다 세탁해서 들고 다녀요. 패브릭에서 도라에몽 협업으로 나온 제품이고, 2년 전 일본에서 구입했어요. 재미있는 게 이런 가방은 구입하기 전에 직원들이 “진짜 그 가방으로 사도 괜찮냐”고 물어봐요. 가방마다 새겨진 만화 장면이 다 다르거든요. 저는 여기에 노진구가 “도라에몽!?”이라고 외치는 장면이 크게 있어서 골랐어요. 이 가방도 코코 크러쉬 못지않게 사람들이 어디서 샀냐고 많이 물어보더라고요(웃음).
과자는 나이키 FC 행사할 때 두 개 받았는데 하나는 먹었고 하나는 예뻐서 소장하고 있습니다. 그냥 감자칩이에요. 텀블러는 일본의 유명 커피숍인 노커피와 디스이즈네버댓의 협업 제품입니다. 차에 두고 사용하면 좋을 것 같아서 챙겼는데 아내에게 뺏긴 뒤로는 한 번도 못 썼어요.
보테가 베네타 에어팟 프로 케이스, 퓨추라 x ‘콤플렉스콘’ 스트랩
에어팟 케이스는 보테가 베네타 제품입니다. 가죽 버전도 사서 끊어질 때까지 들고 다녔는데, 아내가 실리콘 모델을 새로 사줬어요. 스트랩은 친한 형님이 이번 ‘컴플렉스콘’에 들렀다 머천다이즈로 파는 걸 사다 선물해준 것. 현장에 있던 모든 브랜드 디렉터가 이거는 하나씩 다 샀다고 하더라고요. 평소 퓨추라 되게 좋아하는데, 시그니처 컬러인 오렌지로 마감된 점이 마음에 들어요.
오클리 케이토 프리즘
오클리의 케이토 프리즘입니다. LA에서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후정우라는 친구가 디자인한 모델인데, 미국 갔을 때 직접 선물해 줬어요. 평소 밀리터리 웨어도 좋아하다 보니 아무래도 오클리에 손이 자주 가는 것 같아요. 특히 플락 시리즈가 많아요. 물론 선글라스는 오클리 뿐만 아니라 여러 브랜드 제품을 두루 착용하는 편이에요. 일반 안경은 거의 하쿠산안경만 씁니다.
클롯 안대, 바이레도 ‘발 다프리크’ 핸드 클렌저, ‘헬로키티’ 티슈
안대는 진관희가 보내준 클롯 제품인데 실제로 차면 생각보다 귀여워요. 저 귀여운 거 좋아하거든요. 하지만 제가 시도할 수 있는 귀여움의 마지노선이 이 안대가 아닐까 싶네요. 바이레도 핸드크림은 아내에게 선물 받았고 손 소독도 가능해서 유용하게 쓰고 있어요. 향은 ‘발 다프리크’인데 핸드크림 제품은 아직 한국에서 구하기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헬로 키티 티슈는 직접 인터넷 뒤져서 구입했습니다. 집에 한 박스 있는데 주로 가방이나 차에 하나씩 두고 사용해요.
<ALL GONE 2022>
마이클 듀포이가 발행하는 <ALL GONE> 최신판입니다. 커버 아트워크는 베르디 작품인데, 마침 파리 패션위크 기간에 파리에서 출간 사인회가 열렸어요. 베르디가 초대해 줘서 사인받아왔죠. 매년 그해에 나왔던 주목할 만한 아이템들을 싹 다 모아서 소개하는 책인데, 이번에는 저희랑 뉴발란스 협업 스니커 1906 실렸어요. 기분 좋았죠. 처음 출시됐을 때 반응이 워낙 좋기도 했고, 내심 <ALL GONE>에 실리지 않을까 기대도 했거든요. 책은 평소에 표지 예쁜 거 많이 삽니다.
디스이즈네버댓 x 퍼블릭 릴리즈 비니
아직 발매 전인 퍼블릭 릴리즈 협업 비니입니다. 유진 왕이라고 애플 디자이너 출신인 형이 있어요. 지금은 퍼블릭 릴리즈라는 레이블을 운영 중이에요. ‘Feeling’이라는 테마로 다양한 음반 및 협업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번 디스이즈네버댓 협업은 ‘Feel It’을 키워드로 준비해 봤어요. 덕분에 멋진 디자인이 나왔죠. 모자 외 다른 의류 제품도 함께 만들었는데, 아마 이 기사가 나갈 때쯤이면 출시 소식이 전해질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