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플레이리스트: 서울의 DJ들이 추천한 봄을 위한 곡 10
봄이 오는 소리.
벚꽃이 핀다. 얇은 옷을 꺼낸다. 볕을 더 자주 보고 싶고, 때때로 한낮에 마주한 찬 바람도 밉지만은 않다. 새 계절에 떠오르는 단상은 이렇게 설레는 것들이다. 그렇다면 봄다운 음악은 뭘까? 서울의 DJ 열 명에게 물었고, 앰비언트, 힙합, 다운템포 등 계절처럼 선명한 열 곡이 답변과 함께 돌아왔다.
Yoshinori Sunahara ‘Earth Beat’
“스나하라 요시노리의 <Lovebeat>는 ‘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앨범이다. 채 가시지 않은 겨울의 차가운 여운과 솟아나는 봄의 따스한 생명력이 동시에 담겼다. 앨범의 첫 곡인 ‘Earth Beat’ 또한 봄과 참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앨범의 첫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정주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Enjoy listening, and happy Spring!” -Chae
Romy ‘Lifetime’
“많은 DJ들이 그렇듯, 봄은 입금의 계절이다. 새로운 파티와 재밌는 페스티벌로부터 섭외가 시작되니까. 다가올 봄과 여름을 위해 겨울잠 자던 몸과 정신을 깨우고, 최적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생각의 회로를 돌린다. 몇 달 안에 펼쳐질 멋진 페스티벌과 가보지 못한 무대를 꿈꾸며 그에 걸맞는 음악을 찾아 듣는다. 그런 노래 중 하나가 영국 뮤지션 하이가 리믹스한 로미의 ‘Lifetime’이다. 이 곡을 들으면 봄의 공연장에 모인 관객이 하나 되는 순간이 떠오른다.” -Closet Yi
Netsky ‘Everybody Loves The Sunshine’
“‘Everybody Loves The Sunshine’은 나를 비롯한 주변 DJ, 클러버들에게는 클럽 ‘마감 송’ 중 하나로 꼽힌다. 넷스카이의 ‘Everybody Loves The Sunshine’은 그렇게 우리에게 익숙한 원곡에 ‘정글 드럼’을 더한 매쉬업 리믹스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마음이 따듯해지는 봄에 이 곡은 언제나 인정이지!” -DJ CO.KR
Brian Bennett ‘Image’
“1974년 발매된 KPM의 컴필레이션 앨범 <Kpm 1000 Series>에 수록된 브라이언 베넷의 ‘Image’다. 앨범의 모든 트랙이 봄을 알리는 곡 같지만, 단연 최고는 이 곡이라 생각한다. 여유가 있다면 앨범 전체를 듣는 것을 추천한다.” -ffan
Leon Vynehall ‘Paradisea’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하기도 한 리온 바인홀이 2016년에 발매한 앨범 <Rojus>의 수록 곡 ‘Paradisea’. 곡의 전반적인 무드가 봄 같고, 무언가 새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설렘이 느껴진다.”-JNS
Huerta ‘Deez Things’
“클럽에서도 레코드 가게에서도 계절과 날씨에 따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음악 스타일이 달라진다. 봄을 맞아 따듯한 전자음악을 듣고 싶다면, 2주 전 발매된 후에르타의 따끈한 신보 <TV Slang> 중 ‘Deez Things’가 어떨까. 봄과 어울리는 다운템포 트랙이다.” -Lyumin
Hiroshi Yoshimura ‘FEET’
“일본 앰비언트 음악의 선구자로 불리는 요시무라 히로시의 네 번째 앨범 <Green>은 2020년 재발매됐다. 그해 가장 많이 들은 앨범 중 하나로, 그중 ‘FEET’은 시린 겨울엔 갈 수 없던 곳을 봄에 찾아가는 느낌의 곡이다. 자연의 새로운 주기가 시작되는 봄과 <Green>이라는 음반명도 잘 어울린다.” -Mellan
Mase ‘Feel so Good’
“‘Feel so Good’은 이 곡 외에도 자주 차용된 바 있는 쿨 앤 더 갱의 ‘Hollywood Swinging’을 샘플링한 곡이다. 질리지 않는 메이스의 담담한 목소리와 원곡이 만나 새로운 인상을 준다. 이처럼 적절하게 샘플을 사용한 곡을 들으며 원곡의 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기도 한다. 이런 곡과 봄바람이 만나면, 세상이 즐겁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DJ POOL
So Inagawa ‘Selfless State’
“길고 지루한 겨울을 지나, 아직 좀 차갑기도 고요하기도 한 이 계절. 한편으로 봄은 따스한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기도 하고, 모든 가능성을 무한하게 확장시키는 기폭제 같다. 소 이나가와의 ‘Selfless State’를 들으며 설렘과 함께 봄을 맞이하자.” -Seesea
Spitz ‘Nekoni Naritai’
“고양이와 강아지 가운데 선택은 언제나 강아지. 하지만 봄에는 볕을 쬐는 고양이를 걷다가 멈춰 본다. 시끄럽게 하지 않고 조용히 지나갈게. 다만 나도 너처럼 되고 싶어 지금은.” -Youngmo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