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etsnaps: 맨스티어

“맨스티어는 처음부터 진짜 래퍼였다. No Cap.”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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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스티어는 지금 힙합 신의 뜨거운 감자다. 신곡 ‘AK47’의 뮤직비디오는 힙합 신 내외에서 다양한 평가를 받으며 나날이 조회수를 갱신 중이다. 각종 범죄와 여성 편력을 자랑하는 가사의 진위성은 의심될지언정, 이들이 만들어낸 래퍼의 이미지만큼은 대중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했다는 증거다.

지금까지 이들이 보여준 도발적인 모습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관심을 끈 몇몇 래퍼의 기믹과도 닮아있다. 다만, 차별점이라면 맨스티어는 기믹을 극한으로 밀어붙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해당 콘셉트를 음원과 유튜브 영상은 물론, 실제 공연에서도 굳게 지키며 실제와 허구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그렇다면 맨스티어가 생각하는 가짜와 진짜의 경계, 그리고 ‘진짜’ 힙합은 무엇일까? <하입비스트>가 맨스티어의 포이즌 머쉬룸(포이즌)과 케이셉 라마(케이셉)의 진심을 듣기 위해 여의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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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47’ 뮤직비디오의 조회수가 700만을 돌파했다. 소감이 어떤가?

케이셉: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활동을 이어가는데 있어서도 큰 촉진제가 될 거 같다.

포이즌: 당연하진 않다. 사실 처음 200만 조회수를 넘겼을 때 우리 둘 다 소리 지르다 목쉬었다.

성공의 비결이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나?

케이셉: 음악으로만 승부 보기 어려워진 이 시대에 새로운 성공의 방향성을 제시했기 때문 아닐까. 지금은 일상을 꾸밈없이 보여주는 게 트렌드다.

포이즌: 서사. 스카이민혁도 예전에 <쇼 미 더 머니>에 처음 나왔을 땐 숱하게 비난받았지만, 꾸준히 작업물을 선보이다 결국 <해방>을 내고 인정받고 있지 않나. 이처럼 ‘AK47’도 만들어진 과정이 잘 드러나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

조회수만 따지면 맨스티어가 지금 ‘국힙원탑’이더라. 해당 수식어는 어떻게 들리나?

포이즌: 하나의 밈에 가까운 수식어 같다. 반면, 진짜 ‘국힙원탑’은 빈지노다. 그러니 그에게 ‘샤라웃’을 받은 난 아마 한국 힙합 서열 3위 안엔 들지 않을까. 

케이셉: 밈이든 아니든, 우릴 진지하게 ‘국힙원탑’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사실 난 ‘국힙원탑’이 되고 싶다는 생각조차 가져본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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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의 성공엔 둘 중 누구의 공로가 더 크다고 생각하나?

포이즌: 나. 빈지노의 ‘샤라웃’을 받은 건 나뿐이니까. 그런 점에서 음원 수익도 당연히 내가 더 많이 받아야 한다,

케이셉: 사실 우린 한 팀이기 때문에 누가 더 잘했는지는 상관없다. 그러니 음원 수익은 나 7, 포이즌 3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맨스티어에게 빈지노란?

케이셉: 노선 바꾼 뱀X끼.

포이즌: 빈지노는 신이다. 케이셉만 샤라웃 안 해줘서 그런 거다. 

케이셉: 사실 농담이다. ‘AK47’을 언급해 주는 걸 보고 빈지노는 문화를 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샤라웃’ 외에 레이블의 영입 제안은 없었나?

케이셉: 당연히 있었다. AP 알케미, 영앤리치 레코즈, AOMG, 스꺼러갱비즈니스 등. 하지만 다 거절했다. “X까 너희랑 안 해”라고.

그럼 가장 손쉽게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레이블은?

포이즌: AP 알케미. 이제 한국에선 ‘AP’보단 ‘AK’가 더 익숙할 테니까. 스윙스는 열린 사람이니 이 정도 도발은 너그럽게 받아들일 거다.

케이셉: 난 빠지겠다. 쓰러진 사람에게 사커킥을 날릴 순 없지. 다만, 나중엔 우리만의 레이블을 세워서 엄청난 아티스트를 영입할 계획이다. 이름도 생각해 놨다. 그랜마 레코즈, 혹은 AK 레코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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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후 레이블에 영입할 래퍼의 인재상을 꼽자면? 

케이셉: 어린이보호구역에서 ‘풀 악셀’을 밟을 수 있고, 스윙스 집에 늑대거북이를 풀어놓을 수 있는 그런 아티스트. 웃기게 들리겠지만, 요점은 캐릭터성을 갖춰야 한다는 거다. 래퍼가 랩만 잘하면 된다고들 생각하지만, 힙합은 삶의 방식까지 힙합이어야 한다. 그러니 래퍼는 자신이 어떻게 꾸미고, 사는지까지 보여줄 줄 알아야 한다.

포이즌: 맞다. 작업물이 아무리 좋아도 늘 케이셉처럼 인스타그램에 저격 글이나 이상한 사진을 올리면 멋없다. 

지금 레슨생 중에도 눈여겨 보고 있는 인재가 있나?

케이셉: 레슨은 내 돈벌이 수단에 불과하다. 갑자기 에어팟 프로가 사고 싶어지면 “랩 레슨 받을래?”라고 물어볼 수 있는 그런. 

포이즌: 난 이상한 레슨생 만나서 랩 레슨 그만둔 지 오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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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헨즈 클럽에서 공연도 했다. 사람도 많이 왔던데, 해보니 어땠나?

케이셉: 공연 만큼 쉬운 게 없다. 당장 밥 먹고 사람들 미치게 하는 게 우리 직업인 걸. 아무튼 헨즈라는 공간이 지닌 상징성에 걸맞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점에 만족했고, 공연을 본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진짜’로 인정해 주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포이즌: 나도 헨즈에서 공연하면 진짜 래퍼가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 대신 그 점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그래서 취한 상태에서 공연하려고 데킬라를 좀 마셨는데, 무대에 오르자마자 환호성 소리에 술이 다 깨버렸다. 

그럼 맨스티어는 이제 ‘진짜’인가? 

케이셉: 맨스티어는 처음부터 진짜 래퍼였다. No cap. 물론 우리를 가짜라고 조롱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 세상에선 누구나 가면 하나씩은 갖고 살아가기 마련이고, 그 가면도 진짜일 수 있는 법이다.

포이즌: 아이돌, 공무원, 스튜어디스, 대통령, 국회의원 등. 가면은 누구에게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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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힙합 커뮤니티에선 맨스티어에 대해 다소 비판적인 의견도 있다. 그런 ‘헤이터’들에게 한 마디를 하자면?

케이셉: 계속해 줬으면 한다. 그런 사람도 있어야 우리가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진짜 힙합에 가까운 건 키보드보단 마이크로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방식의 비판은 언제나 환영이다. 마침 우릴 겨냥한 듯한 벌스가 담긴 pH-1의 신곡에도 그런 얘기가 나오더라. 

그럼, 과거의 ‘컨트롤’ 대란처럼 디스전도 각오하고 있나?

포이즌: 어느 정도 레벨이 있고,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면 맞디스할 생각이다. 하지만 내가 먼저 먹이를 주는 일은 없을 거다. 대응할 가치가 없는 아티스트는 더더욱.

케이셉: 피할 생각도, 질 거라는 생각도 없다. 다만, 듣기 싫은 건 우리가 힙합을 망치고 있다는 식의 말이다. 오히려 모두가 고마워해야 할 망정인데.

맨스티어가 생각하는 ‘진짜 래퍼’의 필수 덕목은?

포이즌: 멋없는 행동은 하지 말 것. 특히 몇몇 래퍼의 눈살 찌푸려지는 행동이 담긴 영상도 자주 보이는데, 그런 밑바닥 감성은 이제 보고 싶지 않다.

케이셉: 로컬라이징을 적절히 할 줄 아는 것. 힙합은 미국의 문화다. 그런데 한국에서 자꾸 근본을 따지고 들면 그 누구도 힙합이 뭔지 이해할 수 없다. 또 래퍼가 질투하는 것만큼 추잡해 보이는 것도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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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스티어도 질투 좀 받았나?

케이셉: 그럼. 난리가 나지 않았나. 특히 주변에 돈을 많이 벌고 싶으면서 대중성은 챙기고 싶지 않아 하는 듯한 이중적인 래퍼가 많이 보였다. 몇몇은 심지어 힙합을 처음 접한 사람을 ‘막귀’라고 조롱하고, 자기가 듣는 음악만이 최고인 거처럼 말하기도 하더라. 이 역시 로컬라이징이 필요한 이유다.

그게 로컬라이징이랑 상관이 있나?

케이셉: 대중성부터 확보했다는 말이다. 힙합의 경우엔 처음부터 너무 세거나 심오한 걸 들려주면 거부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우린 사람들에게 우리 일상을 공개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힙합의 진입장벽을 낮춰 나가는 중이다. 

포이즌: 난 그저 케이셉이 하라는 대로 했다. 그러니 빈지노가 알아서 ‘샤라웃’해주더라. 

유튜브 영상에선 평소 늘 똑같은 옷만 입는데, 지겹진 않나?

케이셉: 누더기를 입어도 그 모습이 잔상처럼 남으면 멋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서 눈을 감아도 우리가 계속 생각나고, 귀에서 우리 멜로디가 맴돈다면 성공한 거다. 

포이즌: 한겨울에도 반팔에 반바지를 입는 거야말로 힙합 아닐까. 내 고집 덕분에 이제 다들 구찌버버리 로고를 보면 나를 떠올릴 것 같다. 

영상의 주된 배경인 작업실엔 얼마나 자주 가나?

케이셉: 사실 난 자주 안 간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단지 갈 때마다 피디가 있을 뿐이다. 열심히 하는 건 멋 없다. “즐겨 Fxcking 욜로 라이프스타일.“

포이즌: 반면 난 작업할 때 최선을 다하는 게 섹시하다고 생각한다. 본업을 열심히 하는 모습에 여자들이 뻑가는 셈이니까. 

케이셉: 포이즌과는 말이 안 통한다.

서로를 한 마디로 소개하자면?

케이셉: 고아원. 외로운 아이를 보듬어주기 때문이다. 마치 분노조절장애 레슨생처럼. 

포이즌: 케이셉은 마트에서 장난감 사달라고 조르는 어린아이 같다. 짜증나고 시끄럽고, 입 좀 닫고 살았으면 좋겠다.

공연도 열고, 머천다이즈도 발매했다. 이제 맨스티어의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

케이셉: 이제 단독 콘서트를 열고, 그간 생각만 해뒀던 협업도 하고 싶다. 그리고 이 문화를 위한 더 큰 움직임도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우리로 인해서 힙합이 살아났으면 좋겠거든. 

포이즌: 우린 힙합 신의 이국종이다. 어떻게든 다 살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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