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e Mates: 더콰이엇과 에어조던 1

더콰이엇의 동갑내기 스니커.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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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랩과 돈의 간격을 좁힌 놈.” 래퍼 더콰이엇의 곡, ‘Bentley’(2015) 속 가사다. 실제로 한국 힙합에서 부를 과시하는 풍조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은 덴 더콰이엇의 공이 크다. 지난 2011년, 그가 도끼와 함께 설립한 레이블, 일리네어 레코즈는 한국 힙합의 지평을 크게 바꿨다. 그리고 그 영향력은 비단 음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일리네어 레코즈 설립을 기점으로 명품 옷과 주얼리로 자신을 치장하고, 부에 관해 노래하는 래퍼가 국내에서도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선봉대 역할을 한 더콰이엇이 지금까지 가장 많이 소비한 것은 무엇일까? <하입비스트>가 방문한 그의 집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방 한쪽 벽면은 바이닐 컬렉션으로 꽉 차 있었으며, 책상 위엔 여러 주얼리와 시계가 놓여 있었다. 그러나 유독 눈에 띈 것은 현관부터 거실으로 이어지는 복도를 가득 채운 에어 조던 슈박스였다. 적어도 양으로는 스니커가 압도적인 셈이다.

더콰이엇은 여러 스니커 중에서도 유독 나이키 에어 조던 1과 각별한 추억이 많다고 말했다. 더콰이엇과 그의 동갑내기 스니커, 나이키 에어 조던 1에 관한 이야기는 하단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가사에서 에어 조던을 여러 차례 언급하기도 했고, 지난 2020년엔 나이키와 함께 ‘Fadeaway’라는 곡을 내기도 했어요. 더콰이엇에게 에어 조던은 어떤 의미를 가지나요?

에어 조던은 제 성장기와 래퍼로서 이룬 성공을 포괄하고 있는 물건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농구를 정말 좋아하다 보니 농구화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죠. 힙합을 접하기 훨씬 이전부터요. 그래서 처음엔 일반 나이키 농구화에서 시작해서, 나중에 음악으로 돈을 번 뒤 에어 조던을 본격적으로 모으기 시작했죠. 

에어 조던 스니커엔 어떤 추억이 깃들어 있나요?

신발도 신발이지만, 마이클 조던의 전성기를 본 사람으로서 그에 대한 존경과 추억 등도 함께 맞물렸어요. 그리고 농구 자체가 90년대를 풍미한 문화 같아요. 그때 NBA 경기나 <슬램덩크>뿐만 아니라 <마지막 승부>라는 드라마나 농구대잔치가 큰 인기를 끌었거든요. 그리고 농구와 힙합이 연결된 점도 에어 조던을 수집하기 시작한 데 한몫한 거 같아요.

여러 에어 조던 모델 중에서도 에어 조던 1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가 있나요?

그중에서 손이 가장 자주 가거든요. 예컨대 에어 조던 4는 디자인이 예뻐서 사도 어딘가 저와 잘 안 어울리는 것 같고. 에어 조던 11도 신고 거울을 보면 어딘가 아쉬워 보이더라고요. 반면 에어 조던 1은 저에게 항상 패션의 완성처럼 느껴졌어요. 

마침 에어 조던 1이 더콰이엇과 동갑이더라고요. 1985년생.

거기에 큰 의미를 두진 않지만, 가사엔 한 번 썼었어요. 트래비스 스콧 협업 모델이 나왔을 때 낸 ‘Fearless Ones’(2019)라는 곡 가사에 ‘85년생의 legend’라는 말이 있거든요.

Sole Mates: 더콰이엇과 에어조던 1

에어 조던 1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요?

에어 조던 1 ‘브레드’를 ‘Otis’(2011) 뮤직비디오에서 제이지가 신은 걸 본 순간이었던 거 같아요. 제이지를 보고 저도 신고 싶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리고 에어 조던 1은 유독 컬러웨이가 적었어요. 발매 주기도 길었고요. 그러다 2010년대 후반부터 나이키가 에어 조던 1을 돌연 다양한 컬러웨이로 출시하면서 신을 모델이 많아졌어요. 

그럼 ‘Otis’ 발매 이전엔 어떤 신발을 좋아했나요?

음악을 처음 시작했을 땐 나이키 에어 포스 1이 강세였어요. 반면 에어 조던을 신은 래퍼는 잘 없었어요. 그땐 돈 벌면 에어 포스 1이나 덩크, 에어 맥스를 사곤 했죠. 그러다 나중에 에어 조던이 진짜 ‘간지’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게 아마 2010년쯤이었을 거예요. 그때 낸 곡의 가사에서 처음으로 에어 조던을 언급했거든요.

그럼, 처음으로 산 에어 조던은 무엇이었나요?

아마 에어 조던 6 ‘바시티 레드’였을 거에요. 에어 조던1은 그 이후였죠. 그때는 루이 비통이나 구찌를 비롯한 럭셔리 브랜드 의류가 한창 힙합 문화에 편입되던 시기였어요. 명품 옷을 걸치고, 신발은 에어 조던을 신는 그런. 하지만 그때만 해도 국내엔 그런 패션을 즐기는 한국 래퍼는 많지 않았어요. 돈이 정말 많이 드니까요. 반면 저는 해외의 흐름에 탑승해 번 돈을 전부 옷과 신발을 사는 데 썼어요. 

그런 소비 습관이 후회된 적은 없나요?

후회는 없어요. 재밌었어요. 그런 라이프스타일이 제가 만들고자 한 음악과 캐릭터의 일부였기도 하고요. 물론 옷이 너무 많다는 생각은 가끔 들어요. 유행에도 너무 민감하고요. 당장 2010년대에 산 지방시 ‘로트와일러’ 그래픽 옷을 지금 입고 나가면 이상해 보이잖아요. 반면 신발은 유행에 덜 민감해서 좋아요. 특히 에어 조던 스니커는 저에게 하나의 컬렉션이기도 해요.

수집의 기준이 있나요?

양보단 질에 집중했어요. 진짜 내 마음에 드는 것만 산다는 마음으로요. 에어 조던 1 ‘이글루’ 모델이 대표적이에요. 2017년에 아트 바젤 마이애미 기념으로 나온 모델인데, 미국에서도 소량 발매된 모델이에요. 아마 국내에서 이 모델을 갖고 있는 건 절 포함해서 10명이 채 안 될 거예요. 

그럼 총 몇 켤레의 신발이 있나요? 

항상 300켤레 내외로 유지하고 있어요. 다 신을 수 없을 정도죠. 신발 ‘덕후’들에겐 딜레마가 있어요. 정말 마음에 드는 모델만 사겠다고 결심해 놓고서, 그래도 새로운 모델이 나오면 일단 사고 보죠. 그래서 컬러웨이가 정말 다양하게 출시될 땐 그중에서 무엇을 구매할 지 하루 종일 고민하곤 했어요. 하지만 이젠 제 주관이 더 강해졌어요. 아무리 남들이 좋다고 하는 모델이어도 제 취향에 안 맞으면 굳이 안 사죠.

가장 구하기 힘들었던 에어 조던 1을 꼽자면요?

어떤 신발 때문에 고생한 기억은 없어요. 캠핑이나 드로우는 단 한 번도 안 해봤어요. 이베이든 스톡엑스든, 웃돈을 줘서라도 꼭 샀거든요. 그런데 구매하고 나서 가장 뿌듯했던 모델은 있어요. 1994년도에 나온 에어 조던 1 ‘브레드’인데, 300만 원 정도 줬어요. 결국 수집의 끝은 빈티지인가 봐요.

Sole Mates: 더콰이엇과 에어조던 1

멋진 신발은 하나의 작품처럼 그저 바라만 봐도 기분이 좋잖아요. 그런 점에서 가장 귀감이 되는 에어 조던 1 컬러웨이가 있나요?

관상용으론 오프 화이트 협업 ‘더 텐’ 시리즈 모델이 제격이에요. 디자인이 입체적이어서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그리고 이 모델의 존재는 아마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을 텐데, 데이브 화이트 협업 모델도 마음에 들어요.

데이브 화이트?

2012년에 데이브 화이트라는 아티스트와 협업해 탄생한 모델인데, 한국에선 발매가 안 됐던 걸로 알고 있어요. 수요가 크진 않지만, 매물은 또 흔하지 않은 스니커에요. 에어 조던 시리즈를 통틀어 미술 작가와의 협업이 많지 않기도 했고, 스우시를 생략하는 등의 과감한 시도를 한 점도 마음에 들어서 샀어요. 

만약 더콰이엇 협업 에어 조던 1을 만든다면 그 스니커의 모습은 어땠으면 해요?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협업 모델이 워낙 많았다 보니 최대한 신박하게 풀어낼 길을 찾아볼 것 같아요. 소재를 많이 바꾸지 않으면서도 신선한 변형을 가미하는 방식으로요. 

에어 조던을 깔끔하게 신는다는 식의 가사를 종종 쓰곤 하는데, 더콰이엇만의 스니커 관리법이 궁금합니다.

관리를 따로 하진 않아요. 이상하게도 전 몇 년을 신어도 신발이 늘 새것 같더라고요. 이건 사람 성향 차이인 거 같아요. 어떤 친구들은 하루만 신어도 신발이 더러워지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요즘엔 또 큰돈을 주고 더러워 보이는 신발을 사기도 하더라고요. 당장 에어 조던도 변색된 중창을 연출한 모델을 발매하니까요. 시대가 그렇게 변하는 게 참 재밌어요. 

에어 조던 스니커의 인기가 예전만큼은 못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요?

사실 지금이 정상이라고 생각해요. 동시에 컬렉터인 저로선 너무 다행이기도 해요. 좋아하는 신발을 드디어 제값에 구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 그리고 한국에서든 미국에서든, 힙합 문화와 스니커 시장, 그리고 스트리트 패션은 늘 연동돼서 움직이는 거 같아요. 그 모든 문화의 중심엔 힙합이 있고요. 그런 점에서 힙합과 스니커 문화는 과열된 시기를 이제 막 거쳤다고 생각해요.

그럼 한국 힙합의 현주소는 어떻다고 보나요?

적어도 제가 보기에 한국 힙합은 자기 길을 잘 가고 있어요. 한 번도 잘못된 적은 없었죠. 단지 <쇼 미 더 머니>가 없는 힙합 신을 보는 게 어색할 뿐이지, 훌륭한 뮤지션들의 음악과 작품은 꾸준히 나오고 있어요. 마치 에어 조던처럼요. 

요즘 많은 친구가 통이 엄청 큰 바지를 입더라고요. 그런데 그 바지는 저희 때 ‘힙합 바지’로 불리던 것이었어요. 입으면 부모님께 혼나는 그런 옷이었죠. 티비에선 ‘힙합 바지 찬반 토론’이 열릴 정도였어요. 그런데 이제 그 바지가 너무나 당연해진 걸 보면, 힙합이 문화의 많은 영역에 자유를 불어넣어 줬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 큰 틀에서 보면 저흰 늘 힙합의 영향권 안에서 살고 있다고 볼 수 있겠죠. 결국 모든 건 문화를 하나의 트렌드로 보느냐, 혹은 어련히 자기 자리를 지켜 온 ‘클래식’으로 바라보느냐의 관점 차이인 거 같아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발매를 앞둔 더콰이엇의 10집을 에어 조던 1 컬러웨이에 비유하자면요?

다음 앨범은 나름대로 제 커리어에 아주 중요한 부분을 장식할 음반이에요. 신발에 비유하자면 전통을 지키면서 혁신을 꾀한 오프 화이트 x 나이키 에어 조던 1에 가까울 것 같아요. 하지만 <Glow Forever>(2018) 앨범 아트워크에선 해당 모델의 ‘시카고’를 신었으니, 이번 앨범은 ‘화이트’ 컬러웨이에 가깝다고 할게요.

Sole Mates: 더콰이엇과 에어조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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