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한 인터뷰: 본인의 취향을 작업하는 작가

“충무로에서 작업하고 있는 이규한입니다.”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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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입비스트>가 본인의 취향을 작업하는 작가 이규한을 만났다. 익히 알려진 맥도날드 포장지, 나이키 슈박스 등을 이용한 작품을 통해 단순히 이규한을 바라보았을 때는 업사이클링 작품을 전개하는 작가처럼 보일 수 있으나 사실 그가 재료로 택한 것들은 그 시기의 이규한의 일상이고 취향이었다. 송파구에서 평생을 살아온 그가 매년 봄마다 바라본 석촌호수 길의 벚꽃,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에서 자주 마주친 맨홀 뚜껑, 그가 사랑한 맥도날드와 나이키 슈즈까지. 그의 모든 일상은 영감이자 재료가 됐고,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결국은 모든 작품이 전부 그 자신인 셈. 그런 이규한의 이야기는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Nike h Ch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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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버질 아블로 키즈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나와 비슷한 또래라면 모두가 그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나 역시 그가 일을 대하는 태도, 작업물을 보여주는 방식에 많은 영향을 받았으니까. 그런 그에 대한 존경심을 담아 버질 아블로와 나이키가 협업한 슈박스로 의자를 제작했다. 생전 버질이 나라는 사람의 존재를 알았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버질에게 내 작품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버질의 죽음을 알게 된 그날은 되게 슬프기도 하고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나중에 좋은 기회가 있다면, 이 작품을 그를 위한 전시나 프로젝트에 사용하고 싶다. 팔지도 않고 계속 가지고 있는 것도 그 이유다.

<2023 Edition: McDonald’s paper bag lamp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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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모든 작업을 좋아하지만 가장 의미 있는 작업을 하나 고르라면 단연 맥도날드 램프 시리즈다. 맥도날드 시리즈는 팝 버전의 한지공예다. 한지 등을 제작하는 장인에게 직접 가서 배워온 한지공예 기법으로 제작했다. 맥도날드 포장지에 풀을 바르고 포장지와 한지를 배접해서 한 장의 종이로 만들어 작업하는 방식이다. 이전의 나이키 슈박스 시리즈처럼 아이코닉한 브랜드의 종이를 이용한 두 번째 작품이라 개인적으로도 흥미롭게 생각하는 작업이다. 또한 해당 시리즈로 연이 닿아 구찌와도 협업 전시를 진행했고. 이규한이라는 사람을 조금 더 알릴 수있는 작업이였다고 생각한다. 

<Thailand Edition: McDonald’s paper bag lighting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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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만든 램프다. 올해로 헬로 키티가 50주년이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인 헬로 키티의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했다. 이번 작품의 재료인 맥도날드 포장지는 태국에서 발품을 팔아 구한 한정판 헬로 키티 포장지다. 맥도날드 포장지가 매력적인 게 나라마다 포장지와 봉투의 디자인이 다르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밀라노에선 ‘M’의 로고가 초록색이다. 나이키는 패키지가 나라마다 같지만, 맥도날드는 나라는 물론 시기마다 다른 포장지를 선보인다. 그게 재밌다.

<Hermès Paper Architecture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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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기름종이로 만든 램프다. 내가 작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반복과 균형’이다. 반복과 균형이 잘 맞아떨어지는 것을 일상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게 건축물이다. 그래서 같은 형태의 반복으로 구성된 건축물에서 영감을 주로 얻는 편인데, 이번 작업은 긴자에 있는 에르메스 스토어에서 영감을 받았다. 도쿄에 여행 갔을 때 직접 봤는데 언젠가 작업으로 풀어내면 좋을 것 같아서 사진으로 찍어뒀다. 그런데 작년에 에르메스 기름종이가 출시됐다고 하는 게 아닌가. 긴자 에르메스 스토어의 유리 창문과 꼭 닮은 그것이. 그 건물을 내 버전으로 미니어처화시켰다고 보면 된다. 

<Kitty Craft Folding F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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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키티와 협업한 나이키 에어 프레스토 슈박스 속지로 제작한 부채다. 전주에 계신 부채 장인분께 의뢰해서 헬로 키티 속지를 한국의 전통 부채인 합죽선 모양으로 재탄생시켰다. 나는 전 세계적으로 아이코닉한 브랜드를 재료로 채택하는 것을 선호한다. 아이코닉한 브랜드는 공통의 언어라고 생각한다. 맥도날드나 나이키, 그리고 헬로 키티는 전 세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소비하기 때문에 모두가 알고 있다. 나중에도 브랜드 작업을 한다면 아이코닉한 브랜드로 할 것 같다. 요즘 모으고 있는 아이폰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애플이 되겠지.

나는 제일 1차원적인 게 좋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드로잉을 하고, 종이를 이용해서 미니어처를 만들어보는 것처럼 내 생각들이 곧바로 실물로 구현되는 것. 작업의 재료로 쓰일만한 재료들을 꾸준히 모으는 것도 그 이유다. 언제든 재료가 준비돼 있으면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손으로 직접 만져보면서 디벨롭할 수 있다. 요즘은 이런 종이접기를 매일 수행처럼 하면서 영감을 얻고 있다. 이전에는 종이를 붙이는 형식의 작업을 진행했다면, 지금은 종이접기 형태 자체를 활용한 작업을 해보려고 계속 테스트 중이다. 이런 작업 과정조차도 결국은 다 내 취향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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