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하우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교체, 관전 포인트 4

스트리트 패션의 럭셔리 장악.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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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계의 대대적인 인사이동이 화두다. 무려 다섯 브랜드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교체했다. 킴 존스디올 옴므를, 버질 아블로루이비통 남성복을 그리고 크리스 반 아셰는 벨루티를 담당한다. 버버리로 간 리카르도 티시는 남성복과 여성복을 겸하고, 셀린에 입성한 에디 슬리먼은 남성복, 향수 등 새로운 시도를 추진한다. 여러 메이저 브랜드가 새 인물을 수혈한 것이 단순한 우연일까? 판단과 제안, 선택이 빚은 흥미로운 볼거리를 4가지 포인트로 정리했다.

“패션은 시장을 주도하는 산업 예술이다. 훌륭하거나 혁신적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결국 왕인 고객이다.”

- 루크 레이치, 패션 칼럼니스트

도대체 , 그것도 동시다발로 교체됐나?

새 디자이너 영입의 궁극적 목적은 ‘수익 창출’이다. 세대가 교체됐고, 이에 다섯 브랜드도 변화를 감행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교체가 높은 수익으로 귀결된 좋은 예로 ‘구찌’를 들 수 있다. <BoF>는 글로벌 패션 검색 엔진 리스트(Lyst)의 7000만 여명의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2017년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는 ‘구찌’라고 발표했다. 그해 가장 많이 팔린 아이템 상위 5개 중 4개도, ‘신발’ ‘드레스’보다 더 많이 검색한 키워드 역시 구찌다. 케어링 그룹 투자자 리포트에 따르면, 구찌의 2017년 매출은 8조 117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무려 41.9% 성장했다. 이 모든 건 무명인 디자이너를 수장 자리에 앉힌 그룹의 과감한 도전,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독창적 세계관과 밀레니얼 세대를 저격한 디지털 활용 능력의 앙상블이 만든 결과다. 잘 키운 자식 하나가 집안을 일으켜 세운 셈. 변화에 따른 인사이동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패션계에 영원한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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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인 인사 발령을 LVMH

흥미로운 건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임명한 다섯 브랜드 중 네 개가 LVMH 소속이다. 이러한 인사 발령은 기업의 특성을 살펴보면 이해하기 쉽다. LVMH는 상업성이 확실한 인물을 선호한다. 한마디로 ‘스타 플레이어’. 지방시의 클레어 웨이트 켈러를 비롯한 소속 하우스의 디자이너가 그 예다. 구찌, 발렌시아가, 크리스토퍼 케인 등을 전개하는 케어링 그룹과 달리 도전보다 ‘방법’을 아는, 지금 유행 경향에 최적화된 디자이너를 기용하기 때문에 이 같은 변화가 LVMH에서 크게 일어났다.

앞서 언급했듯,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브랜드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내고, 결과는 매출로 드러난다. 4월 초 발표된 블룸버그 뉴스에 따르면, LVMH 기업 CEO 베르나도 아르노의 자산은 무려 707억 달러(한화로 약 75조 4722억 원). 그는 패션계에서 1위, 전 세계에서 4위 재력가로 이름을 올렸다.

남성복에서 스트리트 패션의 접목이 두드러질까?

다섯 명의 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모두 남성복을 담당한다. 남성복 부문에서 굵직한 변화가 일어난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남성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스트리트 패션이 현 시대의 주류가 됐으니까. 도버 스트리트 마켓 총괄 에이드리언 조프말을 빌리면, 스트리트웨어는 스케이트 문화에서 파생했는데, 이는 남성 위주라 여성복이 약세를 보인다. 실제로 스케이트, 워크웨어, 밀리터리, 스포츠 웨어 등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의 경우, 남성이 차지하는 고객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감히 예상하건대 남성복에서 생긴 파동이 여성복으로도 번져 향후 3년에서 5년간 더 다채롭고 풍부한 결과물이 쏟아질 거다.

왕좌에 오른 버질 아블로

버질 아블로의 루이비통 입성은 새 시대 개막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되었다. 패션계의 반응은 어떨까?

사무엘 로스, 어 콜드 월 설립자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좋은 소식이다. 버질 아블로는 혁신적인 결과물과 새로운 틀을 끊임없이 탄생시킨다. 이는 소화 가능하고, 인기도 많다. 그는 예측이 불가능하면서도 재치 있는 남성복 구성에 장기가 있다.

고샤 루브친스키, 디자이너: 럭셔리와 스트리트 패션의 결합은 아주 흥미로운 일이다. 하우스는 ‘올드’해서 항상 새로운 무언가를 찾거든. 하지만 뱀파이어처럼 젊은 피를 빨아먹고 마는 수가 있다. 그래서 버질 아블로는 조심해야 한다. 두고 볼 일이다.

안젤로 플라카벤토, 비평가: 놀랍지 않다. 버질 아블로가 루이비통으로 갈 것이라는 소문을 들어서가 아니다. 그는 디자인 천재가 아니다. 하지만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할 줄 안다. 다시 말하면 아블로는 가장 문화적인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믿게끔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이다. 무엇보다도 그는 쿨한 오라를 가진 제품을 제공한다. 루이비통 입장에서 싫어할 이유가 있을까?

스타브로스 카렐리스, 머신에이 설립자 & 바잉 디렉터: 킴 존스, 에디 슬리먼, 리카르도 티시가 거취를 옮긴 것을 보고 버질 아블로가 루이비통 남성복을 담당할 거라 예상했다. 변수가 많은 업계인 만큼 차분하게 최종 발표를 기다렸다.

로렌스 슐로스만, 그레일드 브랜드 디렉터: 킴 존스가 자리에서 내려오기 전부터 소문이 파다했다. 그래도 버질 아블로의 루이비통행은 여전히 놀랍다.

요르그 코흐, <032c> 설립자 겸 편집장: 한동안 소문이 돌았지만, 다행히도 이번만큼은 그 소문이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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