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골드 인터뷰 - 'Soulful Vibes Only'에 녹아든 예술성

“지구에서 가장 멋진 자동차 영상을 찍기 위해 태어났다.”

미술  

<Soulful Vibes Only> 영상을 연출할 감독을 고민할 때, 처음 떠올린 이름은 어쩔 수 없이 다윗골드였다. <하입비스트> 적인 무드를 가장 잘 이해한 감독이자, 자동차 마니아들이 열광할 만큼 매력적인 쏘울의 주행 씬을 찍을 수 있는 자동차 마니아,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효린의 매력적인 모습을 이끌어낼 사람은 다윗골드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지구에서 가장 멋진 자동차 영상을 찍기 위해 태어났다”는 다윗골드 감독의 자신감은 <Soulful Vibes Only> 영상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증명됐다. 그만의 밀도 높은 영상은 “직접 연출하는 거의 모든 영상은 내 작품이란 생각으로 임한다”라는 예술가적 태도가 뿌리였다.

“영혼을 담아 찍은 샷”이 아니라면 절대 넘어가지 않는 철저한 감독, 쏘울의 다이내믹하고 쿨한 매력을 찾아낸 자동차 마니아, 대중적으로 익숙한 효린의 모습에서 또 다른 새로움을 발견한 베테랑 연출가, 2년 만에 피치스를 스트리트 카 문화를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로 일궈낸 사업가. 그렇게 다윗골드는 고개 숙여가며 타협하는 대신 멋진 결과물으로 승부하는 사람이다. 끝장을 볼 때까지.

다윗골드 인터뷰 기아 쏘울 2019

영상 감독, 피치스의 공동 창립자 겸 비주얼 디렉터, 자동차 마니아. 호칭이 많아요. 가장 선호하는 게 있나요?

감독이요. 촬영 현장의 지휘자 같은 느낌이잖아요. 제일 좋아해요.

“지구에서 가장 멋진 자동차 영상을 찍기 위해 태어났다”는 말을 SNS에 포스팅한 적이 있어요. 자동차 영상은 언제부터 찍기 시작했나요?

2년 반 정도 됐어요. 오래되진 않았어요. 자동차는 원래 좋아했지만, 차 영상은 피치스를 하면서 많이 찍게 된 거예요. 그 전에도 지금도 인물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영상을 더 많이 찍긴 해요. 지금은 차를 잘 찍는 감독이란 수식어가 붙고 있지만, 차는 제가 좋아하니까 자연스럽게 잘 찍는 거예요. 저는 오히려 인물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어요. 차를 좋아하고, 앞으로도 계속 멋진 차 영상을 연출할 거지만, 한 분야에만 국한되고 싶진 않아요.

“저는 자동차를 단순한 기계 피사체로 보지 않아요. 생명체로 봐요. 그런 생각으로 연출을 하니까,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장면들이 있는 거겠죠.”

짧은 기간임에도 피치스를 비롯한 직접 연출한 자동차 영상에 대한 반응은 엄청나요. “자동차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포인트를 정확히 짚은 영상이다.” 이런 댓글이 달릴 만큼.

저는 자동차를 단순한 기계 피사체로 보지 않아요. 생명체로 봐요. 그런 생각으로 연출을 하니까,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장면들이 있는 거겠죠.

다윗골드 인터뷰 기아 쏘울 2019

“쏘울이 소형차는 아니지만 좀 작고 귀여운 이미지가 있잖아요. 저는 그걸 떠나서 멋지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그렇다면 <Soulful Vibes Only> 영상 연출을 제안받았을 때, 어떻게 구현해야겠다, 생각했나요?

‘일단 멋있게 찍어야겠다.’ 쏘울이 소형차는 아니지만 좀 작고 귀여운 이미지가 있잖아요. 저는 그걸 떠나서 멋지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보통 쏘울 같은 차의 영상은 발랄하거나 유쾌하게 찍는 경향이 있는데, 그건 제 스타일도 아니고요.

<Soulful Vibes Only>는 효린이 쏘울과 함께 보낸 하루 간의 여정이 담긴 영상이에요. 이런 스토리를 구현한 이유가 궁금해요.

사람들은 결국 ‘하루’를 살잖아요. 누구는 아침에 차를 타고 출근하기도 하고요. 그걸 좀 저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거죠. 그리고 저는 쏘울의 특별히 멋진 부분에 집중했고, 이렇게 색다른 매력도 있는 차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번 쏘울 3세대를 직접 주행도 해봤는데, 어떤 인상이었나요?

젊은 사람들이 타기 좋은 차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쏘울이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이유 중 하나가 활용성이라고 보거든요. 차 크기가 엄청 크진 않아도 짐을 많이 실을 수도 있고요. 무엇보다 디자인이 잘 나온 것 같아요.

“쏘울은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가 많은 차예요. 총천연색 빛을 내는 실내 무드 등이나, 앰비언트한 사운드를 내는 하만 카돈 스피커는 특히 그렇죠.”

<Soulful Vibes Only>는 쏘울이 운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표현된 부분도 있어요. 특별히 쏘울에서 집중한 포인트가 있다면 어떤 건가요?

쏘울은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가 많은 차예요. 총천연색 빛을 내는 실내 무드 등이나, 앰비언트한 사운드를 내는 하만 카돈 스피커는 특히 그렇죠. 외관상으론 헤드라이트 부분.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인데 신선하다고 봐요.

효린은 퍼포먼스가 익숙한 가수예요. 하지만 <Soulful Vibes Only>에선 정적인 무드로 카리스마 있게 등장해요. 그렇게 연출한 이유가 있나요?

보통 효린이 자동차 영상에 등장한다고 하면, 퍼포먼스를 생각할 거예요. 그런데 저는 반대로 생각했어요. 모델을 스테레오 타입화시킬 필욘 없으니까요. 효린은 가만히 있어도 충분히 멋진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모델이에요. 그만의 오라가 있죠.

다윗골드 인터뷰 기아 쏘울 2019
<Soulful Vibes Only> 영상 속 LA의 목가적인 해변을 달리는 쏘울 8비트 애니메이션은 주재범 작가의 손에서 탄생했다. 그는 이미 나이키, 디올 등의 브랜드와 협업한 바 있는 세계적인 작가이기에, 다윗골드 감독과 순조롭게 작업을 마쳤다. 주재범 작가는 레트로 열풍에  맞춰 순풍에 돛단 듯 더 높은 곳으로 순항 중이다.

<Soulful Vibes Only>에서 8비트 애니메이션은 핵심 요소 중 하나죠.

<하입비스트>와 어울리는 감성과 쏘울의 키워드 중 하나인 LA 적인 매력을 표현한 부분이에요. 보는 사람들이 그 부분을 재밌게 느꼈으면 좋겠어요. 주재범 작가는 디올, 나이키 같은 큰 브랜드와 여러 번 작업을 해본 작가인데, 확실히 소통이 잘 되더라고요. 제가 비주얼적으로 원하는 부분을 정확히 표현해주기도 했고요. 정말 멋진 작업을 하는 작가라고 생각해요.

다윗골드 인터뷰 기아 쏘울 2019

“자동차를 좋아하지 않거나, 경험이 없는 사람이 주행 샷을 찍었는데 그게 멋있게 나온다는 건 말이 안 돼요.”

<Soulful Vibes Only> 영상에는 직접 연출한 다른 영상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요소가 더러 있어요. 인더스트리얼한 개러지, 차분한 카메라워킹, 다이나믹한 주행 씬 등이 그렇죠. 이 점을 다윗골드 감독의 시그니처로 봐도 될까요?

네, 모두 제가 좋아하는 요소들이에요. 주행 샷 같은 경우는 특히 그래요. 단체 드라이빙을 해보면 앞차가 어떻게 주행해야 멋있는지 알 수 있거든요. 저는 드라이빙을 즐기는 편이고 그럴 때 본 장면과 동선을 떠올리며 주행 샷 앵글을 잡아요. 속도감 있는 드라이빙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찍을 수 없는 샷이죠. 자동차를 좋아하지 않거나, 경험이 없는 사람이 주행 샷을 찍었는데 그게 멋있게 나온다는 건 말이 안 돼요.

다윗골드는 늘 트렌디한 영상을 연출해온 감독이에요. 요즘 구상 중인 영상이 있다면요?

<아키라>. 이걸 동시대적으로 재해석해서 연출하면 멋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는 <아키라>를 카네다의 바이크 때문에 좋아하거든요. 그 바이크에 카네다가 좋아하는 것들을 스티커로 막 붙여놨는데, 제가 차를 좋아하는 것도 비슷한 방식이에요. 옛날엔 ‘탈 것’으로 말을 탔잖아요. 그게 지금은 차와 바이크로 바뀐 것뿐이에요. 자기 차를 “애마”라고 부르는 것도 정말 좋아해서 그런 거고요.

자동차에 대한 그런 마음이 영상엔 어떻게 표현되나요?

연출할 땐 차든, 사람이든 피사체로서 가장 멋진 부분을 담죠. 루피, 나플라의 ‘Rough World’ 뮤직비디오도 마찬가지예요. 그 영상에 멋진 자동차들이 나오지만 절대 차가 주인공인 영상은 아니거든요. 그 영상에서 차는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로 등장하고 인물에 대한 얘기를 담은 거예요.

다윗골드 인터뷰 기아 쏘울 2019

아무래도 다윗골드는 스토리에 앞서 비주얼을 고민하는 감독이죠?

비주얼을 먼저 생각해요. 한 씬이 주는 무드나 바이브를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요즘 영상 트렌드가 화려한 영상 기법이나 편집을 많이 하는데, 저는 선호하지 않아요. 저는 앵글 안에 제가 생각하는 장면을 철저하게 구현하고 담백하게 찍는 걸 선호해요. 제가 생각하는 잘 찍은 샷은 카메라 고정시키고 무빙 없이도 어떤 무드가 구현된 샷이에요.

예를 들어 설명한다면요?

<중경삼림>에서 양조위가 샌드위치를 사러 가는 장면이요. 그 샷은 형광등 아래 살짝 삐뚫어진 각도로 계산대 앞에 있는 양조위를 담아요. 그때 실내 타일엔 조명 빛이 묻어있죠. 이 한 씬이 이 영화 자체를 설명해주거든요. 양조위는 계산대 밖에, 왕페이는 안에 있어서 다른 세상 사람 같지만 한 공간인 거잖아요. 저는 이게 멋진 거라고 생각해요. 화려하거나 그러기 위해 발광한 샷보다 훨씬 멋지죠.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건 <분노의 질주>에요. 이 영화가 제 인생을 바꿔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러고 보니 왕가위의 색감 활용 방식이나 미술적인 면을 볼 때, 다윗골드의 영상과 닮은 점이 있네요?

가장 좋아하는 감독이 왕가위와 크리스토퍼 놀란이예요. 제 영상을 왕가위 영화와 비슷하게 볼 수도 있을 거예요. 조명이나 색감을 활용하는 방식 등이 그렇죠. 그리고 크리스토퍼 놀란 영화의 묵직함도 좋아해요. <인셉션>, <다크 나이트>를 보면 ‘가벼운 샷’이 없어요. 씬 하나하나 무게감이 엄청나요.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건 <분노의 질주>에요. 이 영화가 제 인생을 바꿔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다윗골드 인터뷰 기아 쏘울 2019

지금까지 직접 연출한 영상에 대한 반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This is so aesthetic.” 부연 설명 없이 이렇게 적혀있었어요. 저도 연출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미적인 부분이거든요. 영혼을 담아 찍은 샷과 그렇지 않은 샷은 밀도가 달라요. 그건 보는 사람도 알아요. 욕심을 가지고 찍는 것과 단지 돈벌이로 생각하고 찍는 건 결과물이 판이하게 달라요. 저는 제가 만드는 영상은 왠만하면 모두 제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임해요.

“피치스의 성공은 절대 운이 아니예요. 철저하게 계획하고 실행해서 여기까지 온 거예요.”

피치스는 “자동차 문화를 지원하는 패션 브랜드가 될 것이다”라는 말과 함께 출범했고, 2년 만에 스트리트 카 문화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됐어요. 예상했나요?

네. 예상하고 시작했고, 파고들었어요. 타이밍도 완벽했고요. 그때 유튜브가 영스터들에게 활성화되기 시작한 시기였고, 국내엔 전무했지만 미국 쪽에선 자동차 관련 채널도 많이 생길 때였어요. 피치스의 성공은 절대 운이 아니예요. 철저하게 계획하고 실행해서 여기까지 온 거예요.

직접 연출한 피치스 자동차 영상에 인상적인 댓글이 있어요. “Car Porn.” 어떤 의미인가요?

말 그대로 자동차 포르노그래피라는 의미예요. 아, 그렇다고 섹시하단 건 아니고요. 저마다 좋아하는 차 취향이 있잖아요. 그걸 충족시켰다는 의미죠. 제 영상 속 차를 갖고 싶을 만큼 맘에 든다는 말이기도 하고요. 차를 갖고 싶지만 가질 수 없을 때 할 수 있는 게 미니어처를 사거나 영상으로 접하는 건데, 자기가 좋아하는 차가 영상에 멋지게 등장하니 환장하는 거죠.

다윗골드 인터뷰 기아 쏘울 2019

최근에 피치스의 사무실을 LA로 이전했다고 들었어요. 본격적으로 활동하겠다는 의미로 봐도 될까요?

LA를 기반으로 활동해야 좀 더 공격적으로 저희가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저희 팬이나 구매자 비율이 미국이 제일 많기도 하고요. 얼마 전에 마케팅 용도로 람보르기니 우라칸을 샀어요. 그 차로 사무실 근처에 있는 구매자들에게 배송을 다닐 거예요. 미국 배송 서비스의 가장 빈번한 컴플레인이 “느리다”는 거니까, 저희는 세상에서 제일 빠른 차로 배송하겠다는 거죠. 아, 그리고 LA 페어팩스에 피치스 매장을 오픈할 거예요. 슈프림 매장 근처에.

“일단 자동차 영상 감독 중엔 킹이 되어야죠. 그리고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영상을 만들 거예요.”

다윗골드는 앞으로 어떤 영상을 보여줄 건가요?

일단 자동차 영상 감독 중엔 킹이 되어야죠. 그리고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영상을 만들 거예요. 자동차가 나오는 영화, CF 등 모든 영상에서 자주 쓰이는 샷들이 있는데, 그걸 뛰어넘는 멋진 그림을 만들 거예요.

적어도 목적지는 분명히 보인다는 말 같은데요?

제 성향상 솔직하게 말하는 게 편해서 이렇게 말할게요. “Kill them all.” 물론 실력으로 죽인다는 말이고요. (웃음) 결국 제가 속한 업계도 승자와 패자가 있어요. 그리고 그건 실력으로 결정되는 거고요. 결국 트로피를 손에 쥘 사람이 누가 될지 지켜보면 알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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