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엔드 인터뷰: 한국 언더그라운드 클럽 신의 흐름을 바꾼 크루

파티 크루의 틀을 깬 ‘복합 문화 단체’.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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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플랫폼의 등장, 기술과 장비의 발전, 그리고 음악 소비 방식의 변화가 이루어진 현재, 코로나19에 불황을 겪던 클럽 신은 다시금 도약에 성공하며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을 가진 DJ, 크루, 그리고 이벤트들로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변화의 시작점에는 한국 언더그라운드 클럽 신을 이끌어온 크루, 데드엔드가 있었다.

2011년, 코난(DJ Conan), 킹맥(KINGMCK), 앤도우(ANDOW), 스무드(SMOOD) 네 명의 DJ를 중심으로 결성된 크루 데드엔드는 수많은 클럽에서 이벤트를 열며 한국 클럽 신을 일으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후, 그래픽 디자이너 DHL, SOOOOO, 포토그래퍼 카이파파라치(KAIPAPARAZZI) 등 다양한 포지션의 멤버들이 합류하며, 국내외 아티스트들과의 협업, 전시 등 다양한 활동으로 그들만의 색을 채워나갔다.

그렇게 ‘DEADEND MOVEMENT’라는 이름 아래, 복합 문화 단체로서 활동 영역을 확장하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고, 한국 클럽 신 역사에 발자취를 남긴 데드엔드가 2024 12, 6 만에 공백기를 끝내고 특별한 복귀를 알리며 다시 그들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아래는 오랜만에 만난 그들과의 인터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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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축하의 인사로 시작해야겠어요. 지난 12월, 오랜 공백을 깨고 한남동 볼레로에서 파티를 열었어요. 최근까지 각자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킹맥: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오리지널 트랙과 리믹스 작업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코난 : 음악 활동과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어요. 클럽 터널을 운영하고, 이태원의 복합문화공간 프로세스에서 고문이자 컨설팅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강촌 폐터널에서 ‘DSCOFEST’라는 페스티벌을 만들기도 했죠. 최근에는 강원도 속초에서 중대형 규모의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고 있으며, 데뷔 20주년을 맞아 월드 투어 준비도 진행 중입니다.

앤도우: 바이닐 스토어 웰컴 레코즈와 바이닐 공장 챔피언 프레싱을 운영하고 있으며, 360 사운즈, 게토레이, 스트릭틀리 바이닐, 노 룰스 등 여러 베뉴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DHL: 2022년 첫 개인전으로 ‘시간’이라는 개념을 다룬 <Waltz Movement> 전시를 한남동 마더에서 열었고, 인천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에서 SBS 제작진이 10여 년간 촬영한 고래 영상들과 함께 <Whales and I> 전시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시기에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코로나 안티젠 셀프 테스트기를 디자인했으며, 운석을 재료로 한 판화를 만들어 작곡가들과 협업 전시를 열기도 했습니다. 또한 스위스 시계 브랜드 IWC 샤프하우젠과 전시, 캘빈 클라인과 패키지 협업, 벨기에 맥주 브랜드 스텔라 아르투아와 아트피스 잔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피로감을 느껴 몇 달 간 쉬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동안 해온 스케줄들을 되짚어 보니 열심히 살아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SOOOOO:  광고 회사의 아트 디렉터로 회사원 생활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KAI: 서울 재즈 페스티벌, 워터밤, 월드 DJ 페스티벌 외에도 성시경, 백예린, 더 발룬티어스, 이승윤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콘서트 촬영을 하며 지내왔습니다.

2019년 2월 22일이 데드엔드의 마지막 파티였고, 그로부터 약 6년 만에 다시 만난 셈이죠. 그동안 함께 모이지 않았던 이유와 다시 모이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코난: 각자 견해는 다를 수 있겠지만, 거의 정점에 다다랐던 6년 전쯤, 저희는 더 이상 새롭고 혁신적인 무언가를 보여줄 수 없다면 파티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 각자 워낙 바빴기도 했고요.

앤도우: 여느 파티가 그렇듯, 어느 시점을 넘어가면서 음악적으로나 여러 면에서 더 이상 새로운 게 없고, 점점 정체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처음 서울 클럽 신에서 없던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취지로 시작했던 파티였지만, 더 이상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줄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킹맥: 저희도 오랜만에 다시 뭉치자고 이야기할 때, 앤도우가 데드엔드의 마지막 파티가 6년 전이었다고 말해서 적지 않게 놀랐습니다. 멤버들끼리는 예나 지금이나 자주 만나고 있었지만, 6년 전 마지막 파티 이후 각자 활동하는 범위가 넓어지다 보니 전처럼 매달 정기적으로 파티나 이벤트를 열지 못한 것 같습니다. 

DHL: 다양성을 가진 크루로서, 저는 각자의 성장과 경험이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DJ로서의 관객과의 소통, 사진가로서의 시각화, 디자이너로서의 창의성은 모두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타일이 완성되어 가죠. 물론, 다들 이제 어린 나이가 아니어서 생계에 대한 책임감도 있었을 테고요. 그러던 중 우연히 앤도우 형을 만났고, 오랜만에 파티를 해보자고 제안했어요. 마침 쉬어가는 시간을 갖고 있던 터라, 흔쾌히 다시 뭉치자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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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모인 만큼, 그날 현장에서 느껴졌던 열기는 정말 대단했어요. 마치 ‘우리가 돌아왔다’라는 강한 패기와 베테랑의 연륜 같은 것도 느껴졌고요. 복귀 파티에 대한 후기가 궁금해요.

코난 : 수년 전의 뜨거웠던 추억을 떠올리며 찾아온 원년 파티피플들의 얼굴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한두 잔 마시고 살짝 취기가 돌았을 때, 마치 시간을 되돌린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데드엔드 원년 멤버들이 한 날, 한 공간에 모였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반갑고 놀라웠습니다.

킹맥: 볼레로라는 공간이 협소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셔서 감회가 새로웠어요. 또한, 2011년 데드엔드를 결성한 이후 서포트해준 여러 친구들 및 관객분들이 자리를 빛내주셔서 마치 오랜만에 만난 동창회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었죠. 마감 한 시간 전부터는 13년 전 데드엔드를 대표할만한 트랙들을 플레이했는데, 제가 엠넷 DJ 경연 프로그램 <헤드라이너> 결승 무대에서 플레이한 ‘You & Me (Flume Remix)’를 앤도우가 틀었을 땐,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앤도우: 데드엔드 전성기 시절로부터 10년이란 시간이 지난 만큼, 그 당시 자주 파티에 오던 친구들도 그만큼 나이를 먹었다는 게 실감이 났습니다. 애 아빠, 애 엄마가 되어 다시 만나는 모습이 너무 신기하고 반가웠어요.

복합 문화 단체로서 데드엔드는 파티, 이벤트, 전시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서울의 젊은 창작자들과 클럽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어요. DJ 크루로 시작해 다양하게 분야를 넓히게 된 과정이 궁금해요. 

코난: 저희가 처음 모이게 된 계기는 식상함을 깨기 위해서였습니다. ‘클럽’ 하면 힙합과 하우스 두 갈래로만 나뉘어 있던 당시 클럽 신도 무언가 아쉬웠고요. 그래서 ‘우리는 틀을 깨고, 하고 싶은 걸 다 하는 파티를 해보자’라는 강한 취지가 있었고, 그 덕분에 저희의 움직임은 과감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멤버들 모두 실력이 뛰어났기 때문에 더 자신감이 생겼죠(웃음). 그 자신감에서 우러나오는 저희의 과감하고 새로운 시도들은 매번 성공을 거두며 점점 더 큰 성과를 이룬 것 같습니다. 

킹맥: 데드엔드를 결성할 당시, 저희는 획일화되어가는 클럽 신에서 막다른 길에 놓인 느낌이었어요. 그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목표로 팀을 결성했습니다. 기존의 DJ 크루들과는 달리, 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모든 인풋과 아웃풋을 외부의 제약 없이 팀 내에서 자체적으로 컨트롤하며 진행하려 했습니다. 그 결과, 음악, 디자인, 아카이빙 등 여러 분야에서 더욱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저희만의 색을 갖게 되었습니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코난: 코로나 시기부터 이어진 경기 침체와 사회적인 악성 이슈들 때문인지, 신의 온도가 예전같지 않은 것 같아요. 그리고 자연스러운 변화이긴 하지만, 수요에 비해 콘텐츠 공급이 너무 넘쳐나는 상황인 것 같아요. 예전처럼 새로움을 찾기가 점점 더 어려운 현실인 것 같습니다.

앤도우: 데드엔드가 처음 시작했을 때, 지금은 이태원의 터줏대감인 케이크숍도 오픈하기 전이었고, 클럽 신의 다양성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비슷한 성격의 베뉴가 너무 많다 보니 파이 나누기 싸움처럼 된 것 같아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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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음악뿐만 아니라 그래픽 디자이너, 포토그래퍼 등 다양한 포지션을 가진 크루들이 많이 등장했지만, 과거에는 데드엔드가 거의 유일했죠. 당시, 한국 클럽 신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다고 생각하시나요?

코난: 지금은 셀 수 없이 많은 크루들이 있지만, 당시에는 강력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크루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미루어 봤을 때, 데드엔드가 그 시점에서 한 획을 그은 건 확실히 맞는 것 같아요. 이후 힙합 레이블들도 크루화되면서 비슷한 형태의 파티들을 이어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킹맥: 데드엔드라는 팀의 아이덴티티는 다른 크루나 에이전시에서 기획하는 이벤트들과 뚜렷하게 차별화된 색을 가지고 있었기에, 마니아층이 형성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또한, 클럽 신에서 빠질 수 없는 패션 센스를 멤버들 모두 갖추고 있었기에, 멋쟁이들 중의 멋쟁이들만 올 수 있는 이미지가 형성되었습니다. 덕분에 인터내셔널 아티스트, 패션 레이블, 셀러브리티들이 즐겨 찾는 언더그라운드 중에서도 가장 오버그라운드한 파티들로 발전해 나갔다고 생각합니다.

DHL: 데드엔드는 선배들이 닦아놓은 문화와 함께 성장했어요. 당시 클럽 신은 모두가 하나가 되는 느낌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과거의 뿌리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함께 끌어갈 선배들이 많이 사라진 건 서글픈 일이죠. 그 당시 한국 클럽 신은 대형 클럽의 비즈니스 중심 컬처와 언더그라운드 기반의 컬처가 극명히 나뉘었던 시기였기 때문에 진정성으로 나아갔던 저희가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하지만, 시대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저희가 지켜왔던 문화가 점점 산업에 잠식되어 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도 큽니다.

2010년대 초반, 이태원을 비롯한 용산구 일대의 클럽을 오가며 매력적인 이벤트를 선사했어요. 이를테면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이어가거나, 매년 n주년 파티와 같은 큰 이벤트를 열며 국내 스트리트 컬처를 이끌었죠.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은 언제였나요? 

코난: ‘월드 DJ 페스티벌’의 서브스테이지를 데드엔드가 기획하고 진행했던 기억이 가장 인상 깊습니다. 주류 음악을 하지도 않았던 소수의 크루가 대형 스테이지 전체를 기획하고 저희만의 컨셉을 입혔다는 게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죠. 사실 이렇게 말하는 게 좀 민망하지만, 그때 데드엔드의 파급력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날을 계기로 저희는 더 깊은 크루쉽이 생겨났다고 생각해요.

킹맥: 단연 2014년 말에 있던 데드엔드 3주년 파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이때 스페셜 게스트로는 버질 아블로, 코홀트 멤버들, 그리고 코(현, 유키 치바)와 DJ 조미가 함께했습니다. 또 이날은 세계를 강타한 키스 에이프의 ‘IT G MA가 탄생한 날이기도 했죠. 

DHL: 저도 데드엔드 3주년 파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파티가 끝난 후, 킹맥, 버질 아블로와 함께 이태원에 있는 나주곰탕에서 밥을 먹었는데, 그 자리에서 버질이 킹맥에게 티셔츠를 같이 만들자고 제안했었어요. 그날 설렜던 감정이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앤도우: 2016년, 디 뮤지엄에서 열렸던 5주년 파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동안 데드엔드 자체 파티 중에서 가장 큰 규모였기 때문에 정말 큰 도전이었죠. 

현재 DJ 신에 새로운 신예들이 등장하고 있죠. 특히 눈여겨보고 있는 DJ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코난 : 작년 비밀스러운 프로젝트로 잠시 함께 작업했던 아티스트 보잭을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이 친구는 정말 순수하게 음악에 미쳐있는 캐릭터입니다

킹맥: 단연코 DJ CO.KR와 H4RDY. 여태껏 발매했던 싱글과 EP보다도, 2025년에 발매 예정인 그들의 트랙들은 장르를 넘어서 하나같이 모두 뛰어납니다. 앞으로 그들의 행보를 지켜봐주시길.

앤도우: 작년 신예 아티스트 중 일등은 보잭이라고 생각합니다. 게토하우스 같이, 개인적으론 너무나 좋아하지만 서울 클럽에선 생소한 장르를 다루기도 하고, 음악을 대하는 태도나 열정이 특히 마음에 듭니다.

DJ 데뷔를 꿈꾸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맥이 없으면 기회가 없다는 말을 종종 듣곤 하는데, 실제로 업계에서는 인맥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걸까요?

킹맥: 제가 2007년 처음 DJ를 시작했을 때도 ‘인맥 없으면 DJ 못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일 수 있지만, 요즘은 다양한 플랫폼이 많아져서 자신의 색깔을 보여줄 기회가 더 많아졌죠. 클럽 신에서도 항상 새로운 인재를 찾고 있으니 결국 중요한 건 꾸준한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결국 이루지 못할 것은 없다고 봐요. 

앤도우: 5-6년 전쯤, 제가 진행했던 파티에서 DJ의 믹스셋을 받고 한명을 선정해서 같이 음악을 트는 이벤트를 연 적이 있습니다. 그때 50명 가까운 지원자가 있었고, 그 중 눈에 띄었던 DJ들은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걸 보면 실력이 있으면 언젠가는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조언은, 요즘처럼 DJ가 넘쳐나는 환경에서 주목을 받으려면 자기만의 특색과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립하고, 꾸준히 그 길을 가다 보면 기회는 분명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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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인터뷰에서 ‘클럽을 청정 구역으로 만들고 싶다’고 언급한 적이 있어요. 클럽 특성상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고, 때로는 복잡한 환경이 펼쳐지기도 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청정 구역’이란 어떤 의미였고, 지금은 청정 구역이 됐다고 느끼시나요?

킹맥: 클럽이라는 공간이 뉴스에 자주 등장하고, 대중적으로 비춰지는 모습이 그다지 긍정적인 면만 있던 아니었죠. 클럽을 청정 구역으로 만들고 싶다 말한 저의 의도는 데드엔드를 비롯해, 서브컬처 발전에 힘쓰는 많은 아티스트, 클럽, 이벤트 기획자들의 공이 더욱 인정받아, 단순히 영업손실을 채우는 술집 장사 이상의 가치를 지닌 문화적인 공간으로서, 문화 발전에 이바지하는 건강한 신 만들어 가자는 뜻이었죠. 과거에 비해 세계적인 이벤트들도 많이 개최되고, 국내 아티스트들이 해외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현재, 클럽 신 점점 건강하게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데뷔 20주년을 맞았어요. 20대 초반부터 DJ 활동을 하면서 그동안 음악이라는 통로를 통해 많은 변화를 겪으셨을 텐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음악적 성취나 성공보다는, 오히려 ‘내가 왜 이 길을 계속 가야만 했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졌던 순간들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순간들이 있다면, 어떻게 그 질문에 답을 찾으셨고, 그 답이 지금의 음악과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코난: 네, 계산해보니 2025년 올해가 제 데뷔 20주년이더라고요. 앞선 여러 인터뷰에서 ‘음악은 나의 완벽한 취미 생활이다’라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음악을 넘어서 다양한 기획과 산업적인 시도들을 할 수 있었고요. 음악이라는 완벽한 취미가 제 삶 속에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문화적인 관점으로 사회와 산업 생태계를 분석할 수 있었고, 그 과정 덕분에 아티스트가 아닌 다른 시각으로 신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이 신의 발전을 위해, 또 평생 취미로 이어갈 음악과 문화를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죠.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스스로 정한 미션들을 열심히 수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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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 컬처,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순수 미술 다양한 범주에서 활동을 이어오고 있어요. 과거 인터뷰에선변화를 바라볼 있는 자유로운 시선을 가지려 한다’ 밝혔는데요. 그런 시선이 여러 분야의 작업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DHL: 상업과 순수 예술을 병행하며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데, 사실 이 두 가지가 상반된 가치관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도전적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 두 가지를 함께 한다는 것이야말로 ‘변화를 바라보는 자유로운 시선’이 중요하다는 걸 의미한다고 생각해요. 두 가지 모두 진정성 있게 탐구하며 경계를 허물어가는 것이 예술가로서 의미 있는 일이라고 믿고요. 그리고, 과거의 작업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게 만든의외성’이 결국 변화를 바라보는 자유로운 시선에서 비롯된 것을 깨달았습니다. 모든 경험들이 쌓여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거죠. 시대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며, 그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고 믿습니다.

매주 클럽들은 매력적인 파티 포스터를 통해 이주의 파티와 게스트를 소개하고 있어요. 포스터가 강렬해야, 공연도 더욱 기대되는 법이죠. 소셜 미디어가 홍보의 주된 매체가 되기 전인 과거와 현재를 비교했을 때 파티 포스터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SOOOOO: 과거에는 매주 외국에서 유명한 DJ들을 초대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 인물에게만 집중해, 그들이 원하는 이미지나 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하는 작업이 많았어요. 예를 들어, 그들이 자주 사용하는 폰트 스타일이나 로고를 그대로 쓰면서 전체적인 비주얼을 만들었죠. 그리고 대부분 인쇄용으로 작업했기 때문에, 디자인에 조금 제한이 있었던 부분도 있었어요(웃음). 플라이어나 포스터를 만들어야 하니까, 통일된 프레임을 만들어 클럽의 아이덴티티를 잘 녹여내는 게 중요했죠. 요즘은 소셜 플랫폼을 통한 홍보가 주가 되다 보니, 그만큼 디자인이 훨씬 더 자유로워진 느낌입니다. 하지만 그 자유로운 디자인이 때로는 핀터레스트처럼 다소 유행을 타는 느낌도 있긴 하죠.

파티 현장의 생생함을 카이만의 시각으로 포착하고 있어요. 2021년에는 10년간 촬영한 서울 클럽 파티 사진을 소개하는 온라인 전시에 참여하기도 했죠. 서울의 언더그라운드 클럽 신은 다른 도시들과 비교했을 때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KAI: 과거에는 한국 관객들이 사진 촬영에 대해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반면, 최근 언더그라운드 클럽 신의 관객들은 음악과 함께 자신을 더욱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 같아요. 그만큼 클럽 문화가 바뀌면서 관객들도 자유롭게 자신을 드러내고, 더 적극적으로 파티를 즐기는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이 있다면? 

클럽 안에서 수많은 관객들 사이에서 촬영을 하던 중, 춤추는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카메라가 바닥에 떨어져 렌즈가 박살났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는 화가 나기보다는 오히려 웃음이 나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언더그라운드 클럽은 특유의 냄새와 끈적함이 있죠.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카메라가 손상될 위험이 있어 비닐로 감싸고 촬영했던 기억이 납니다.

무수한 파티에서 가장 바쁘게 플레이한 DJ로서, 서울 클럽 문화와 파티 신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무엇이 달라졌고, 무엇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코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여기서 수요는 소비자들이고, 공급은 클럽, 파티, DJ 등입니다. 이렇게 되면 부피는 커지지만 밀도가 낮아지게 마련이죠. 하지만 문화 발전 과정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일인 것 같고, 이를 부정적으로 보진 않습니다. 다만, 공갈빵처럼 부피가 커진 현재 신 안에서 점점 커지는 빈 공간을 채워줄 견고한 아티스트, 기획자, 클럽 등이 더 많이 생겨나기를 바란다는 생각입니다. 신은 여전히 발전하는 과정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킹맥: 과거에 비해 지금 한국의 클럽 문화와 신은 정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DJ, 프로듀서들도 많아졌고, 코로나 시기를 잘 이겨내고 되살아난 서울의 나이트라이프가 한류의 영향을 받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팬들이 기다릴 만한 데드엔드의 새로운 프로젝트나 계획이 있을까요? 

킹맥 : 2025년에는 분기별로 이벤트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연말에는 멋지게 14주년을 맞이하여 대형 이벤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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