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세라핌 제작진 인터뷰: 하이브 최초의 걸그룹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음악, 안무, 비주얼을 담당한 4명의 숨은 주역.

음악 
19,610 Hypes

르세라핌하이브 최초 걸그룹이라는 수식으로 데뷔 이전부터 수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아왔다. 그렇게 세간의 관심 속에서 지난 5 2 앨범 <FEARLESS> 데뷔한 르세라핌은 7 연속 빌보드 차트 순위권에 머무르며 세계에 자신들의 이름을 각인시켜 나가는 중이다.

르세라핌은 이름에 얽힌 이야기부터 특별하다. 슬로건 ‘IM FEARLESS’ 철자를 해체하여 새롭게 조합하는 방식으로 작명법은 어떤 과정을 거쳐 나오게 됐을까? 또한 수많은 팬들이 열광하는 르세라핌의 음악과 안무는 어떤 이들의 손을 거쳐 탄생했을까? <하입비스트> 누구보다 멤버들과 가까이 소통하며 오늘날의 르세라핌을 만든 숨은 주역을 만나기로 했다. 르세라핌의 비주얼, 퍼포먼스, 음악을 담당한 김성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소연 퍼포먼스 디렉터, 프로듀서 13 전하는 르세라핌의 탄생기.

하이브와 쏘스뮤직이 협력해 걸그룹을 론칭하기로 결정한 당시, 내부적으로 어떤 아이디어들이 오고 갔는지 궁금해요.

박소연 퍼포먼스 디렉터(이하 박소연 디렉터): 실무 제작진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회의를 했을 때가 생각나네요. 르세라핌은 콘셉트를 먼저 만들고 멤버들이 이미지를 소화하도록 방식이 아니라, 멤버들의 이야기와 멤버들이 음악과 무대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메시지를 출발점으로 기획된 팀이에요. 르세라핌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이자 앨범명인 <FEARLESS>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정해졌죠. 실무 제작진들은 ‘FEARLESS’ 팀의 모습을 각자의 파트인 음악, 안무, 비주얼적으로 어떻게 만들 것인지 고민했어요.

르세라핌은 ‘IM FEARLESS’라는 문장 단어를 재조합하여(애너그램) 만든 이름이죠. 그만큼 로고도 특별한데, 시각적으로 어떤 느낌을 강조하고자 하셨는지 궁금해요.

김성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하 김성현 디렉터): 무엇보다 애너그램이 직접적으로 보이길 바랐어요. 솔직함과 담대함이 미덕인 팀인 만큼우아하고 섬세한느낌보다는 볼드한 접근방식이 어울리겠다고 판단했죠. ‘IM FEARLESS’라는 슬로건이 등장하고, 선들이 애너그램 순서대로 교차하는 단순한 방식으로 심볼이 완성됩니다. 확장성을 지녔으면서도, 시시각각 변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고려해 어디든 침범할 있고 융화되기 좋은 형태의 심볼을 만들게 됐어요.

르세라핌이라는 이름만큼이나 ‘IM FEARLESS’라는 슬로건에 얽힌 이야기도 흥미로워요. 여기에 숨겨진 의미가 있을 같은데요.

김성현 디렉터: 르세라핌이라는 이름은 방시혁 의장님의 아이디어였어요. 수많은 팀명 후보군이 있었지만 팀에 가장 맞는 메시지가 무엇인가 대한 고민이 반영된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멤버들 중에서 다시 데뷔에 도전하는 사쿠라와 김채원, 경연 프로그램 출신으로 데뷔가 좌절됐던 허윤진, 발레를 15 동안 하다 새로운 도전을 하게 카즈하 등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 싶었죠. ‘IM FEARLESS’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이들에게 어울리는 슬로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르세라핌을 처음 만나는 팬들이이런 생각과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상상하면서 작업한 포인트가 있을까요?

김성현 디렉터: 당당하고 자전적이다라는 느낌을 강조하고 싶었어요. 소위우린 우리가 길을 간다라고 해야 될까요. 자신감 있고 당당한 르세라핌에게는 ‘Fashion’이라는 문법이 어울렸고, 데뷔 프로모션 필름도 분위기가 느껴지도록 만들었습니다. 패션 디자이너 출신이자 창작자인 자신에게도 상당히 고무적인 문법이었어요.

서로 분야가 다른 분께서 르세라핌을 준비하는 동안, 서로 어떻게 소통하며 결과물을 만들어 나갔는지도 궁금해요.

프로듀서 13: 프로듀서 입장에서 곡의 파트 분배를 결정함에 있어 김성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소연 퍼포먼스 디렉터와의 소통이 굉장히 중요했어요. 멤버가 가진 고유의 보이스 컬러, 보컬 스타일, 안무와 동선, 비주얼적 조화와 느낌 수많은 요소들이 굉장히 유기적으로 어우러져야 했죠.

르세라핌 제작진 인터뷰: 하이브 최초의 걸그룹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김성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소연 퍼포먼스 디렉터, 프로듀서 13

박소연 디렉터: 음악, 퍼포먼스, 비주얼 크리에이티브의 이해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과정에서 프로듀서 13, A&R팀과 함께 음악의 방향성에 대해서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음악 장르와 무드 그리고 보컬의 표현 퍼포먼스와 음악은 아주 깊은 연관이 있고,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제가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멤버 트레이닝 과정에서도 소통을 많이 했어요. 예를 들어 파트엔 어떤 에너지로 불러야 하는지’, ‘가사는 어떤 무드로 표현해야 하는지그리고퍼포먼스를 하면서 보컬을 소화하기 힘든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등에 대한 방법을 찾기 위해 대화를 많이 같아요.

많은 분들이 퍼포먼스 디렉터는 움직임만 준비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저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트레이닝 방식은 조금 다른 같아요. 단순한 안무동작만 가르치는 아니라 음악과 퍼포먼스를 통해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그들이 스스로 이야기하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 밖으로 꺼낼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생각합니다. 멤버들 역시 본인들이 전하고 싶은 진심을 받아들여야 퍼포먼스도 진정성 있게 보여줄 있으니까요.

김성현 디렉터는 앞서 2팀의 보이그룹을 담당했죠. 걸그룹을 준비하는 일은 어땠나요?

김성현 디렉터: 보이그룹, 걸그룹을 구분 짓고 작업하진 않았어요. ‘여자라서 이렇게 저렇게 해야 라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죠. 그래서 처음 팀의 페르소나를 정립할 때도 핵심 키워드로 ‘Genderfluid’ 정하기로 했어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Gender’, ‘Fluid’ 라는 자체가 이미 성에 대한 이미지를 이분법적으로 규정짓는 말이라 다시 제외했죠. 그만큼 남녀의 관점이 아닌, 인간으로서 멋있는 아티스트의 작업으로 접근했습니다.

르세라핌 제작진 인터뷰: 하이브 최초의 걸그룹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김성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소연 퍼포먼스 디렉터, 프로듀서 13

박소연 디렉터도 앞서 활동 중인 걸그룹과의 차별점을 두기 위해 신경 썼을 같아요. 퍼포먼스를 준비하면서 새롭게 선보이고자 고민했던 부분이 있을까요?

박소연 디렉터: 솔직하게 저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거나 신경 쓰는 성격이 아니라서 이번 르세라핌의 퍼포먼스를 제작할 때도 성격대로 진행한 같아요. 다른 걸그룹과 차별점을 두기 위해 신경 쓰거나 고민하지 않고 르세라핌의 이야기에 집중했어요. 아마 지점이 차별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미 팀의 시작 자체가 너무 운명적이고 특별한 팀이었기에, 배경 이야기를 풀어나가다 보니 지금의 퍼포먼스가 만들어진 같아요.

타이틀곡 ‘FEARLESS’ 안무 중에서도 개인적으로와우 포인트 염두에 구간이 있다면요?

박소연 디렉터: 모든 파트가 이유가 있고 의미가 있던 부분들이라 구간을 뽑긴 어렵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코러스로 넘어가기 윤진 씨의 파트(일자 대형에서 윤진만 보이는 채로 ‘Mmmm I’m fearless huh’ 부분) 가장와우 포인트이지 않았나 싶어요. 클라이맥스로 넘어가기 바로 직전 파트라어떻게 하면 파트를 통해서 마지막을 찢을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인데 윤진 씨가 너무 멋지게 소화해 줘서 생각했던 그림대로 표현된 같습니다.

퍼포먼스를 기획하고 연습하는 과정에서 아티스트들과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박소연 디렉터: 너무 많아서 하나만 기억할 없을 정도로 순간이 에피소드였달까요. 그중에서도 제게 깊게 와닿았던 기억이 있어요. 초반 트레이닝 과정에서 멤버들이 각자의 실력을 스스로 평가해 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모두가 시작도 달랐고 환경도 달랐으니까 필요한 과정이었거든요. 그때 사쿠라가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의 점수를 “0이라고 말했었어요. 그때 사실 굉장히 놀랐어요. ‘자기 스스로를 0점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었죠. 심지어 10년이나 아이돌을 했던 멤버였으니까요. 본인 스스로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이후에 정말 많은 노력으로 발전한 지금의 사쿠라를 보면 뿌듯한 마음입니다. 이번 활동이 끝나면 다시 한번 물어봐야겠네요. 지금의 점수는 점인지요(웃음).

르세라핌 제작진 인터뷰: 하이브 최초의 걸그룹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김성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소연 퍼포먼스 디렉터, 프로듀서 13

앞서 활동 중인 걸그룹이나 하이브 산하 그룹의 음악과 비교했을 , <FEARLESS> 사운드적으로 지닌 차별점이 있을까요?

프로듀서 13: <FEARLESS> 앨범은 곡마다 고유의 테마와 리프들이 강조되어 있죠. 우리가 생각하는 음악적인 부분에서 본질적인 것들이 제대로 들려질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앨범은 음악적으로나 사운드적으로 심플하고 선명하게 완성될 있었다고 생각해요. 하이브 산하 그룹들이 근본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음악 방향성에서 좋은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요.

‘Blue Flame’, ‘The Great Mermaid’, ‘Sour Grapes’ 등은 비교적 레트로한 사운드인 반면, ‘The World is My Oyster’ ‘FEARLESS’ 테크노를 위시한 전자음악적 요소가 강해요. 이렇게 사운드가 나뉜 이유가 있을까요?

프로듀서 13: 특별히 사운드적 혹은 장르적으로 앨범에서 음악의 구도를 잡은 아니에요. ‘The World is My Oyster’ ‘FEARLESS’ 앨범의 시작이 되는 곡과 타이틀 곡으로서 팀의 방향성을 보여줘요. 메시지를 풀어내는 있어 반복적이고 심플한 음악이 어울릴 것이란 점에서 착안한 부분이 많았죠. 그런 면에선 곡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Blue Flame’, ‘The Great Mermaid’, ‘Sour Grapes’ 역시 곡들의 스토리텔링과 어울릴 있는 스타일을 만들어내는데 집중했어요. 이제 음악에 있어레트로 장르나 트렌드를 넘어 음악 자체로 돌아왔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하이브 최초 걸그룹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신경을 써야만 했던 부분도 있을 같아요. 이에 대한 답변 부탁드립니다.

김성현 디렉터: 크리에이터라면 누구나 시대상을 반영하여 세상에 필요한 목소리를 내고 싶어 할 겁니다콘텐츠란 크리에이터의 창작물인 동시에 아티스트의 서사이기도 하죠. 때문에 여기에 더해 아티스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아티스트 핏에 맞게 방향성을 잡아나갔습니다앞으로도 그럴 고요.

더 보기

이전 글

하이브,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최초로 연 매출 2조 원 돌파
음악

하이브,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최초로 연 매출 2조 원 돌파

릴 야티와 퀘이보의 공로도 있다.

호미들 인터뷰: 새 출발을 알린 죽마고우들
음악 

호미들 인터뷰: 새 출발을 알린 죽마고우들

“우리의 정점은 아직 오지 않았다.”

비비 인터뷰: 태도가 작품이 될 때
음악 

비비 인터뷰: 태도가 작품이 될 때

“비비는 당신의 거울이에요.”


MLMA 인터뷰: “나는 나를 사랑하는 핑크 푸딩 젤리야!”
패션 

MLMA 인터뷰: “나는 나를 사랑하는 핑크 푸딩 젤리야!”

패션, 미술,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아우르는 멀티 아티스트 멜로를 만났다.

업데이트: 평냉 맛집 ’을지면옥’, 6월 25일부로 영업 종료
음식

업데이트: 평냉 맛집 ’을지면옥’, 6월 25일부로 영업 종료

다행히 새로 이전할 장소를 찾는 중이라고.

FIFA가 꼽은 ‘2002 월드컵’ 속 ‘잊지 못할 골’의 주인공은?
스포츠

FIFA가 꼽은 ‘2002 월드컵’ 속 ‘잊지 못할 골’의 주인공은?

대한민국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바로 그 장면.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후속작, ‘퓨리오사’의 시놉시스가 공개됐다
엔터테인먼트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후속작, ‘퓨리오사’의 시놉시스가 공개됐다

안야 테일러조이 & 크리스 헴스워스 출연.

이마 인터뷰: 가상 인플루언서와의 1박2일 한국 여행
여행

이마 인터뷰: 가상 인플루언서와의 1박2일 한국 여행

현실과 가상을 오가는 독특한 여행.

디올 스니커 디자이너가 공개한 2023 여름 컬렉션 풋웨어 감상하기
신발

디올 스니커 디자이너가 공개한 2023 여름 컬렉션 풋웨어 감상하기

등산화에서 영감받은 비주얼.


손흥민 & 네이마르가 ‘2002 월드컵’ 호나우두의 ‘삼각김밥 머리'를 한다면?
스포츠

손흥민 & 네이마르가 ‘2002 월드컵’ 호나우두의 ‘삼각김밥 머리'를 한다면?

피파 공식 SNS 채널을 통해 공개된 충격적인 비주얼.

디테일 부자, 나이키 덩크 로우 ‘제이드’ 국내 공식 발매 정보
신발

디테일 부자, 나이키 덩크 로우 ‘제이드’ 국내 공식 발매 정보

자연에서 영감받은 컬러웨이.

‘한심좌’ 카비 라메, 마침내 전 세계 틱톡 팔로워 1위 등극
엔터테인먼트

‘한심좌’ 카비 라메, 마침내 전 세계 틱톡 팔로워 1위 등극

미국의 틱톡 스타, 찰리 디아멜리오를 제쳤다.

슈프림, 발렌시아가, 크롬 하츠, 오프 화이트 포함, HBX 아카이브 드롭 리스트
패션

슈프림, 발렌시아가, 크롬 하츠, 오프 화이트 포함, HBX 아카이브 드롭 리스트

팔라스, 생 로랑, 더블탭스, 로에베 아이템도 함께 출시된다.

전자담배 ‘쥴’, 미국에서 판매 금지 처분 받았다
테크

전자담배 ‘쥴’, 미국에서 판매 금지 처분 받았다

출시 이후, 청소년 흡연율을 높인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More ▾
 
뉴스레터를 구독해 최신 뉴스를 놓치지 마세요

본 뉴스레터 구독 신청에 따라 자사의 개인정보수집 관련 이용약관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