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민 인터뷰: 떠그 클럽이 경리단길에 성을 세웠다

이제는 떠그 클럽을 입어보고 살 수 있다.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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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그 클럽은 한국 패션 신의 핫이슈다. 길거리나 SNS에서 이들의 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은 사람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에이셉 라키, 다베이비, 식케이, 로꼬 등 국내외 유명 래퍼들도 떠그 클럽을 입는다.

그동안 온라인 스토어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제품을 선보인 떠그 클럽이 이태원 경리단길에 새로운 보금자리 ‘TC 캐슬’을 열었다. 샌드 컬러로 칠해진 외벽에는 커다란 ‘TC’ 로고를 내걸었다.

내부 인테리어는 블랙과 레드가 주를 이룬다. 왼쪽 벽은 떠그 클럽의 아카이브로 채워져 빠른 품절에 아쉬움을 삼킨 사람들이 제품을 체험할 수 있다. 반대편에는 베이식 아이템과 새로 발매될 여러 제품이 진열됐다. 전체적으로 각진 스토어에서 유일하게 둥근 공간에는 퍼포먼스, 럭셔리 라인이 멋을 부린다.

떠그 클럽은 TC 캐슬을 열며 또 하나의 큰 발걸음을 내딛었다. <하입비스트>는 이 성의 주인공 ‘떠그민’ 조영민을 만나 브랜드가 지금 어느 지점에 있는지, 다음 목표는 무엇인지 등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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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 캐슬이 문을 열었다. 어떤 곳인가?

사람들이 좋아하는 숫자를 이용해 설명하면, 인테리어에 평당 천 만원씩 썼다. 어차피 만들 거 제대로 만들자는 생각에 말 그대로 돈을 박았다. 한국에는 왜 멋있는 브랜드가 없을까 생각하다 차린 브랜드니까 뭘 해도 제대로, 확실하게 한다.

TC 캐슬을 세우게 된 계기가 있나?

부동산에서 먼저 제안이 왔다. 건물이나 한 번 볼까 싶은 마음이었는데 둥근 원형 구조가 멋져보였다. 그러던 와중 TC 캐슬 건너편 건물도 매물로 나왔다. 안 그래도 기존 사무실이 꽉 차서 힘들었는데 잘 됐지 싶어서 한쪽엔 TC 캐슬을, 반대쪽엔 사무실을 차렸다. 브랜드를 함께 운영하는 권지율과 함께 확인하고 바로 계약했다. 인생을 게임처럼 살고 있다. 기본 요금이 엄청나게 나가는 게임이다.

이름도 ‘캐슬’이고, 최근 중세 기사를 연상케하는 마스크와 니트를 만들기도 했다. 그 키워드에 빠진 이유가 궁금하다.

그냥 우리가 중세의 이미지를 좋아한다. ‘TC’ 메탈 디테일도 그렇게 만들었다. 내가 중고 장터에서 산 오버사이즈 정장 바지에 별 모양 큐빅을 박고 다녔는데, 그걸 본 권지율이 “네가 이걸 좋아하니까 ‘TC’ 로고를 이런 느낌으로 만들어 보자”라고 말하더라. 그 말이 맘에 들어서 옷 이곳저곳에 무쇠를 박는, 말도 안 되는 짓을 했다.

TC 캐슬에서는 어떤 아이템을 판매하나?

팬티나 슬리브리스 같은 기본 아이템부터 시즌마다 나오는 퍼포먼스 라인과 특별한 아이템까지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협업 제품 드롭도 앞으로는 TC 캐슬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지금도 큰 브랜드와 세상을 자극적으로 만들 협업을 준비 중이다.

매장 앞엔 공원을 조성한다고 들었다.

부동산 계약을 마치고 나니 앞에 공원이 생긴다는 얘기를 들었다. 처음에는 ‘그렇구나’하고 말았는데, 어차피 만들어진다면 직접 하고 싶었다. 용산구와 좋은 기회로 연이 닿아서 동네에서 입김 좀 세다는 주민 30명을 모시고 공원 디자인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했다. 결과는 100% 찬성이었다. 놀랐지. 동시에 원래 만들려던 공원보다 5천 배 나을 거란 생각도 했다. 내가 내 얼굴을 걸고 하는 거니까 구리면 안 된다. 그런 적도 없지만. 구상도는 내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다.

공원에 욕심을 낸 이유는?

한 공간에 다양한 세대가 모이길 바랐다. 어르신들도 편하게 쉴 수 있고, 젊은 사람도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한국은 인터넷이 발달해서 각자 좋아하는 채널에 모여있는 경향을 보인다. 난 그런 채널보다 진짜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데에서 영감과 자극을 얻고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일의 중심에 있는 떠그 클럽은 어떤 브랜드인가?

럭셔리 스트리트웨어를 지향한다. 발매 제품을 보면 스트리트웨어와 럭셔리한 아이템이 섞여 있다. 아방가르드한 스타일도 때때로 출시한다. 하이엔드 스트리트웨어 브랜드가 되는 게 가까운 목표다. 다만, 지금껏 다른 브랜드들이 해온 방식을 따라가고 싶진 않다.

어떤 사람은 떠그 클럽을 멋진 스트리트웨어 브랜드로 여기고, 누군가는 인플루언서의 머천다이즈로 치부한다.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나조차도 떠그 클럽을 하나로 정의하기 어렵다. 벌리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 지금 우리가 하는 짓만 봐도 느껴지지 않나? 1~2년 전만 해도 우린 초퍼 바이크 문화를 다루는 브랜드였는데, 이제는 TC 캐슬이 됐다. 그 다음이 어딜지는 나도 모른다. 하고 싶은 건 다 할 거다.

떠그 클럽을 향한 관심이 확실히 예전보다 커졌다고 느끼는가?

에이셉 라키나 다베이비가 입은 순간부터 확실히 커졌다. 그 전까지는 소수 팬층이 대부분이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아는 유명인이 입었을 때 인정하는 경향이 어쩔 수 없이 있다. 근데 그거 아나? 우린 이미 그들이 입을 줄 알고 있었다. 디자인하면서 “이거 칸예 웨스트가 좋아하겠는데?” 같은 장난스러운 말을 하거든. 물론 유명인이 입었다고 어깨에 힘 주고 다니지는 않는다. 그들 중 한둘이 가끔 입는 옷이 아니라 매일매일 입는 브랜드가 돼야 한다. 래퍼들이 ‘발렌시아가에서 몇 천 만원을 썼어’라고 가사를 쓰는 것처럼.

떠그 클럽은 지금껏 어떤 게 변했고, 무엇이 그대로인가?

식구가 늘었다. 기술적으로 더 뛰어난 사람들이 들어왔다. 내가 잘하는 게 있고, 못하는 게 있는데 후자를 그들이 채워준다. 가장 큰 변화다. 변하지 않은 건 우선 나다. 삶의 질이 좋아지긴 했지만, 내 태도가 바뀌었단 생각은 없다. 3년째 ‘석 마이 딕’ 팬티 입고 다닌다. 다만 한국에서는 이정도면 됐고 이제 해외로 나가야겠단 생각이 커졌다.

새로 선보일 아이템 중 소개하고 싶은 게 있다면?

지옥에서 온 카우보이 재킷이다. 이번 시즌은 카우보이 느낌으로 가려 한다. 모두 떠올리는 카우보이 스타일과는 다르다. 우린 우주에서도 초퍼를 타는 놈들이니까. 지구 먹고 화성으로 갈 거다.

‘이걸 잃어버리면 떠그 클럽은 망한다’라고 생각하는 게 있나?

‘야마’. ‘야마’는 사실 태도다. 나는 위험한 동네에서 자랐다. ‘빡센’ 깡패들도 많았고, 학교에서도 많이 맞았다. 그러다 보면 자신만의 살아남는 방법과 태도가 생긴다. 그걸 난 ‘야마’라고 부른다. 자신의 줏대, ‘야마’를 절대 잃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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