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심야 식당 7

지친 당신을 위해 미리 불을 켜둔 곳.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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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이유로 퇴근이 늦는 이들은 늦어지는 귀가 시간에 비례해 피로감도 가중된다. 동시에 곧장 집에 가긴 아쉬울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다 늦은 밤까지 영업하는 식당을 찾곤 한다.

<하입비스트>가 서울에 살고, 늦은 시간까지 작업 및 업무에 몰두하는 일곱 명에게 물었다. 야심한 밤, 당신이 찾게 되는 어둠 속 피난처는 어디인지. 왜 찾게 되는지. 그렇게 여러 분야에 몸담은 이들의 추천으로 엄선된 일곱 개의 심야 식당을 공유한다. 리스트는 가나다순.

그루비룸, 프로듀서

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심야 식당 7, 그루비룸, 김한주, 멜트 미러, 더뮤지엄비지터, 박문수, 애시드워크, 홍태식, 리저브

한국순대 본점
주소: 서울 서초구 바우뫼로35길 4 원빌딩1층-2층

한국순대 본점은 그루비룸의 결성 배경이 된 국밥집이다. 그래서 여러모로 의미 깊다. 이곳은 우리가 스무 살이 넘은 성인이 되었을 때 처음 들어간 회사의 바로 옆에 있는 건물이었다. 늦게까지 영업하기도 해서 새벽에 음악 작업을 하다가 자주 방문하곤 했다. 이제 양재동은 활동반경에서 꽤 먼 곳이 됐지만, 종종 지난 시간을 추억 삼아 찾게 된다. 이곳의 순대는 사장님이 직접 손으로 만들어 손맛을 느낄 수 있다. 다른 순댓국집도 꽤 많이 가봤지만, ‘순댓국’ 하면 늘 처음으로 떠오르는 곳은 한국순대 본점이다.

김한주,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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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멘츠
주소: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7길 22 1층

나는 일을 끝낸 후 맛있는 것을 먹으며 보상받는 기분을 느끼는 것을 좋아한다. 용산에 자리 잡은 퍼멘츠는 그런 나의 보상심리를 잘 채워주는 곳이다. 퍼멘츠가 마포에 있던 때 타투이스트 카미카키에게 소개받아 처음 방문했고, 압도적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퍼멘츠는 비건 음식을 판매한다. 인기 메뉴는 비건 버거와 파스타. 조미료와 첨가물이 사용되지 않은 재료를 써 속이 편하다. 이곳에서 특별히 찾게 되는 것은 발효시켜 제작된 유기농 수제 로우 콤부차. 자연 발효된 탄산음료로, 캔에 담겨 제공된다. 탄산음료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 편인데, 퍼멘츠 콤부차의 맛이 생각나서 종종 방문한다.

멜트 미러, 게임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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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주소: 서울 종로구 화동 51-1

삼청동에 산 지는 5년 됐다. 이 동네는 밤에 갈 수 있는 곳이 적다. 기사가 ‘심야오뎅’으로 성업 중이던 삼 년 전쯤 ‘새벽에도 여는 곳이 있네’라는 생각으로 처음 찾았다. 기사에 가면 <심야식당> 속 ‘마스터’가 현실에 자리한 모습이다. 세 명 이상 입장할 수 없고, 과음도 지양하는 분위기다. 고요하게 삼킬 한 잔이 필요한 내게 적합하다. 기사의 메뉴는 ‘따뜻함’과 ‘차가움’으로 분류된다. 나는 ‘따뜻함’에 속하는 심야오뎅이나 명란 구이를 종종 주문한다. 베스트 메뉴는 명란 구이. 잘 구워진 명란 한 덩이, 가래떡 몇 덩이, 감태가 제공된다. 맛이 없을 수 없는 것들로만 만들어 보고 싶었다는 후문. 술을 먹지 않는 이들을 위한 우롱차도 제공돼 사랑하는 사람과 그저 분위기를 향유하기도 좋은 곳.

박문수, 더 뮤지엄 비지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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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통통생고기 논현점
주소: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30길 12 1층 강화통통생고기 논현점

강남에서 멋 부리지 않는 고깃집은 드물다. 나는 이따금 업무가 늦게 끝날 때면 이곳에서 고기를 먹는다. 지인들에게 소개하기에도 부담 없고, 여기서 먹은 고기가 최고라고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강화통통생고기는 주문과 함께 초벌된 삼겹살을 제공한다. 이후 내 방식대로 구워 먹을 수 있다. 직접 구워 먹는 고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이곳의 고기는 제주도의 근고기가 떠오를 정도로 풍부한 육즙을 자랑한다. 삼겹살을 멜젓에 찍어 먹으면 하루 동안 겪었던 일들이 말끔히 내려간다. 언제나 차갑게 제공될 준비가 된 주류도 매력 포인트.

애시드워크, DJ /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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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하스
주소: 서울 마포구 연희로1길 19

연남동에 위치한 작은 일본식 주점이다. 홍대입구역에서 내려 경의선 숲길을 따라가다 골목으로 들어가면 불을 밝히고 있는심야식당이다. 내 활동 반경 근처라 늦은 시간, 가까이서 허기를 달래고 싶거나 혼자 조용히 맥주 한잔하고 싶을 때 찾아가게 된다. 보통 라후테에 공깃밥을 시켜 먹거나 후토마끼 한 줄을 맥주와 함께 먹는다. 후토마끼는 가라아게와 곁들여 먹어도 맛있다. 배가 부르면 경의선 숲길을 따라 훌쩍 걷다가 캔맥주를 한 캔 더 마신다. 그럼 좋은 하루의 마무리가 된다.

홍태식,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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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대림감자국
주소: 서울 은평구 응암로 172

집은 이태원이고 회사는 홍대다. 모두 늘 심야영업에 열성인 가게가 한창인 동네지만, 퇴근 후 술 한잔이 당길 때는 집과 회사 중간에 있는 응암동의 태조대림감자국을 찾아간다. 내 나름의 낭만이다. 간판에 선명하게 쓰인 ‘감자’가 눈길을 끌지만, 이곳의 숨은 메뉴는 뼈 구이다. 흔히들 뼈 찜을 생각하겠으나 ‘뼈 구이’. 생소한 단어라 더 끌렸다. 뼈 구이는 한국식 폭찹에 가깝다. 한 입 베어 물면 한국식 고추장 베이스와 서양식 케첩의 풍미가 교차한다. 함께 제공되는 감자샐러드는 매시트포테이토같은 식감이다. 추가로 감잣국을 시키면 뚝배기가 아닌 큰 냄비에 담겨 나온다. 모자란다 싶으면 뼈 구이에는 볶음밥을, 감잣국에는 라면 사리를 추가한다. 그러다 보면 술잔도 시간도 금방 넘어간다. 코멘트를 작성하는 동안 일주일에 세 번 방문했다. 끊임없이 부어주시는 육수와 친절한 서비스를 잊기 어려웠다. 조만간 다시 방문해 느낄 기분이다.

NSW_NSW, 리저브 운영

영이네
주소: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30-1

이태원동과 한남동 경계선에 있는 오래된 한식 주점. 1976년에 개점했다. 저녁에는 반주, 새벽에는 파티 후 허기짐을 달래고자 찾는다. 이 집의 큰 장점은 사장님의 손이 상당히 빨라 음식이 금방 나온다는 것. 벽에도 손 빠른 사장님을 그린 그림이 있다. 이태원동의 번잡함에서 살짝 벗어난 것도 매력이다. 오래된 역사 덕분인지, 이태원에서 놀던 사람들을 다시 마주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손님으로도 자주 갔지만, 사장님을 설득해 디제잉 파티도 두 차례 열었다. 클럽 볼레로 인근에 있어, 가게에 사람이 많을 때는 사장님께서 “오늘은 무슨 파티가 있나” 질문하시기도 한다. 사장님의 윈앰프 가요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며 고추장찌개와 계란밥에 소주 몇 잔 기울이다 보면, 어김없이 해가 뜨고 첫 차가 다니는 풍경을 마주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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