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 영슈타인 인터뷰: 로제의 싱글 아트워크 속 티셔츠를 탄생시킨 디자이너
“티셔츠 문구는 팝송처럼 짧고 강렬할수록 좋아요.”

드라마 <유포리아>, 혹은 로제의 <Number One Girl> 싱글 커버를 유심히 봤다면 익숙할 티셔츠가 있다. 디자이너 반나 영슈타인의 ‘베이비 티’다. ‘TROUBLE’, ‘HELLO WORLD’ 등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문구로 장식된 그의 제품은 여러 유명인들이 착용하며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고 있다. 그렇다면 그가 옷을 만들기 시작한 계기와, 브랜드의 핵심 가치는 무엇일까? <하입비스트>가 신예 디자이너 반나 영슈타인과 나눈 일문일답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만나서 반가워요. 먼저 자기소개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반나 영슈타인이라는 브랜드를 운영하는 반나 영슈타인이라고 해요!
브랜드를 설립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브랜드는 2015년쯤에 만든 ‘Cherry Baby’라는 티셔츠에서 출발했어요. 어두운 빨간색 플로킹 디테일이 들어간 흰 티셔츠였는데, 길거리나 촬영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티셔츠를 사고 싶다고 계속 물어봤어요. 그래서 여러 장을 만들었는데, 바로 품절 되더라고요. 이후 자연스럽게 티셔츠 제품군을 확장하며 브랜드의 모습을 갖추게 됐어요.
다른 인터뷰에서 알렉산더 맥퀸에서 인턴을 했다고 밝힌 바 있어요. 해당 인턴 생활을 비롯해, 지금까지 패션 산업에서 어떤 커리어를 밟아왔는지가 궁금해요.
정말 어렸을 때부터 저만의 스타일로 옷을 입었던 기억이 있는데, 패션 업계에서 본격적으로 일하기 시작한 건 15살쯤부터였어요. 학창 시절에는 토요일마다 런던 포토벨로 로드의 옷 가게에서 일하곤 했었죠. 그리고 말씀하셨듯이 알렉산더 맥퀸을 비롯한 디자이너들과 함께 일한 경험도 있고요. 그런 모든 크고 작은 경험이 지금의 반나 영슈타인을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브랜드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요?
옷에 약간의 톰보이 무드가 더해진 소녀스러움을 담는 거예요. 그리고 옷을 만들 때는 디자인의 영감이 된 시대의 무드를 최대한 신선하고 진정성 있게 반영하려고 노력해요.
‘Bunny’, ‘Superhero’ 같은 짧고 간결한 티셔츠 문구에 대한 영감은 주로 어디서 받나요?
대부분의 티셔츠 문구는 제 취향과 상상에서 비롯됐어요. 배트맨, 로저 래빗 같은 캐릭터부터 <루니 툰> 같은 만화, 그리고 건즈 앤 로지스 같은 밴드의 음악 가사까지, 영감의 원천은 정말 많고 다양해요. 그리고 문구는 팝송처럼 짧고 강렬할수록 좋다고 생각해서 간결하게 만드는 편이에요.
주로 사용된 적 없는 데드스톡 의류를 활용해 제품을 만들어요. 데드스톡 의류를 선택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데드스톡 의류 특유의 빈티지한 느낌과 하나뿐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어요. 업사이클링에서 오는 지속 가능성도 크고요. 그래서 모든 제품은 뉴욕에서 직접 소싱한 데드스톡 티셔츠와 탱크톱, 후디 등을 활용해 소량 제작하고 있어요.
과거 드라마 <유포리아>의 의상을 제작하기도 했어요. 해당 협업은 어떻게 이뤄졌나요?
<유포리아>의 의상 디자이너 하이디 비벤스가 티셔츠를 의뢰했는데, 최종적으로는 의상을 일곱 개나 제공하게 됐어요. 그래서 매번 새로운 에피소드가 공개될 때마다 어떤 캐릭터가 제 옷을 입고 나오는지 기대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여담이지만 드라마 속 제 ‘최애’ 아이템은 헌터 샤퍼가 착용한 ‘Atomic’ 탱크톱이에요.
또 로제도 최근 ‘number one girl’ 싱글 커버 사진에서 반나 영슈타인의 티셔츠를 착용했죠?
맞아요! 기억에 남는 특별한 순간이었어요. 로제와 그의 팀이 촬영을 위해서 특별한 티셔츠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해서 티셔츠를 20개 정도 만들었어요. 최종적으로는 클래식한 폰트의 ‘number one girl’ 티셔츠가 선정됐어요. 그래서인지 앨범 <rosie>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곡도 ‘number one girl’이에요.
브랜드는 베이비 티셔츠와 탱크탑 같은 에센셜한 제품에 주력하고 있어요. 추후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할 계획도 있나요?
브랜드 규모가 작다 보니 티셔츠와 재킷 등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다 종종 다른 브랜드와 협업할 기회가 생기면 제품군을 확장할 수 있었죠. 하지만 미래에는 타이즈나 귀걸이 같은 액세서리는 물론, 푸퍼 재킷, 네일 폴리시와 향수까지 거의 모든 제품을 디자인하고 싶어요. 또 언젠가 작은 매장도 열면 참 좋을 것 같아요.
반나 영슈타인의 다음 행보에 관한 힌트를 주자면요?
곧 아주 재밌는 밸런타인데이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제가 워낙 몽상가적이고 로맨틱한 성격이라 밸런타인데이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또 제품군이 조금 확장된 봄 라인도 준비하고 있어요.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