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논란에 휘말린 버질 아블로의 오프 화이트 로고
표절일까? 2차 창작일까?
스트리트 브랜드 로고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슈프림의 빨간 로고는 바버라 크루거의 작품 ‘I shop therefore I am’을 차용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팔라스의 삼각형 로고는 스트리트 신의 전방위 아티스트 파거스 퍼셀이 ‘무한’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무심코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한편, 차이나타운 마켓의 로고는 패러디 브랜드답게 로고 역시 그 유명한 스마일 캐릭터를 비틀어 사용했다. 디자인의 근원은 결국 협업이나 패러디. 문득 질문이 남는다. 그렇다면 지금 가장 성공한 스트리트 웨어 브랜드인 오프 화이트의 화살표와 대각선 줄무늬는 어디서 어떻게 유래된 걸까? 버질 아블로은 이 질문에 답한 적이 없다.
최근 이케아와의 협업에 대한 내용으로 버질 아블로를 소환한 인스타그램 계정 ‘다이어트 프라다’는’ 이번엔 오프 화이트의 로고에 대해 조사했다. ‘다이어트 프라다’에 따르면, 오프 화이트가 사용한 것과 똑같은 방사형 화살표의 문양은 1965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공항에서 먼저 사용된 것으로 이는 전 세계의 도로 표지판 디자인의 기초를 닦은 ‘키니어 칼버트 디자인 조합(Kinneir Calvert Associates)’이 처음 고안했다고 한다.
또한 ’다이어트 프라다’는 버질 아블로가 참고한 것이 단지 방사형의 화살표 로고만이 아닌 로고의 색상과 줄무늬 패턴까지 포함한 것이라고 말하며, 화살표 문양의 기원이 기록된 책 <로고 모더니즘>이 놓여진 버질 아블로의 사무실 사진을 나란히 공개했다. 사진은 최근 버질 아블로가 공개한 나이키 협업 워크북, <텍스트 북>의 일부다.
한편 온라인 큐레이션 마켓 ‘그레일드’는 버질 아블로가 이 문양을 차용한 것은 그의 학력과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버질이 공과대 학부 재학시절, 공공 사업에 관한 연구 중 이같은 사료를 접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버질 아블로는 글래스고 공항에게 디자인 사용료을 지불해야 한다’는 의견과 ‘원래 그의 작업은 과거의 디자인과 예술을 조합하고 다시 조명하는 데 의의를 둔다’는 의견 등, 이 표절 시비를 두고 사람들의 의견이 비난과 지지의 두 갈래로 엇갈리고 있다. 양쪽 모두 설득력 있는 주장인 바, 이에 대한 버질 아블로의 입장이 무엇보다 요구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