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MCU 영화에 출연한 한국계 배우들 7

대한민국과 관련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 작품은 한두 편이 아니다. 2015년 개봉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는 서울이 주요 배경지로 사용됐고, <블랙 팬서>에서는 부산 자갈치 시장이 등장하고, <팔콘과 윈터 솔져>에서는 경기도 고양시가 언급됐다.

마블 스튜디오가 이처럼 MCU 세계관에 한국을 자주 등장시키는 이유로는 두꺼운 팬층이 거론된다. 2008년 개봉한 MCU 첫 작품 <아이언맨>부터 2021년 개봉한 <블랙 위도우>까지 약 13년간 MCU 영화를 관람한 한국인의 수는 1억 명이 넘는다. 이러한 반응은 마블 스튜디오가 한국인 혹은 한국계 배우들을 기용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을 것이다.

오늘 개봉하는 <이터널스>에도 영화 <범죄도시>, <부산행> 등으로 사랑받은 배우 마동석이 주연 ‘길가메시’ 역으로 등장한다. 또한 <이태원 클라쓰>, <쌈, 마이웨이>의 박서준도 <캡틴 마블>의 후속작인 <더 마블스>에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MCU 영화들에 출연한 한국인, 한국계 배우들은 얼마나 더 있을까? 10년 전 개봉한 <퍼스트 어벤저>에 등장한 최초의 한국계 배우부터 한 명씩 확인해 보자.

<퍼스트 어벤져>, <스파이더맨: 홈커밍> – 케네스 최

‘최초의 어벤져’ 캡틴 아메리카, 스티븐 로저스의 탄생과 첫 활약을 그린 <퍼스트 어벤저>에는 그와 함께 활약하는 다국적 외인부대 하울링 코만도가 등장한다. 배우 케네스 최는 사진 속 가장 왼쪽 인물인 짐 모리타 역할을 맡았다. 영화에서는 일본계 미국인으로 나오지만 실제로 그는 재미교포 출신의 한국계 배우이다. 이후 케네스 최는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 짐 모리타의 후손이자 피터 파커가 다니는 학교의 교장 역할로도 출연한다. MCU가 배우를 재활용한 몇 안 되는 경우 중 하나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 수현

MCU 시리즈 중 한국 비중이 가장 높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인 만큼, 작품에는 최초의 한국 배우가 출연했다. 수현은 과학 연구소 소장 ‘헬렌 조’ 역할을 맡아 빌런 ‘울트론’의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후 시리즈에서 언급된 적은 없으나 MCU 최초의 애니메이션 <왓 이프…?>에서 헬렌 조가 제작한 ‘재생 크레이들’이 등장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 폼 클레멘티에프

맨티스는 곤충을 닮은 독특한 외모, 상대방의 감정을 읽고 조종할 수 있는 능력으로 등장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개봉 당시 분장 너머 동양적인 외모 때문에 배우 폼 클레멘티에프의 국적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그는 프랑스계 아버지와 한국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불 혼혈 배우이다. 이름 ‘폼’은 어머니가 한국어로 ‘봄’과 ‘범’이 연상되기 때문에 고른 단어라고 밝혔으며, 내한 당시 인터뷰에서 “어머니의 나라에 방문하여 기쁘다”라고 말하는 등, 여러 차례 한국계임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현재 2022년 개봉하는 <토르: 러브 앤 썬더> 출연이 예정되어 있다.

<앤트맨과 와스프>, <완다비전> – 랜들 박

주인공 앤트맨, 스콧 랭을 감시하는 FBI 요원 지미 우는 한국계 미국 이민자 2세 랜들 박이 담당했다. 그는 <앤트맨과 와스프>에서 FBI 요원으로서 임무에 충실하면서도 주인공 가족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모습으로 많은 호감을 얻었고, 이후 MCU TV 시리즈 <완다비전>에서 완다 막시모프, 비전 등과 함께 주연 배우 목록에 이름을 올리며 활약했다. 참고로 지미 우는 마블 코믹스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계 히어로이기도 하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 아콰피나

<블랙 팬서>가 전 세계 흑인 마블 팬들을 열광시켰다면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동양인 팬들을 흥분케 했다. 특히 이 작품의 주인공은 한국과 연관이 깊다. 샹치 역의 시무 리우는 드라마 <김씨네 편의점>에서 한국계 2세를 연기했고 그의 파트너 아콰피나는 한국 대구 출신 이민자 어머니의 밑에서 태어났다. 아콰피나는 현재 미국에서 래퍼와 배우, 작가 등 다양한 직업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아시아인 최초로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터널스> – 마동석

여러 한국 영화에서 속이 뻥 뚫리는 액션을 선보여온 마동석은 MCU의 새 영화 <이터널스>에서 ‘가장 완력이 강한 이터널’로 출연한다. 실제로 예고편에서 그가 손바닥으로 데비안츠를 내려치는 장면은 단연 압권이다. 마동석은 이 장면에 관해 “클로이 자오 감독과 마블이 내 액션 스타일을 살리기 위해 꼭 넣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라고 후일담을 밝혔다. 참고로 마동석은 마블이 먼저 캐스팅 제안을 보내왔고 별도의 오디션 없이 <이터널스>에 합류했다고 한다.

<더 마블스> – 박서준

Han Myung-Gu/Wireimage/Getty Images

박서준이 출연하는 MCU 영화가 정확히 <더 마블스>일지, 그가 맡을 역할이 무엇일지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공신력 있는 최대 영화 정보 사이트 <IMDB>가 <더 마블스>의 출연진 목록에 박서준의 이름을 기재했기에 그의 출연은 기정 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박서준이 맡게 될 역할에 대해서는 세계관 내에서 수현이 연기한 ‘헬렌 조’의 아들 ‘아마데우스 조’가 조심스럽게 언급되고 있지만, 이 또한 어디까지나 팬들의 추측. 만약 이 추측이 맞다면 2023년에는 ‘MCU 히어로’ 박서준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