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웨이 대신 거리로, 슈프림과 하이패션의 만남 7

루이 비통, 버버리, 가장 최근 MM6 메종 마르지엘라와의 협업까지.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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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프림은 매 시즌 고유의 멋을 지키면서도 브랜드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협업을 진행한다. 협업 대상은 나이키, 반스 등 스트리트컬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브랜드부터 뉴욕 교통국과 같은 공적 기관까지 카테고리를 가리지 않는다.

2024년 봄, 여름 시즌에는 대표적으로 MM6 메종 마르지엘라와 협업을 진행했다. 두 브랜드는 합작해 가발, 얼룩진 데님, 말도 안 되는 길이의 탱크톱 등 흥미로우면서도 실용적인 아이템을 소개했다. 이처럼 지금까지 슈프림이 런웨이를 진행하는 하이패션 브랜드와 협업한 대표 사례를 모아 소개한다. 순서는 시간순.

톰 브라운

에어 포스 1에 슈프림 박스 로고를 더해 완성한 신발처럼, 두 뉴욕 브랜드의 협업 셔츠는 하단에 사각형 패치 하나를 꿰맨 게 협업 디자인의 전부다. 엄밀히 말하면 ‘협업 디자인’도 아니었다. 톰 브라운은 <FIT> 강연에서 자신이 이 셔츠의 디자인에 일절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슈프림은 자사 웹사이트에 이 협업을 당당히 기재하고 있으니, 뉴욕 하이패션과 스트리트웨어의 협업이라고 칭하기에 부족함은 없을 듯하다.

꼼 데 가르송 셔츠

만약 꼼 데 가르송 셔츠와의 협업이 없었더라면, 슈프림이 지금처럼 하이패션 브랜드와 협업을 자주 진행하고 있었을까? 두 브랜드는 2012년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매해 협업을 진행했다. 이 중 2012년 선보인 폴카 도트 박스 로고 후디, 스케이터 해롤드 헌터의 사진을 활용한 2014년 컬렉션, 2018년의 스플릿 로고 에어 포스 1은 지금도 슈프림을 대표하는 협업 제품으로 꼽힌다. 상단 사진은 가장 최근인 2018년 컬렉션이다.

루이 비통

두 브랜드의 협업 루머가 현실이 됐을 때 패션 신은 말 그대로 뒤집혔다. 오랜 전통의 럭셔리 하우스가 본인의 유산을 빌려주는 것뿐만이 아니라, 아이덴티티를 넘겨주다시피 한 컬렉션이었기 때문이다. 협업 키폴, 트렁크는 슈프림의 레드 박스 로고를 닮은 모습으로 재단됐고, 그 외에도 전반적인 협업 컬렉션의 정체성은 루이 비통보단 슈프림의 것에 가까웠다. 자카드 데님 재킷, 야구 유니폼 등은 여전히 사람들이 원하는 아이템으로 남았다. 최고의 협업은 아닐지라도, 가장 상징적인 협업임은 분명하다.

장 폴 고티에

정치적이고, 성적인 그래픽과 디자인을 사랑하는 두 브랜드의 협업은 완벽했다. 프랑스 언더그라운드 문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컬렉션은 “인종 차별은 꺼져라”라고 쓰인 데님 수트, 플로럴 레이온 셔츠, 스팀펑크 선글라스, 박스 로고를 활용한 시그니처 향수 등으로 구성됐다. 이 밖에도 장 폴 고티에가 마돈나의 콘 브라를 만들었던 사실을 기념하며, 룩북에 마돈나의 딸 루데스 레온을 출연시킨 점도 재밌다.

준야 와타나베

슈프림이 협업을 진행할 때 그 브랜드의 아카이브를 모두 확인한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준야 와타나베와의 협업 또한 마찬가지다. 브랜드의 밀리터리 재킷과 카무플라주 모헤어 스웨터 같은 아이템은 준야 와타나베의 2000년대 런웨이에서 가져왔다. 컬러 집업 후디와 스트라이프 티셔츠에는 뉴욕 아티스트 버그섹스의 그래픽을 활용해, 커뮤니티를 조명하는 슈프림의 특징을 반영했다.

버버리

버버리가 차브족에서 비롯된 이미지를 벗기 위해 했던 각종 노력을 생각한다면, 2022년 진행한 슈프림과의 협업은 꽤 놀라운 일이었다. 컬렉션은 박스 로고 후디, 체크 코트, 팬츠, 버킷햇 등 지독할 정도로 버버리 체크를 많이 사용했다. 슈프림이 무언가를 비틀어 표현하기를 좋아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는 차브족과 버버리의 관계를 은근히 비춘 것일지도 모른다. 다만, 제품 중 체크 볼캡은 없었다.

MM6 메종 마르지엘라

슈프림과 하이패션 브랜드의 최신 협업이다. 컬렉션은 코팅 처리된 워크웨어, 메종 마르지엘라와 슈프림의 아카이브를 참고해 패턴을 이어 붙인 패널 바시티 재킷 등 두 브랜드의 여러 요소를 활용한 제품들을 시작으로, 박스 로고 후디를 MM6의 관점에서 풀어낸 트롱프뢰유 후디 등 흥미로운 아이템으로 가득하다. 무엇보다 메종 마르지엘라가 2008년 출시한 11달러 지갑을 영수증으로 재해석한 지갑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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