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e Mates: 와디와 에어 조던 11

그를 스니커 수집가의 길로 이끈 농구화에 대하여.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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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니커 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와디라는 이름은 익숙할 것이다. 그는 약 26만 팔로워를 둔 유튜브 채널 ‘와디의 신발장’ 운영자이자, 스니커와 스트리트 패션을 아우르는 편집숍 ‘애글릿’과 의류 브랜드 ‘올아이즈다운’의 대표이기 때문이다.

스니커 전문가인 그에게 삶을 통틀어 가장 특별한 신발을 묻기 위해 그의 사무실을 찾았다. 그는 약 30년 전, 그를 스니커 수집가의 길로 이끈 에어 조던 11 아홉 켤레와 함께 촬영과 인터뷰에 임했다. 내용은 하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튜브 채널 ‘와디의 신발장’ 운영자이자, 편집숍 ‘애글릿’과 의류 브랜드 ‘올아이즈다운’의 대표로 활동 중이다. 특히 스니커에 대한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당신의 ‘솔 메이츠’ 스니커는 무엇인가?

에어 조던 11이다. 마이클 조던이 1995년에 처음 NBA 경기에 신고 나온 신발인데, 이 제품을 시작으로 스니커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당시 나는 중학생이었고, 이후 미국 농구 매거진을 보며 선수들의 운동화를 보는 게 삶의 낙이 됐다. 그중 에어 조던 11 콩코드 모델을 특히 갖고 싶었다. 그러다 마침 미국에 여행 갈 기회가 생겼는데, 현지에서도 못 구했다. 돌아와서 각종 ‘멀티숍’을 누비며 찾아도 모두 품절이더라. 이후 2000년에 처음 레트로 모델이 발매되어 이태원 나이키 스토어에 버스 타고 가서 어렵게 구매했던 추억이 있다. 이후 엄청나게 신고 다녔다. 고등학교 졸업 사진도 에어 조던 11 콩코드를 신고 찍었을 만큼.

에어 조던 11이 지금의 ‘와디의 신발장’ 운영자로 첫발을 내딛게 한 건가?

맞다. 당시에는 나이키 에어 맥스와 에어 폼포짓 시리즈, 아디다스 슈퍼스타 밀레니엄, 푸마 캘리포니아 등의 스니커도 인기가 많았는데 이 스니커들은 어느 정도 수집한 상태였다. 진정 아름다운 스니커는 시간이 지나도 아름다워 보이는 거라 생각하는데, 에어 조던 11은 중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내내 근사해 보인다.

에어 조던 11을 몇 족 정도 모았나?

하이톱, 로우톱 등 다양하게 모았었다. 사고팔며 내 손을 거친 스니커 수가 약 30족 정도 될 거다. 촬영에 가져 온 아홉 족 정도만 남았다. 지금은 결혼도 했고, 작년과 재작년에 신발 정리를 대대적으로 해야 해서 웬만한 신발을 다 떠나보냈는데 에어 조던 11 콩코드와 브레드 모델은 못 보내겠더라. 자주 신지 못해도, 이 신발들을 통해 추억을 회상하며 앞으로도 함께하고 싶었다.

에어 조던 11의 어떤 면이 와디를 사로잡았나?

이 신발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가 있다. 당시 마이클 조던이 나이키 디자인팀에 “턱시도에 어울리는 스니커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는데, 그래서 에어 조던 11엔 반짝반짝한 페이턴트 소재가 쓰여 구두 같은 매력도 겸하게 된 거다. 이후 마이클 조던의 가족 중 한 명의 결혼식에 참석한 모두가 에어 조던 11을 신고 찍은 사진을 본 적 있는데, 이런 스토리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되니 신발을 더 좋아하게 됐다. 이후 에어 조던 11 턱시도라는 버전도 나왔다. 어퍼의 블랙과 화이트 컬러의 조화가 일품인 스니커이자, ‘백구두’처럼 신어도 좋은 농구화다.

스니커의 디자인뿐 아니라, 신발에 얽힌 이야기를 알아가는 것도 즐기는 편인가?

역사를 알아가는 것도 수집에 영향을 끼친다. 유명 농구 선수와 협업해 만든 스니커는 한편으로 플레이어의 니즈를 충실히 반영한 걸 텐데, 그 과정에서 선수의 취향은 물론 삶도 포괄하며 그 가치가 더 높아지는 것 같다. 내게 에어 조던 11을 포함한 몇몇 농구화는 단순한 신발을 넘어 NBA의 한 시대를 사랑했던 나의 추억이 담긴 물건이다.

유튜브 채널 <와디의 신발장>을 통해서도 에어 조던 11 여러 차례 소개했다. 

맞다. 개인적으로 특별한 일도 있었다. 내가 유튜브를 시작하고 나이키로부터 처음 선물 받은 신발이 에어 조던 11 콩코드였는데, 감동적이었다. 스니커를 좋아해서 유튜브를 시작했는데, 나를 이 길로 이끈 신발을 공식적으로 받은 거니까.

에어 조던 11에 관한 특별한 에피소드도 있나?

2012년쯤 에어 조던 11 브레드가 재출시된 적이 있는데, 1박 2일 동안 매장 앞에서 밤새 기다려 구매했다. 당시에는 나 같은 스니커 수집가들에겐 하룻밤 새는 건 흔한 일이긴 했다.

주로 어떤 순간에 꺼내 신나?

비 오는 날. 페이턴트 소재에 방수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스니커 마니아들 사이에서 “비 오는 날에는 에어 조던 11과 에어 폼포짓이 최고다”라는 말이 있다.

구하기 어려워 아껴 신을 법도 한데, 비 오는 날 주로 신는다는 게 의외라면 의외다.

사람마다 다른데, 나는 신발을 애지중지하며 신던 시기는 지난 것 같다. 비 오는 날 외 결혼식 등 차려입어야 하는 자리에 갈 때 슈트에 매칭하는 것도 추천한다. 그리고 내가 아는 한 반바지에 가장 잘 어울리는 디자인의 농구화라고 생각해 여름에 자주 꺼내 신는다.

스니커를 수집하고, 관련 콘텐츠를 만들고, 아끼며 함께한 시간이 약 30년쯤 됐다. 와디에게 스니커란 어떤 의미인가?

1995년에 처음 관심을 갖고 시작했으니, 딱 올해로 30년 차다. 스니커에 관심이 생긴 초반에는 마이클 조던이 농구 선수로서 전성기였는데, 그 시기를 함께한 스니커들을 모으는 재미도 있었고, 특히 미래적이며 패셔너블한 농구화에 매료됐었다. 내게도 남다른 의미가 있는 에어 조던 11은 스니커 신에서도 인기가 대단했다. 미국에서 에어 조던 11을 구매하려는 사람들끼리 싸움이 붙어 살인과 폭동이 일어난 적 있을 정도다. 이 스니커는 현재의 스니커 신을 만드는 데 일조했고, 구매를 위해 매장 앞에서 줄 서서 기다리는 문화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요즘 스니커 리셀 시장은 어떻게 보나? 기세가 꺾였다는 의견이 많다.

가격도 많이 떨어졌고, 리셀 시장은 거의 죽었다고 본다. 에어 조던 11은 매년 연말 홀리데이 시즌에 꼭 새로운 컬러의 제품 하나를 발매하는데, 그 수량이 많은 편인데도 언제나 다 팔린다. 에어 조던 1, 3, 4도 마찬가지다. 나처럼 스니커를 오래 좋아한 사람들은 여전히 ‘OG 컬러’에 해당하는 스니커가 발매되면 꼭 사는 것 같다. 되팔아 돈을 벌려는 게 아니라, 단지 그 신발을 갖고 싶은 거다.

스니커 수집에 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

주변에 스니커 수집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에게 꼭 설명하는 말이 있다.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걸 고려하지 말아야 한다고. 가격이 오르내리는 게 수집에 영향을 끼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신발에 대한 개인적 애정이 먼저라고 본다.

수집의 시작점으로 추천하고 싶은 모델도 있나? 

학창 시절에 신었거나, 당시 기억에 남는 신발을 떠올려보라고 조언한다. 남자들은 일반적으로 꼭 한 켤레씩 로망을 갖던 신발이 있다. 어릴 때라 돈이 없어서 못 샀거나, 추억이 담긴 스니커를 먼저 수집하라고 추천한다. 미술 작품을 집 내부에 걸어놓는 것처럼 추억을 전시하는 거다.

30년 경력의 스니커 수집가로서 와디만의 관리 팁은 무엇인가?

스니커를 ‘슈브제’ 같은 신발 전용 보관함에 넣어두길 권한다. UV 차단도 기능도 있어 스니커가 덜 상하도록 돕는다. 세척이라면 아웃솔, 미드솔, 스웨이드 소재용 지우개 등, 부위에 맞는 전문 세척용품으로 관리하면 좋은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신발 전용 건조기를 따로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스니커 수집가로서 더 하고 싶은 게 남았나?

에어 조던 11을 너무 좋아해서 내가 죽으면 이 스니커를 나와 함께 ‘순장’할까 생각한 적도 있다(웃음). 그러다 이 신발의 소재가 땅에 묻기에는 자연에 좋지 않을 것 같아 맘을 거뒀다. 아무튼 이 스니커는 죽는 그날까지 소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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